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 풀숲에 아기 시신 유기한 부모 구속영장 신청

태어난 지 20여 일 된 아기를 차 트렁크에 넣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부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어제(8일) 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로 30대 여성과 4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9일 경기도 용인의 한 병원에서 남자 아기를 출산한 뒤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차 트렁크에 넣고 다니다, 아기가 숨지자 지난달 21일 새벽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의 풀숲에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법적 부부는 아니지만 연인 관계로, 경찰 조사에서 숨진 아기가 자신들의 아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여성은 출산 10일 만인 지난달 8일 퇴원한 뒤 남성과 함께 차를 타고 모텔을 전전하거나 차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도 했는데, 그 사이 아기는 차 트렁크에 방치돼 있었습니다.

경찰은 지난 6일 오전 10시 50분쯤 제부도를 산책 중이던 시민으로부터 "풀숲에서 남자 아이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당시 시신은 포대기에 감싸진 상태였고, 눈으로 보이는 외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CCTV 화면 등으로 이들의 동선을 추적했고, 지난 7일 오후 6시쯤 경기도 용인의 한 모텔에서 두 사람을 검거했습니다.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트렁크를 열어보니 아기가 사망한 상태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아기를 양육할 형편이 되지 않아 범행했다"고 자백했습니다.

남성은 "모르는 일"이라며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경찰은 이를 거짓으로 보고 여성과 남성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긴급체포할 당시 적용했던 영아살해 혐의는 살인 혐의로 바꿨습니다.

영아살해죄는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에 산모가 저지른 영아살해에 대해 적용이 가능한데, 여성의 진술에만 따르더라도 이들의 범행은 이 법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살인죄는 감경적 구성요건, 즉 여러 정상을 참작하는 영아살해보다 일반적으로 형량이 높습니다.

[사진 출처 : 경기남부경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