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메가스터디의 공단기 인수 ‘불허’

입력 2024.03.21 (12:00) 수정 2024.03.2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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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업체 메가스터디가 공무원 시험 학원 공단기 인수를 허용해달라는 기업결합 신고를 심의한 공정거래위원회가 결합을 불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공정위는 메가스터디교육(메가스터디)이 에스티유니타스(공단기)를 인수하는 건을 심의한 결과, 기업 결합을 금지하는 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앞서 메가스터디는 2022년 10월 공단기의 주식 95.8%를 사들이는 계약을 맺고, 한 달 뒤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습니다.

공단기와 메가스터디는 공무원 시험 학원 시장에서 각각 1위, 2위 사업자입니다. 2022년 기준으로 7·9급 공무원과 군무원 학원 시장에서 공단기는 46.4%를, 메가스터디는 21.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합병하면 관련 시장에서 경쟁이 매우 크게 제한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합병이 진행되면 7·9급과 군무원 온라인 강의 시장에서 점유율 67.9%를, 소방공무원 온라인 강의 시장에선 75.0%를 차지하게 돼 2위(현재 3위)와의 격차는 50%포인트 넘게 벌어집니다.

공정위는 이런 시장 집중으로 합병된 회사에 인기 강사와 수강생이 몰릴 것을 우려했습니다.

현 시점에도 인기강사로 분류된 40명 중 공단기에 23명(57.5%), 메가스터디에 13명(32.5%)이 몰려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정위는 모든 과목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상품'이 보편화된 시장 특성 탓에 합병된 회사에 수강생이 더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습니다.

패스 상품은 모든 강사의 온라인 강의를 무제한 수강할 수 있는 구성 상품입니다. 패스 상품에 인기 강사가 많을수록 수강생이 늘어나는 것으로 공정위의 경제 분석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외에 공정위는 합병으로 시장 1위 사업자인 공단기를 견제할 2위 사업자가 사라지게 되는 점, 대항할 경쟁사가 없어진다는 점 등도 경쟁을 해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공정위 경제분석에 따르면, 합병 이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온라인 강의 사업자들이 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는 저가로 강의를 판매하다가, 인기 강사를 영입하며 서서히 가격을 올려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3년 38만 원이던 공단기의 주요 패스 상품은 2017년 64만 원에서 79만 원 사이를 오가다, 2019년 최대 229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공정위 경제 분석에서도 시장점유율이 1% 오를 때마다 패스 상품 가격이 2.56%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공정위는 이 기업결합으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더 나아가, 가격 인상을 제한하거나 일부 인기 강사를 경쟁사로 분산시키는 등의 조치로도 경쟁 제한 우려를 불식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강사들을 경쟁사로 분산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충분히 많은 수험생을 유인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단 겁니다.

정희은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행태적 조치나 자산매각 조치만으로는 경쟁제한 우려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인수 금지 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불허한 건 2016년 SK텔리콤과 CJ헬로비전 합병 심사 이후 8년 만입니다.

공정위는 공무원 학원 시장의 가격 경쟁이 계속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의의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메가스터디는 공정위의 불허 심의 이후 6일만인 그제(19일) 기업결합 신고를 철회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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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1 12:00:17
    • 수정2024-03-21 12:07:17
    경제
사교육 업체 메가스터디가 공무원 시험 학원 공단기 인수를 허용해달라는 기업결합 신고를 심의한 공정거래위원회가 결합을 불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공정위는 메가스터디교육(메가스터디)이 에스티유니타스(공단기)를 인수하는 건을 심의한 결과, 기업 결합을 금지하는 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앞서 메가스터디는 2022년 10월 공단기의 주식 95.8%를 사들이는 계약을 맺고, 한 달 뒤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습니다.

공단기와 메가스터디는 공무원 시험 학원 시장에서 각각 1위, 2위 사업자입니다. 2022년 기준으로 7·9급 공무원과 군무원 학원 시장에서 공단기는 46.4%를, 메가스터디는 21.5%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합병하면 관련 시장에서 경쟁이 매우 크게 제한될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합병이 진행되면 7·9급과 군무원 온라인 강의 시장에서 점유율 67.9%를, 소방공무원 온라인 강의 시장에선 75.0%를 차지하게 돼 2위(현재 3위)와의 격차는 50%포인트 넘게 벌어집니다.

공정위는 이런 시장 집중으로 합병된 회사에 인기 강사와 수강생이 몰릴 것을 우려했습니다.

현 시점에도 인기강사로 분류된 40명 중 공단기에 23명(57.5%), 메가스터디에 13명(32.5%)이 몰려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정위는 모든 과목을 이용할 수 있는 '패스상품'이 보편화된 시장 특성 탓에 합병된 회사에 수강생이 더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습니다.

패스 상품은 모든 강사의 온라인 강의를 무제한 수강할 수 있는 구성 상품입니다. 패스 상품에 인기 강사가 많을수록 수강생이 늘어나는 것으로 공정위의 경제 분석 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외에 공정위는 합병으로 시장 1위 사업자인 공단기를 견제할 2위 사업자가 사라지게 되는 점, 대항할 경쟁사가 없어진다는 점 등도 경쟁을 해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공정위 경제분석에 따르면, 합병 이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온라인 강의 사업자들이 시장에 처음 진입할 때는 저가로 강의를 판매하다가, 인기 강사를 영입하며 서서히 가격을 올려왔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3년 38만 원이던 공단기의 주요 패스 상품은 2017년 64만 원에서 79만 원 사이를 오가다, 2019년 최대 229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공정위 경제 분석에서도 시장점유율이 1% 오를 때마다 패스 상품 가격이 2.56%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공정위는 이 기업결합으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매우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더 나아가, 가격 인상을 제한하거나 일부 인기 강사를 경쟁사로 분산시키는 등의 조치로도 경쟁 제한 우려를 불식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강사들을 경쟁사로 분산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충분히 많은 수험생을 유인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단 겁니다.

정희은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행태적 조치나 자산매각 조치만으로는 경쟁제한 우려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인수 금지 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불허한 건 2016년 SK텔리콤과 CJ헬로비전 합병 심사 이후 8년 만입니다.

공정위는 공무원 학원 시장의 가격 경쟁이 계속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의 의의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메가스터디는 공정위의 불허 심의 이후 6일만인 그제(19일) 기업결합 신고를 철회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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