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미·중 패권경쟁 속 중국 ‘기술 굴기’ 현주소는?

입력 2024.02.26 (20:48) 수정 2024.02.26 (20: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미·중 패권경쟁이 본격화된 이후 미국이 중국에 대한 핵심 기술 수출 봉쇄에 나서자 중국이 이른바 '기술 굴기'를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고 했었죠.

중국 정부는 그동안 첨단 반도체와 통신장비 등 자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왔는데요.

중국 '기술 굴기'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 등을 중국 전문가인 이철 박사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이 지난 2022년에는 엔비디아 최신형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지난해엔 중국 양자컴퓨터와 AI관련 기업에 미국 자본이 투자할 수 없도록 했죠.

이렇게 기술 봉쇄가 심해지는 와중에, 중국 반도체 장악력은 더 커졌단 분석도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할까요?

[답변]

미국의 기술 제재는 이제 중국에게는 국가와 기업의 현실적인 장벽과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관건 기술들을 이른바 (미국에게) 목 졸리우는 기술이라고 부르며 거국적인 노력으로 자체 개발을 통해 타개하려 하고 있으나 반도체나 AI 기술 등은 결코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기술이 아니어서 중국인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반도체만 보아도 국가 차원의 자금과 기술 개발은 물론 주요 명문 대학마다 반도체 대학을 설립하여 향후 매년 수십만 명의 반도체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전통적인 중급, 저급 반도체는 중국 기업이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으며 더욱 한국 등 경쟁 국가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정부가 반도체를 육성하기 위해 조성한 국영 반도체펀드 규모가 지난 2019년 2,041억 위안에서 지난해 3,000억 위안으로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 성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답변]

현재 중국 정부의 반도체 펀드, 소위 빅 펀드는 1차적으로 반도체 장비 기술 개발과 같은 원천 기술 개발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2차적으로는 기술 개발을 위한 창업 지원과 필요한 장비 구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간 칭화유니와 같이 국가 지원 펀드를 함부로 남용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에 대한 엄격한 수사와 처벌을 하여 일벌백계의 모습을 보였고 중국 정부는 반도체 기술을 전략핵 기술과 동급으로 정의하고 향후 무제한으로 돈을 투입하여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SMIC 등에서 7나노 반도체 생산이 이루어졌고 이제 5나노 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앵커]

중국이 첨단장비 분야의 반도체 굴기에도 성공한다면 한국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국내에서 중국의 저가 반도체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거라 볼 수 있을까요?

[답변]

중국의 이러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필연적으로 일부 영역에서의 공급 과잉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일정 기간 중국의 저가 반도체 공세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나라도 최첨단 반도체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차지하는 전통적인 레거시 제품에 대해서도 대책과 정책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활용하여 사업하는 많은 우리 기업들의 수요와 애로에 대한 정책도 아쉬운 상황입니다.

[앵커]

중국이 우리나라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 가운데, 전기차와 배터리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최근 중국이 미국의 IRA 장벽을 피해 유럽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중국의 배터리 시장은 현재 최고의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가 국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전기차 산업, 신 에너지 산업, 양방향 그리드 산업, 탄소 정책이 배후에서 탄탄히 받쳐주고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구조입니다.

반면 탈 중국을 위하여 소디움 전지(나트륨 이온 전지) 등 새로운 기술 혁신이 연이어 서방 국가 주도로 개발되고 추진이 되고 있으므로 역시 기술 전쟁의 양상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배터리 산업을 지원하는 리튬, 니켈 등 희토류 자원이 중국에 장악되고 있는 것 또한 우리가 넘어야 할 장벽입니다.

우리나라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경쟁이므로 우방국과의 전략적 협력 구도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백민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월드 이슈] 미·중 패권경쟁 속 중국 ‘기술 굴기’ 현주소는?
    • 입력 2024-02-26 20:48:36
    • 수정2024-02-26 20:56:09
    월드24
[앵커]

미·중 패권경쟁이 본격화된 이후 미국이 중국에 대한 핵심 기술 수출 봉쇄에 나서자 중국이 이른바 '기술 굴기'를 통해 이를 극복하겠다고 했었죠.

중국 정부는 그동안 첨단 반도체와 통신장비 등 자체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왔는데요.

중국 '기술 굴기'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 등을 중국 전문가인 이철 박사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이 지난 2022년에는 엔비디아 최신형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고, 지난해엔 중국 양자컴퓨터와 AI관련 기업에 미국 자본이 투자할 수 없도록 했죠.

이렇게 기술 봉쇄가 심해지는 와중에, 중국 반도체 장악력은 더 커졌단 분석도 있습니다.

어떻게 봐야할까요?

[답변]

미국의 기술 제재는 이제 중국에게는 국가와 기업의 현실적인 장벽과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관건 기술들을 이른바 (미국에게) 목 졸리우는 기술이라고 부르며 거국적인 노력으로 자체 개발을 통해 타개하려 하고 있으나 반도체나 AI 기술 등은 결코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기술이 아니어서 중국인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반도체만 보아도 국가 차원의 자금과 기술 개발은 물론 주요 명문 대학마다 반도체 대학을 설립하여 향후 매년 수십만 명의 반도체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전통적인 중급, 저급 반도체는 중국 기업이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으며 더욱 한국 등 경쟁 국가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정부가 반도체를 육성하기 위해 조성한 국영 반도체펀드 규모가 지난 2019년 2,041억 위안에서 지난해 3,000억 위안으로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 성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답변]

현재 중국 정부의 반도체 펀드, 소위 빅 펀드는 1차적으로 반도체 장비 기술 개발과 같은 원천 기술 개발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2차적으로는 기술 개발을 위한 창업 지원과 필요한 장비 구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간 칭화유니와 같이 국가 지원 펀드를 함부로 남용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에 대한 엄격한 수사와 처벌을 하여 일벌백계의 모습을 보였고 중국 정부는 반도체 기술을 전략핵 기술과 동급으로 정의하고 향후 무제한으로 돈을 투입하여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SMIC 등에서 7나노 반도체 생산이 이루어졌고 이제 5나노 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앵커]

중국이 첨단장비 분야의 반도체 굴기에도 성공한다면 한국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국내에서 중국의 저가 반도체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거라 볼 수 있을까요?

[답변]

중국의 이러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는 필연적으로 일부 영역에서의 공급 과잉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일정 기간 중국의 저가 반도체 공세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나라도 최첨단 반도체에만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차지하는 전통적인 레거시 제품에 대해서도 대책과 정책 지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활용하여 사업하는 많은 우리 기업들의 수요와 애로에 대한 정책도 아쉬운 상황입니다.

[앵커]

중국이 우리나라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 가운데, 전기차와 배터리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최근 중국이 미국의 IRA 장벽을 피해 유럽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중국의 배터리 시장은 현재 최고의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가 국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전기차 산업, 신 에너지 산업, 양방향 그리드 산업, 탄소 정책이 배후에서 탄탄히 받쳐주고 있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구조입니다.

반면 탈 중국을 위하여 소디움 전지(나트륨 이온 전지) 등 새로운 기술 혁신이 연이어 서방 국가 주도로 개발되고 추진이 되고 있으므로 역시 기술 전쟁의 양상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배터리 산업을 지원하는 리튬, 니켈 등 희토류 자원이 중국에 장악되고 있는 것 또한 우리가 넘어야 할 장벽입니다.

우리나라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경쟁이므로 우방국과의 전략적 협력 구도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백민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