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여성 스포츠 강국…‘내부 결속’에 활용
입력 2024.03.02 (08:37)
수정 2024.03.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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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을 놓고 맞붙은 북한과 일본의 여자 축구 경기.
북한이 1대 2로 졌습니다.
12년 만의 올림픽 진출이 좌절된 건데요.
하지만 여전히 북한 여자축구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강팀입니다.
피파 랭킹 9위에, 기초 체력과 투지만 놓고 봐선 세계 정상급이란 평가도 나오는데,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여성 스포츠 전반이 강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북한 여성 스포츠인들의 활약이 상당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북한 스포츠를 이끄는 여성 파워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붉은색 코트를 입고 인공기를 흔들며 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여성들.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입니다.
한복을 입은 조총련 여성들은 꽃다발을 건네며 대표팀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는데요.
[신영철/조선축구협회 서기장 : "일본에 도착해서 동포 여러분들을 만나니까 정말 반갑습니다. 동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경기를 잘해서 동포들에게 기쁨을 주겠습니다."]
경기 당일에도 약 3천 명의 북한 응원단이 도쿄 국립경기장을 찾아 북한 여자 축구팀을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1-2.
북한은 일본에 패하면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여자 축구는 여전히 세계적 수준의 저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일본보다는 체력적인 면에서, 로테이션(교대) 돌리는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까 그럴 때는 많이 기량이 떨어진다고 봐요. 그런데 단기 게임이다 이런 것은 훨씬 북한이 그런 면에서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북한 여자 축구팀은 8강 남북대결에서 4대 1의 대승을 거두며 강인한 실력을 자랑했고, 결승에 진출해 최종 준우승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오랜 기간 국제무대에서 멀어졌던 북한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국제 대회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국내적으로 계속 트레이닝했던 것 같아요. 선진 기술을 직접 나가지는 않았지만 주요 자료들을 모아서 스스로 과학기술이 일어난 것을 계속 연습했던 것 같고 우리가 북한을 잘 모르지만, 북한은 우리 못지않게 굉장히 과학 기술을 잘 체계적으로 연습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북한 여자축구팀은 오랜 기간 훈련을 통해 뛰어난 조직력과 체력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소학교의 소조 활동을 통해 일찌감치 축구 영재를 선발, 육성한다고 합니다.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부 학급이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학교 축구부죠. 축구부가 한 개 학교에 무조건 한 개씩 있다 보니까 선수들 자원이 다른 종목에 비해서 풍부한 겁니다. 특히 여성 축구 같은 경우에는 탁월한 선수들을 발탁해서 지금 선진적인 축구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 자체가 또 충성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 여자축구의 황금기는 2006년 시작된 것으로 평가 되는데요.
러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축구 결승에서 상대팀 중국을 5대 0으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고, 2년 뒤인 2008년엔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북한 내부에선 여자축구 대표팀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까지 제작, 방영하며 사기를 북돋웠습니다.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 : "(못 뛰겠습니다.) 명심해. 너의 최대 약점은 의지가 약한 거다. 넌 이걸 극복해야 한다.자기의 두 발로 지구를 흔들어 조국을 빛낼 결심을 했다면 최후의 승리자가 되자면, 자신과 싸워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엔 여자 축구팀을 더욱 부각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도 대대적으로 이뤄졌는데요.
[기록영화 ‘체육강국의 2015’ : "승리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께 영광, 영광을 드리자! (만세!)"]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김 위원장이 직접 얼싸안고 환영하는가 하면 2016년, 17세 이하와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대표팀에겐 카퍼레이드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최설경/2016년 북한 축구팀 주장 : "축구선수로서 응당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꽃수레에 태워 내세워 주시니 정말 뭐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눈물만 앞섭니다. 경애하는 원수님 정말 고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여성 스포츠를 자신의 정권 공고화에 적극 활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김정은이 처음 집권했을 때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성과가 보여줄 게 크게 없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신속하게 나올 수 있는 성과 그리고 전 세계 그리고 국내 대중들이 열광할 수 있는 그것이 무엇이냐고 봤을 때 체육을 딱 지정을 한 거고 그 체육에서 실제로 성과가 나와서 김정은이 단시간에 국가의 최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상쇄할 수 있었거든요."]
