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만 700만 명…일본의 치매 공생 프로젝트

입력 2024.02.13 (21:47) 수정 2024.02.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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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우리나라도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은 치매 환자가 7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이들과 같이 살기 위한, 공생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치매 환자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9명의 치매 환자들이 둘러앉아 1시간여 동안 일상과 추억을 나눕니다.

[치매 환자 : "즐거워요. 다른 사람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옆 방에서는 환자 가족들이 따로 모임을 갖고, 서로를 의지합니다.

[하시모토 구미에/치매 환자 가족 : "(치매도) 다양한 상태인 분들이 계실 텐데요, 그런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고 싶었기 때문에, (모임 참여를) 정말 추천합니다. 혼자서 떠안지 마시고요."]

오사다 씨는 10여 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후에도 적극적인 활동으로 도쿄 희망 대사에까지 임명됐습니다.

[오사다 요네사쿠/90세/치매 환자 : "혼자 있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어울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노 교코/치매가족모임 도쿄지부 대표 : "치매 환자들의 발언이나 행동이 다양하게 방송 등으로 나오니까요. 그래서 ‘그렇구나. 만약 내가 저렇게 된다 해도, 나 나름대로, 나다움을 잃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라는 생각이 상당히 많이 확산됐습니다."]

치매 인구가 곧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일본, 지난해 '공생사회 실현을 위한 인지증(치매) 기본법'을 만들었습니다.

환자 등을 삶의 주체로 보고 함께 사는 사회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김동선/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초빙대우교수 : "(일본 법은) 치매 환자도 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환경적인 측면이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차별 의식을 없애야 된다."]

이미 2004년 부정적인 의미의 '치매'라는 단어를 ‘인지증’으로 바꾼 것도 치매 환자와의 공생, 즉 같이 살기에 대한 일본 사회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이제우/영상편집:성동혁/그래픽:안승배 유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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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만 700만 명…일본의 치매 공생 프로젝트
    • 입력 2024-02-13 21:47:22
    • 수정2024-02-13 22:13:59
    뉴스 9
[앵커]

올해 우리나라도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은 치매 환자가 7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는데요.

이들과 같이 살기 위한, 공생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치매 환자 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9명의 치매 환자들이 둘러앉아 1시간여 동안 일상과 추억을 나눕니다.

[치매 환자 : "즐거워요. 다른 사람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옆 방에서는 환자 가족들이 따로 모임을 갖고, 서로를 의지합니다.

[하시모토 구미에/치매 환자 가족 : "(치매도) 다양한 상태인 분들이 계실 텐데요, 그런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고 싶었기 때문에, (모임 참여를) 정말 추천합니다. 혼자서 떠안지 마시고요."]

오사다 씨는 10여 년 전, 치매 판정을 받은 후에도 적극적인 활동으로 도쿄 희망 대사에까지 임명됐습니다.

[오사다 요네사쿠/90세/치매 환자 : "혼자 있으면 안 돼요. 그러니까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어울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노 교코/치매가족모임 도쿄지부 대표 : "치매 환자들의 발언이나 행동이 다양하게 방송 등으로 나오니까요. 그래서 ‘그렇구나. 만약 내가 저렇게 된다 해도, 나 나름대로, 나다움을 잃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라는 생각이 상당히 많이 확산됐습니다."]

치매 인구가 곧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일본, 지난해 '공생사회 실현을 위한 인지증(치매) 기본법'을 만들었습니다.

환자 등을 삶의 주체로 보고 함께 사는 사회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김동선/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초빙대우교수 : "(일본 법은) 치매 환자도 사회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환경적인 측면이나 사람들이 갖고 있는 마음의 차별 의식을 없애야 된다."]

이미 2004년 부정적인 의미의 '치매'라는 단어를 ‘인지증’으로 바꾼 것도 치매 환자와의 공생, 즉 같이 살기에 대한 일본 사회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이제우/영상편집:성동혁/그래픽:안승배 유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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