[월드 이슈] ‘테일러 스위프트’, ‘모건 월렌’ 그리고 미국 대선

입력 2024.02.06 (20:39) 수정 2024.02.0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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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파급력이 큰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선거전에 참여해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세계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홍희정 기자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역대 최초로 그래미 올해의 앨범 상을 4번째로 수상했죠,

그런데 최근 루머에도 시달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미국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을 4차례 수상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프랭크 시나트라, 폴 사이먼, 스티비 원더가 그동안 3차례 올해의 앨범 상을 받은 걸로 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는데요.

현지 시각 4일 열린 그래미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 상에 테일러 스위프트 이름이 호명됐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 "이 일을 계속 하기를 원해요.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막강한 대중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는 각종 루머에도 시달리고 있는데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도우려는 정부 측 비밀요원이고 콘서트는 국방부가 도운 덕에 성공했다는 음모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스위프트가 4년 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음모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미국 대선에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공개적으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는 흔치 않게 볼 수 있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대표적인 팝스타로는 레이디 가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레이디 가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서 연설도 하고, 또 펜실베니아 지역에서 실제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레이디가가 : "바이든 후보를 뽑아주세요. 그는 좋은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서는 미국 국가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은 8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레이디 가가나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젊은 층이 환호하는 스타가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스위프트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할 경우 '홀리 워' 그러니까 성전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4년 전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스위프트가 이번에는 아무런 말을 하고 있지 않은데요,

각종 여론조사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측은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을 간절히 기다리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이번엔 보수층이 지지하는 모건 월렌이라는 컨트리 가수를 좀 알아볼까요,

이 가수는 정치와 어떤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기자]

모건 월렌이라는 컨트리가수가 지난해 발매한 앨범이 빌보드 차트에서 무려 17번이나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모건 월렌이 11개 부분에서 수상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보다도 더 많이 상을 받았는데요,

모건 월렌 노래의 한 가사에는 '레드 넥'이란 표현이 나옵니다.

'레드 넥'이란 미국 남부 지역의 보수를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를 지칭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남부 백인 남성을 자처하는 이런 부분이 보수 지지층들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모건 월렌/2019년 : "이 노래가 이렇게 성공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이 노래는 너무 '컨트리' 풍이라고 느꼈거든요. 실제로 그렇고요."]

하지만 인기가 급상승 한건 다른 뜻밖의 일 때문이었는데요.

모건 월렌이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한 영상이 공개됐는데, 이후, 대형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월렌의 노래가 삭제되고 공연까지 취소되게 됐습니다.

이런 걸 '캔슬 컬처'라고 하는데 이 흑인 비하 발언 이후 예상치 못한 돌풍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앨범과 음원 판매량이 급상승한 겁니다.

월렌이 진보층한테 과도하게 비난받고 퇴출당한다고 여긴 보수 팬층을 자극했고 이들이 집결하면서 월렌에게 응원을 보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특히 진보층이 많은 대중음악계에서 보수를 대변하는 컨트리 가수를 집중적으로 밀어주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정작 본인은 음악 말고는 아는 게 많지 않다며 특정 후보를 지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의 공개 지지, 이게 꼭 득표에 유리하다고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정치권에서는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스타들의 지지 선언을 받고 싶은 유혹이 있기 마련입니다.

최근에는 SNS로 자신의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스타들이 많아지면서 그 파급력은 더 커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치와 대중적인 인기는 좀 다른 문제인데요,

스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도리어 득표에 해가 될 수도 있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거일수록 대중문화도 함께 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대립과 갈등이 훨씬 깊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월드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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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6 20:39:40
    • 수정2024-02-06 20: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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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급력이 큰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선거전에 참여해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세계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홍희정 기자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역대 최초로 그래미 올해의 앨범 상을 4번째로 수상했죠,

그런데 최근 루머에도 시달리고 있다면서요?

[기자]

미국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을 4차례 수상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프랭크 시나트라, 폴 사이먼, 스티비 원더가 그동안 3차례 올해의 앨범 상을 받은 걸로 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는데요.

현지 시각 4일 열린 그래미어워즈에서 올해의 앨범 상에 테일러 스위프트 이름이 호명됐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 "이 일을 계속 하기를 원해요. 제가 사랑하는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막강한 대중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테일러 스위프트는 각종 루머에도 시달리고 있는데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도우려는 정부 측 비밀요원이고 콘서트는 국방부가 도운 덕에 성공했다는 음모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스위프트가 4년 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같은 음모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미국 대선에서 대중문화예술인들이 공개적으로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는 흔치 않게 볼 수 있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대표적인 팝스타로는 레이디 가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레이디 가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서 연설도 하고, 또 펜실베니아 지역에서 실제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레이디가가 : "바이든 후보를 뽑아주세요. 그는 좋은 사람입니다. 감사합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서는 미국 국가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약점은 8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레이디 가가나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젊은 층이 환호하는 스타가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스위프트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할 경우 '홀리 워' 그러니까 성전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4년 전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스위프트가 이번에는 아무런 말을 하고 있지 않은데요,

각종 여론조사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측은 스위프트의 지지 선언을 간절히 기다리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이번엔 보수층이 지지하는 모건 월렌이라는 컨트리 가수를 좀 알아볼까요,

이 가수는 정치와 어떤 관련이 있는 건가요?

[기자]

모건 월렌이라는 컨트리가수가 지난해 발매한 앨범이 빌보드 차트에서 무려 17번이나 1위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모건 월렌이 11개 부분에서 수상하면서 테일러 스위프트보다도 더 많이 상을 받았는데요,

모건 월렌 노래의 한 가사에는 '레드 넥'이란 표현이 나옵니다.

'레드 넥'이란 미국 남부 지역의 보수를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를 지칭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남부 백인 남성을 자처하는 이런 부분이 보수 지지층들로부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모건 월렌/2019년 : "이 노래가 이렇게 성공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왜냐하면, 이 노래는 너무 '컨트리' 풍이라고 느꼈거든요. 실제로 그렇고요."]

하지만 인기가 급상승 한건 다른 뜻밖의 일 때문이었는데요.

모건 월렌이 흑인을 비하하는 발언한 영상이 공개됐는데, 이후, 대형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월렌의 노래가 삭제되고 공연까지 취소되게 됐습니다.

이런 걸 '캔슬 컬처'라고 하는데 이 흑인 비하 발언 이후 예상치 못한 돌풍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앨범과 음원 판매량이 급상승한 겁니다.

월렌이 진보층한테 과도하게 비난받고 퇴출당한다고 여긴 보수 팬층을 자극했고 이들이 집결하면서 월렌에게 응원을 보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특히 진보층이 많은 대중음악계에서 보수를 대변하는 컨트리 가수를 집중적으로 밀어주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정작 본인은 음악 말고는 아는 게 많지 않다며 특정 후보를 지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특정 후보나 정당에 대한 대중문화예술인들의 공개 지지, 이게 꼭 득표에 유리하다고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정치권에서는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스타들의 지지 선언을 받고 싶은 유혹이 있기 마련입니다.

최근에는 SNS로 자신의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며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스타들이 많아지면서 그 파급력은 더 커지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치와 대중적인 인기는 좀 다른 문제인데요,

스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도리어 득표에 해가 될 수도 있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거일수록 대중문화도 함께 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대립과 갈등이 훨씬 깊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월드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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