최근엔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입니다.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 첫 금메달도 여자 사격 단체전에서 나왔고, 기계 체조의 안창옥은 도마와 이단 평행봉에서 2관왕을, 여자 복싱의 방철미는 중국 선수를 상대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는데요.
여자 역도의 경우엔 세계 신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여자 49㎏급에 참가한 리성금.
자그마한 체구로 인상 92㎏, 용상 124㎏.
총합계 216㎏을 들어 올리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여자 55㎏급에서도 강현경 선수가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김일경, 림은심도 잇따라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여자 76kg급 경기에서는 송국향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합계 267kg를 들어 금메달을 쟁취했습니다.
[송국향/북한 여자 역도 선수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과 믿음에 꼭 보답해야 한다는 오직 이 한가지 생각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주고 마음을 합쳐준 덕분이며 고마운 스승들의 덕분입니다. 세계에 앞장서서 이기고, 이겨도 통쾌하게 이기는 것이 우리 조선 선수들의 한결같은 결심이고 목표이고 실현입니다."]
최근까지도 북한 여성 선수들은 각종 국제 대회에 나가 월등한 기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선정한 2023년 10대 최우수선수 중 8명이 여성일 만큼 북한 스포츠 선두에 여성들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데 여기엔 또 다른 정치적 전략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북한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이라든지 청년교양법이 나왔거든요. 그 이야기는 뭐냐면 젊은 세대들의 체제가 약간 흔들리고 있어서 이걸 잡겠다는 거거든요. 그럼 이걸 누가 잡을 것인가가 중요한 것인데 이거를 막연하게 국가가 강력하게 탑다운(상의하달) 방식으로 잡는다?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 내세우는 것이 어머니와 여성의 날을 제정해서 여성들이 어머니들이 우리 청년 세대들의 정신적인 멘토가 되어 달라.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여성 우대 정책을 해주고 그런 과정에서 여성 체육인들이 굉장히 많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거죠."]
결국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대외적인 성과를 통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겠다는 건데, 이런 분위기가 선수들에겐 상당한 압박이 될 거란 분석입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역도 76kg급 은메달을 따낸 정춘희도 훈련의 고충을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정춘희/북한 여자 역도 선수 : "그 과정에는 솔직히 느끼기 힘든 극한의 감정도 있고 아파서 외상으로 마음 놓아야 할 때도 있지만 언제나 뿌리가 되어 주고 조국의 금메달을 위해서 마음을 다 바쳐주는 조국의 인민들과 감독 동지들, 금메달과 연관된 많은 사람들의 믿음과 기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이런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본선 진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종목들의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할 거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북한은 주로 중요시하는 게 체력입니다. 기초 체력을 넘어서서 아마 정신적으로 무장하려고 백두산에서도 한 번 갈 것 같고요. 가서 산 한 번 뛰고 행군도 할 것 같고 이런 정신적인 면에서 많은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선수 개인의 도전을 넘어 북한이라는 나라를 선전하고 체제 결속의 임무까지 맡고 있는 북한 여성 스포츠인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이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을 놓고 맞붙은 북한과 일본의 여자 축구 경기.
북한이 1대 2로 졌습니다.
12년 만의 올림픽 진출이 좌절된 건데요.
하지만 여전히 북한 여자축구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강팀입니다.
피파 랭킹 9위에, 기초 체력과 투지만 놓고 봐선 세계 정상급이란 평가도 나오는데,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여성 스포츠 전반이 강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북한 여성 스포츠인들의 활약이 상당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북한 스포츠를 이끄는 여성 파워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붉은색 코트를 입고 인공기를 흔들며 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여성들.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입니다.
한복을 입은 조총련 여성들은 꽃다발을 건네며 대표팀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는데요.
[신영철/조선축구협회 서기장 : "일본에 도착해서 동포 여러분들을 만나니까 정말 반갑습니다. 동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경기를 잘해서 동포들에게 기쁨을 주겠습니다."]
경기 당일에도 약 3천 명의 북한 응원단이 도쿄 국립경기장을 찾아 북한 여자 축구팀을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1-2.
