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60대 여성 2명이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 밖 길에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50대 이웃 남성이 다가오더니 대뜸 화를 냈다고 합니다. 다리를 쭉 펴고 앉아 "길을 막고 있다"며 역정을 낸 겁니다. 통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괜스레 시비로 삼고 싶지 않아 여성은 "다리가 아파서 뻗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남성은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여성들은 겁나고 당황했습니다. "오늘 내가 죽여버린다"는 말을 하며 근처 상인들에게 "흉기를 달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러다 다치겠다'는 생각이 든 두 여성은 자리를 벗어나려 했습니다. 그런데 다리가 불편해 뛰지 못했던 60대 여성 A 씨는 남성에게 잡혔습니다. 밀쳐 넘어뜨리고, 목까지 조르려고 했습니다. 인근 상인이 남성을 막아 다행히 더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상인에게) 너도 맞아 볼래, 흉기 좀 줘라. 찔러버리게"라고 하더라고…흉기 안 준다고 하니까 내가 가져오겠다고 이러더라구요. -폭행 피해 여성 A 씨 |
■"흉기 가지러 갔다"는 말에 인력 총동원…마주친 경찰에게도 '흉기 위협'
지난 12일, 아파트 단지 CCTV 화면
현장을 도망쳐 나온 B 씨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폭행·시비 신고 였지만, "남성이 흉기를 가지러 간다고 했다"는 상인들의 신고도 들어왔습니다. 부산 금곡파출소 강기태 3팀장은 단순 사건이 아니라는 '직감'에 차량 2대, 경찰 4명을 투입했습니다. 4분 만에 경찰이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고, 단지를 순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흉기를 든 채 여성이 있는 상가로 향하는 남성과 마주쳤습니다.
아파트 단지 공동현관을 통과하려던 남성이 경찰을 보자 흉기를 들고 다가갔습니다. 경찰이 단지 공동현관으로 황급히 들어가며 문을 닫았습니다. 남성은 격렬하게 문을 잡아당겼습니다. 경찰도 생명을 위협받을 뻔했던 상황. 경찰 4명이 문을 막아야 했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흉기를 든 이 남성이 상가에 있는 여성에게 무슨 일을 벌였을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주민들간에 단순 시비는 잠깐 있다가 파출소로 복귀하거든요. 근데 그날은 "흉기를 찾으러 갔다." 하니까 느낌이 좀 달랐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쪽(가해 남성 거주 단지) 을 찾아보게 된 거거든요. 혹시 모르니까… -부산 금곡파출소 강기태 3팀장 |
지난 12일, 아파트 단지 CCTV 화면
남성은 문을 열려고 하며 계속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그러다 유리문에 흉기가 부딪쳐 날이 깨졌고, 그 틈을 타 경찰이 문을 열고 나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쳐다봐서 기분 나빴다"…이웃의 흉기 위협에 두려움만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쳐다봐서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도 밝혀졌습니다. 남성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은 아직도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사건 당시에도 걸어서 6분 거리인 집에 가는 게 무서워 '택시'를 탔다고 합니다. 혹시나 나중에라도 단지 안에서 그 남성을 보게 될 까 겁이 난다고 합니다.
사람을 보기만 해도 겁이 나더라고요. 요 며칠 (집에서) 밥만 먹고 못 나가고 있지. -폭행 피해 여성 A 씨 |
경찰은 어제(14일) 50대 남성을 폭행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고, 추가 수사를 통해 살인예비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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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쳐다봐서 기분 나빠” 흉기 휘두른 공포의 이웃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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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2-15 14:42:54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60대 여성 2명이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 밖 길에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50대 이웃 남성이 다가오더니 대뜸 화를 냈다고 합니다. 다리를 쭉 펴고 앉아 "길을 막고 있다"며 역정을 낸 겁니다. 통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괜스레 시비로 삼고 싶지 않아 여성은 "다리가 아파서 뻗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남성은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여성들은 겁나고 당황했습니다. "오늘 내가 죽여버린다"는 말을 하며 근처 상인들에게 "흉기를 달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러다 다치겠다'는 생각이 든 두 여성은 자리를 벗어나려 했습니다. 그런데 다리가 불편해 뛰지 못했던 60대 여성 A 씨는 남성에게 잡혔습니다. 밀쳐 넘어뜨리고, 목까지 조르려고 했습니다. 인근 상인이 남성을 막아 다행히 더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상인에게) 너도 맞아 볼래, 흉기 좀 줘라. 찔러버리게"라고 하더라고…흉기 안 준다고 하니까 내가 가져오겠다고 이러더라구요. -폭행 피해 여성 A 씨 |
■"흉기 가지러 갔다"는 말에 인력 총동원…마주친 경찰에게도 '흉기 위협'
현장을 도망쳐 나온 B 씨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폭행·시비 신고 였지만, "남성이 흉기를 가지러 간다고 했다"는 상인들의 신고도 들어왔습니다. 부산 금곡파출소 강기태 3팀장은 단순 사건이 아니라는 '직감'에 차량 2대, 경찰 4명을 투입했습니다. 4분 만에 경찰이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고, 단지를 순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흉기를 든 채 여성이 있는 상가로 향하는 남성과 마주쳤습니다.
아파트 단지 공동현관을 통과하려던 남성이 경찰을 보자 흉기를 들고 다가갔습니다. 경찰이 단지 공동현관으로 황급히 들어가며 문을 닫았습니다. 남성은 격렬하게 문을 잡아당겼습니다. 경찰도 생명을 위협받을 뻔했던 상황. 경찰 4명이 문을 막아야 했습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흉기를 든 이 남성이 상가에 있는 여성에게 무슨 일을 벌였을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주민들간에 단순 시비는 잠깐 있다가 파출소로 복귀하거든요. 근데 그날은 "흉기를 찾으러 갔다." 하니까 느낌이 좀 달랐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쪽(가해 남성 거주 단지) 을 찾아보게 된 거거든요. 혹시 모르니까… -부산 금곡파출소 강기태 3팀장 |
남성은 문을 열려고 하며 계속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그러다 유리문에 흉기가 부딪쳐 날이 깨졌고, 그 틈을 타 경찰이 문을 열고 나가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쳐다봐서 기분 나빴다"…이웃의 흉기 위협에 두려움만
경찰에 붙잡힌 남성은 "쳐다봐서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행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도 밝혀졌습니다. 남성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은 아직도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사건 당시에도 걸어서 6분 거리인 집에 가는 게 무서워 '택시'를 탔다고 합니다. 혹시나 나중에라도 단지 안에서 그 남성을 보게 될 까 겁이 난다고 합니다.
사람을 보기만 해도 겁이 나더라고요. 요 며칠 (집에서) 밥만 먹고 못 나가고 있지. -폭행 피해 여성 A 씨 |
경찰은 어제(14일) 50대 남성을 폭행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고, 추가 수사를 통해 살인예비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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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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