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마약류 관리 구멍…무단 투약 의혹

[앵커]

계룡시의 한 요양원에서 최근 고령의 시설 이용자들에게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을 무단 투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보건 당국은 요양원장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곽동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계룡시의 한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들이 입소자들에게 나눠준 약봉투입니다.

그런데 약 봉투 주인의 이름 위로 전혀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고, 안에는 마약류 수면제로 분류된 최면진정제부터 조현병치료제까지, 처방받지 않은 약들이 들어있습니다.

최근 간호조무사들이 이 약들을 처방받지 않은 고령의 입소자들에게 수차례 투약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입소자들이 제때 잠을 자지 않는 등 문제를 일으키면 원장의 지시로 다른 사람의 약을 빼돌려 무단 투약했다는 겁니다.

[해당 요양원 전 직원/음성변조 : "빼돌렸던 ○○씨 졸민정(마약류)을 (약봉투) 뒤에 칼로 째서 넣어서 주는 거예요. 어르신 명수만 열 명이 넘고, 반복적으로 먹인 것도 네다섯 번은 되니까…."]

의혹이 일자 보건당국이 현장조사에 나섰고 마약류인 향정신성의약품 재고가 처방된 것보다 많이 남아있는 등의 문제가 포착됐습니다.

또, 입소자 대부분이 거동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인근 병원에서 감기약 등을 불법으로 대리처방 받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보건 당국은 요양원 원장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계룡시 보건소 관계자 : "A만큼 처방했는데 다르게 B만큼 투약하고…. 저희가 보기에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겁니다."]

조만간 경찰 조사가 시작될 예정으로 요양원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직접 찾아가고 연락을 시도했지만 입장 표명을 거부했습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