북한은 일본에 패하면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여자 축구는 여전히 세계적 수준의 저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일본보다는 체력적인 면에서, 로테이션(교대) 돌리는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까 그럴 때는 많이 기량이 떨어진다고 봐요. 그런데 단기 게임이다 이런 것은 훨씬 북한이 그런 면에서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북한 여자 축구팀은 8강 남북대결에서 4대 1의 대승을 거두며 강인한 실력을 자랑했고, 결승에 진출해 최종 준우승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오랜 기간 국제무대에서 멀어졌던 북한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국제 대회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국내적으로 계속 트레이닝했던 것 같아요. 선진 기술을 직접 나가지는 않았지만 주요 자료들을 모아서 스스로 과학기술이 일어난 것을 계속 연습했던 것 같고 우리가 북한을 잘 모르지만, 북한은 우리 못지않게 굉장히 과학 기술을 잘 체계적으로 연습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북한 여자축구팀은 오랜 기간 훈련을 통해 뛰어난 조직력과 체력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소학교의 소조 활동을 통해 일찌감치 축구 영재를 선발, 육성한다고 합니다.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부 학급이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학교 축구부죠. 축구부가 한 개 학교에 무조건 한 개씩 있다 보니까 선수들 자원이 다른 종목에 비해서 풍부한 겁니다. 특히 여성 축구 같은 경우에는 탁월한 선수들을 발탁해서 지금 선진적인 축구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 자체가 또 충성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 여자축구의 황금기는 2006년 시작된 것으로 평가 되는데요.
러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축구 결승에서 상대팀 중국을 5대 0으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고, 2년 뒤인 2008년엔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북한 내부에선 여자축구 대표팀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까지 제작, 방영하며 사기를 북돋웠습니다.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 : "(못 뛰겠습니다.) 명심해. 너의 최대 약점은 의지가 약한 거다. 넌 이걸 극복해야 한다.자기의 두 발로 지구를 흔들어 조국을 빛낼 결심을 했다면 최후의 승리자가 되자면, 자신과 싸워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엔 여자 축구팀을 더욱 부각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도 대대적으로 이뤄졌는데요.
[기록영화 ‘체육강국의 2015’ : "승리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께 영광, 영광을 드리자! (만세!)"]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김 위원장이 직접 얼싸안고 환영하는가 하면 2016년, 17세 이하와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대표팀에겐 카퍼레이드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최설경/2016년 북한 축구팀 주장 : "축구선수로서 응당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꽃수레에 태워 내세워 주시니 정말 뭐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눈물만 앞섭니다. 경애하는 원수님 정말 고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여성 스포츠를 자신의 정권 공고화에 적극 활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김정은이 처음 집권했을 때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성과가 보여줄 게 크게 없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신속하게 나올 수 있는 성과 그리고 전 세계 그리고 국내 대중들이 열광할 수 있는 그것이 무엇이냐고 봤을 때 체육을 딱 지정을 한 거고 그 체육에서 실제로 성과가 나와서 김정은이 단시간에 국가의 최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상쇄할 수 있었거든요."]
최근엔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입니다.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 첫 금메달도 여자 사격 단체전에서 나왔고, 기계 체조의 안창옥은 도마와 이단 평행봉에서 2관왕을, 여자 복싱의 방철미는 중국 선수를 상대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는데요.
여자 역도의 경우엔 세계 신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여자 49㎏급에 참가한 리성금.
자그마한 체구로 인상 92㎏, 용상 124㎏.
총합계 216㎏을 들어 올리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여자 55㎏급에서도 강현경 선수가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김일경, 림은심도 잇따라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여자 76kg급 경기에서는 송국향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합계 267kg를 들어 금메달을 쟁취했습니다.
[송국향/북한 여자 역도 선수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과 믿음에 꼭 보답해야 한다는 오직 이 한가지 생각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주고 마음을 합쳐준 덕분이며 고마운 스승들의 덕분입니다. 세계에 앞장서서 이기고, 이겨도 통쾌하게 이기는 것이 우리 조선 선수들의 한결같은 결심이고 목표이고 실현입니다."]
최근까지도 북한 여성 선수들은 각종 국제 대회에 나가 월등한 기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선정한 2023년 10대 최우수선수 중 8명이 여성일 만큼 북한 스포츠 선두에 여성들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데 여기엔 또 다른 정치적 전략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북한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이라든지 청년교양법이 나왔거든요. 그 이야기는 뭐냐면 젊은 세대들의 체제가 약간 흔들리고 있어서 이걸 잡겠다는 거거든요. 그럼 이걸 누가 잡을 것인가가 중요한 것인데 이거를 막연하게 국가가 강력하게 탑다운(상의하달) 방식으로 잡는다?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 내세우는 것이 어머니와 여성의 날을 제정해서 여성들이 어머니들이 우리 청년 세대들의 정신적인 멘토가 되어 달라.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여성 우대 정책을 해주고 그런 과정에서 여성 체육인들이 굉장히 많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거죠."]
결국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대외적인 성과를 통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겠다는 건데, 이런 분위기가 선수들에겐 상당한 압박이 될 거란 분석입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역도 76kg급 은메달을 따낸 정춘희도 훈련의 고충을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정춘희/북한 여자 역도 선수 : "그 과정에는 솔직히 느끼기 힘든 극한의 감정도 있고 아파서 외상으로 마음 놓아야 할 때도 있지만 언제나 뿌리가 되어 주고 조국의 금메달을 위해서 마음을 다 바쳐주는 조국의 인민들과 감독 동지들, 금메달과 연관된 많은 사람들의 믿음과 기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이런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본선 진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종목들의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할 거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북한은 주로 중요시하는 게 체력입니다. 기초 체력을 넘어서서 아마 정신적으로 무장하려고 백두산에서도 한 번 갈 것 같고요. 가서 산 한 번 뛰고 행군도 할 것 같고 이런 정신적인 면에서 많은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선수 개인의 도전을 넘어 북한이라는 나라를 선전하고 체제 결속의 임무까지 맡고 있는 북한 여성 스포츠인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이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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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여성 스포츠 강국…‘내부 결속’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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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3-02 08:37:30
- 수정2024-03-02 08:59:08

[앵커]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을 놓고 맞붙은 북한과 일본의 여자 축구 경기.
북한이 1대 2로 졌습니다.
12년 만의 올림픽 진출이 좌절된 건데요.
하지만 여전히 북한 여자축구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강팀입니다.
피파 랭킹 9위에, 기초 체력과 투지만 놓고 봐선 세계 정상급이란 평가도 나오는데,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여성 스포츠 전반이 강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북한 여성 스포츠인들의 활약이 상당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북한 스포츠를 이끄는 여성 파워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붉은색 코트를 입고 인공기를 흔들며 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여성들.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입니다.
한복을 입은 조총련 여성들은 꽃다발을 건네며 대표팀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는데요.
[신영철/조선축구협회 서기장 : "일본에 도착해서 동포 여러분들을 만나니까 정말 반갑습니다. 동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경기를 잘해서 동포들에게 기쁨을 주겠습니다."]
경기 당일에도 약 3천 명의 북한 응원단이 도쿄 국립경기장을 찾아 북한 여자 축구팀을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1-2.
북한은 일본에 패하면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여자 축구는 여전히 세계적 수준의 저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일본보다는 체력적인 면에서, 로테이션(교대) 돌리는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까 그럴 때는 많이 기량이 떨어진다고 봐요. 그런데 단기 게임이다 이런 것은 훨씬 북한이 그런 면에서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북한 여자 축구팀은 8강 남북대결에서 4대 1의 대승을 거두며 강인한 실력을 자랑했고, 결승에 진출해 최종 준우승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오랜 기간 국제무대에서 멀어졌던 북한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국제 대회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국내적으로 계속 트레이닝했던 것 같아요. 선진 기술을 직접 나가지는 않았지만 주요 자료들을 모아서 스스로 과학기술이 일어난 것을 계속 연습했던 것 같고 우리가 북한을 잘 모르지만, 북한은 우리 못지않게 굉장히 과학 기술을 잘 체계적으로 연습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북한 여자축구팀은 오랜 기간 훈련을 통해 뛰어난 조직력과 체력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소학교의 소조 활동을 통해 일찌감치 축구 영재를 선발, 육성한다고 합니다.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부 학급이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학교 축구부죠. 축구부가 한 개 학교에 무조건 한 개씩 있다 보니까 선수들 자원이 다른 종목에 비해서 풍부한 겁니다. 특히 여성 축구 같은 경우에는 탁월한 선수들을 발탁해서 지금 선진적인 축구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 자체가 또 충성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 여자축구의 황금기는 2006년 시작된 것으로 평가 되는데요.
러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축구 결승에서 상대팀 중국을 5대 0으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고, 2년 뒤인 2008년엔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북한 내부에선 여자축구 대표팀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까지 제작, 방영하며 사기를 북돋웠습니다.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 : "(못 뛰겠습니다.) 명심해. 너의 최대 약점은 의지가 약한 거다. 넌 이걸 극복해야 한다.자기의 두 발로 지구를 흔들어 조국을 빛낼 결심을 했다면 최후의 승리자가 되자면, 자신과 싸워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엔 여자 축구팀을 더욱 부각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도 대대적으로 이뤄졌는데요.
[기록영화 ‘체육강국의 2015’ : "승리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께 영광, 영광을 드리자! (만세!)"]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김 위원장이 직접 얼싸안고 환영하는가 하면 2016년, 17세 이하와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대표팀에겐 카퍼레이드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최설경/2016년 북한 축구팀 주장 : "축구선수로서 응당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꽃수레에 태워 내세워 주시니 정말 뭐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눈물만 앞섭니다. 경애하는 원수님 정말 고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여성 스포츠를 자신의 정권 공고화에 적극 활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김정은이 처음 집권했을 때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성과가 보여줄 게 크게 없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신속하게 나올 수 있는 성과 그리고 전 세계 그리고 국내 대중들이 열광할 수 있는 그것이 무엇이냐고 봤을 때 체육을 딱 지정을 한 거고 그 체육에서 실제로 성과가 나와서 김정은이 단시간에 국가의 최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상쇄할 수 있었거든요."]
최근엔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입니다.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 첫 금메달도 여자 사격 단체전에서 나왔고, 기계 체조의 안창옥은 도마와 이단 평행봉에서 2관왕을, 여자 복싱의 방철미는 중국 선수를 상대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는데요.
여자 역도의 경우엔 세계 신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여자 49㎏급에 참가한 리성금.
자그마한 체구로 인상 92㎏, 용상 124㎏.
총합계 216㎏을 들어 올리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여자 55㎏급에서도 강현경 선수가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김일경, 림은심도 잇따라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여자 76kg급 경기에서는 송국향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합계 267kg를 들어 금메달을 쟁취했습니다.
[송국향/북한 여자 역도 선수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과 믿음에 꼭 보답해야 한다는 오직 이 한가지 생각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주고 마음을 합쳐준 덕분이며 고마운 스승들의 덕분입니다. 세계에 앞장서서 이기고, 이겨도 통쾌하게 이기는 것이 우리 조선 선수들의 한결같은 결심이고 목표이고 실현입니다."]
최근까지도 북한 여성 선수들은 각종 국제 대회에 나가 월등한 기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선정한 2023년 10대 최우수선수 중 8명이 여성일 만큼 북한 스포츠 선두에 여성들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데 여기엔 또 다른 정치적 전략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북한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이라든지 청년교양법이 나왔거든요. 그 이야기는 뭐냐면 젊은 세대들의 체제가 약간 흔들리고 있어서 이걸 잡겠다는 거거든요. 그럼 이걸 누가 잡을 것인가가 중요한 것인데 이거를 막연하게 국가가 강력하게 탑다운(상의하달) 방식으로 잡는다?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 내세우는 것이 어머니와 여성의 날을 제정해서 여성들이 어머니들이 우리 청년 세대들의 정신적인 멘토가 되어 달라.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여성 우대 정책을 해주고 그런 과정에서 여성 체육인들이 굉장히 많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거죠."]
결국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대외적인 성과를 통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겠다는 건데, 이런 분위기가 선수들에겐 상당한 압박이 될 거란 분석입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역도 76kg급 은메달을 따낸 정춘희도 훈련의 고충을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정춘희/북한 여자 역도 선수 : "그 과정에는 솔직히 느끼기 힘든 극한의 감정도 있고 아파서 외상으로 마음 놓아야 할 때도 있지만 언제나 뿌리가 되어 주고 조국의 금메달을 위해서 마음을 다 바쳐주는 조국의 인민들과 감독 동지들, 금메달과 연관된 많은 사람들의 믿음과 기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이런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본선 진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종목들의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할 거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북한은 주로 중요시하는 게 체력입니다. 기초 체력을 넘어서서 아마 정신적으로 무장하려고 백두산에서도 한 번 갈 것 같고요. 가서 산 한 번 뛰고 행군도 할 것 같고 이런 정신적인 면에서 많은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선수 개인의 도전을 넘어 북한이라는 나라를 선전하고 체제 결속의 임무까지 맡고 있는 북한 여성 스포츠인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이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을 놓고 맞붙은 북한과 일본의 여자 축구 경기.
북한이 1대 2로 졌습니다.
12년 만의 올림픽 진출이 좌절된 건데요.
하지만 여전히 북한 여자축구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강팀입니다.
피파 랭킹 9위에, 기초 체력과 투지만 놓고 봐선 세계 정상급이란 평가도 나오는데,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여성 스포츠 전반이 강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북한 여성 스포츠인들의 활약이 상당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북한 스포츠를 이끄는 여성 파워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붉은색 코트를 입고 인공기를 흔들며 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여성들.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입니다.
한복을 입은 조총련 여성들은 꽃다발을 건네며 대표팀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는데요.
[신영철/조선축구협회 서기장 : "일본에 도착해서 동포 여러분들을 만나니까 정말 반갑습니다. 동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경기를 잘해서 동포들에게 기쁨을 주겠습니다."]
경기 당일에도 약 3천 명의 북한 응원단이 도쿄 국립경기장을 찾아 북한 여자 축구팀을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1-2.
북한은 일본에 패하면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 여자 축구는 여전히 세계적 수준의 저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일본보다는 체력적인 면에서, 로테이션(교대) 돌리는 선수가 부족하다 보니까 그럴 때는 많이 기량이 떨어진다고 봐요. 그런데 단기 게임이다 이런 것은 훨씬 북한이 그런 면에서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북한 여자 축구팀은 8강 남북대결에서 4대 1의 대승을 거두며 강인한 실력을 자랑했고, 결승에 진출해 최종 준우승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오랜 기간 국제무대에서 멀어졌던 북한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국제 대회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국내적으로 계속 트레이닝했던 것 같아요. 선진 기술을 직접 나가지는 않았지만 주요 자료들을 모아서 스스로 과학기술이 일어난 것을 계속 연습했던 것 같고 우리가 북한을 잘 모르지만, 북한은 우리 못지않게 굉장히 과학 기술을 잘 체계적으로 연습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북한 여자축구팀은 오랜 기간 훈련을 통해 뛰어난 조직력과 체력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소학교의 소조 활동을 통해 일찌감치 축구 영재를 선발, 육성한다고 합니다.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부 학급이라는 게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학교 축구부죠. 축구부가 한 개 학교에 무조건 한 개씩 있다 보니까 선수들 자원이 다른 종목에 비해서 풍부한 겁니다. 특히 여성 축구 같은 경우에는 탁월한 선수들을 발탁해서 지금 선진적인 축구 교육을 많이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신념 자체가 또 충성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 여자축구의 황금기는 2006년 시작된 것으로 평가 되는데요.
러시아에서 열린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축구 결승에서 상대팀 중국을 5대 0으로 꺾고 우승컵을 안았고, 2년 뒤인 2008년엔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북한 내부에선 여자축구 대표팀을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까지 제작, 방영하며 사기를 북돋웠습니다.
[드라마 ‘우리 여자 축구팀’ : "(못 뛰겠습니다.) 명심해. 너의 최대 약점은 의지가 약한 거다. 넌 이걸 극복해야 한다.자기의 두 발로 지구를 흔들어 조국을 빛낼 결심을 했다면 최후의 승리자가 되자면, 자신과 싸워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엔 여자 축구팀을 더욱 부각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도 대대적으로 이뤄졌는데요.
[기록영화 ‘체육강국의 2015’ : "승리의 최고 화신이신 경애하는 원수님께 영광, 영광을 드리자! (만세!)"]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김 위원장이 직접 얼싸안고 환영하는가 하면 2016년, 17세 이하와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대표팀에겐 카퍼레이드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최설경/2016년 북한 축구팀 주장 : "축구선수로서 응당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꽃수레에 태워 내세워 주시니 정말 뭐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할지 눈물만 앞섭니다. 경애하는 원수님 정말 고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여성 스포츠를 자신의 정권 공고화에 적극 활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김정은이 처음 집권했을 때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성과가 보여줄 게 크게 없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신속하게 나올 수 있는 성과 그리고 전 세계 그리고 국내 대중들이 열광할 수 있는 그것이 무엇이냐고 봤을 때 체육을 딱 지정을 한 거고 그 체육에서 실제로 성과가 나와서 김정은이 단시간에 국가의 최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상쇄할 수 있었거든요."]
최근엔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는 추세입니다.
2023 항저우 아시안 게임 첫 금메달도 여자 사격 단체전에서 나왔고, 기계 체조의 안창옥은 도마와 이단 평행봉에서 2관왕을, 여자 복싱의 방철미는 중국 선수를 상대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는데요.
여자 역도의 경우엔 세계 신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여자 49㎏급에 참가한 리성금.
자그마한 체구로 인상 92㎏, 용상 124㎏.
총합계 216㎏을 들어 올리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여자 55㎏급에서도 강현경 선수가 세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김일경, 림은심도 잇따라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여자 76kg급 경기에서는 송국향이 압도적인 기량으로 합계 267kg를 들어 금메달을 쟁취했습니다.
[송국향/북한 여자 역도 선수 :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과 믿음에 꼭 보답해야 한다는 오직 이 한가지 생각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주고 마음을 합쳐준 덕분이며 고마운 스승들의 덕분입니다. 세계에 앞장서서 이기고, 이겨도 통쾌하게 이기는 것이 우리 조선 선수들의 한결같은 결심이고 목표이고 실현입니다."]
최근까지도 북한 여성 선수들은 각종 국제 대회에 나가 월등한 기량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선정한 2023년 10대 최우수선수 중 8명이 여성일 만큼 북한 스포츠 선두에 여성들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데 여기엔 또 다른 정치적 전략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허정필/동국대 북한학연구소 연구교수 : "(북한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이라든지 청년교양법이 나왔거든요. 그 이야기는 뭐냐면 젊은 세대들의 체제가 약간 흔들리고 있어서 이걸 잡겠다는 거거든요. 그럼 이걸 누가 잡을 것인가가 중요한 것인데 이거를 막연하게 국가가 강력하게 탑다운(상의하달) 방식으로 잡는다?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북한에서 내세우는 것이 어머니와 여성의 날을 제정해서 여성들이 어머니들이 우리 청년 세대들의 정신적인 멘토가 되어 달라.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여성 우대 정책을 해주고 그런 과정에서 여성 체육인들이 굉장히 많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거죠."]
결국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대외적인 성과를 통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겠다는 건데, 이런 분위기가 선수들에겐 상당한 압박이 될 거란 분석입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역도 76kg급 은메달을 따낸 정춘희도 훈련의 고충을 털어놓은 바 있습니다.
[정춘희/북한 여자 역도 선수 : "그 과정에는 솔직히 느끼기 힘든 극한의 감정도 있고 아파서 외상으로 마음 놓아야 할 때도 있지만 언제나 뿌리가 되어 주고 조국의 금메달을 위해서 마음을 다 바쳐주는 조국의 인민들과 감독 동지들, 금메달과 연관된 많은 사람들의 믿음과 기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이런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본선 진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종목들의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할 거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정의성/전 북한 4·25체육단 선수 : "북한은 주로 중요시하는 게 체력입니다. 기초 체력을 넘어서서 아마 정신적으로 무장하려고 백두산에서도 한 번 갈 것 같고요. 가서 산 한 번 뛰고 행군도 할 것 같고 이런 정신적인 면에서 많은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선수 개인의 도전을 넘어 북한이라는 나라를 선전하고 체제 결속의 임무까지 맡고 있는 북한 여성 스포츠인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이들의 활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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