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은행 순이익 1.1조 원 감소…2007년 이후 순이익 최저

지난해 한국은행의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조 1천억 원 넘게 줄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서 한은이 보유한 외화 채권 가치 등이 하락한 탓입니다.

한국은행은 오늘(29일) '2023년 연차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조 1,830억 원 줄어든 1조 3,622억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2007년 4,447억 원 적자를 내고 2008년 흑자로 전환한 뒤로 가장 작은 규모입니다.

한은의 지난해 총 수익은 외환매매익과 유가증권매매익 등을 중심으로 1조 5,478억 원 줄어 19조 3,36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한은은 "2023년 중 국내 금리가 상승하다보니 한은이 보유한 외화 채권의 가격이 하락해 외환매매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총 비용은 2022년보다 1,153억 원 감소한 17조 5,829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영업비용으로 잡히는 유가증권매매손이 전년도에 비해 6,424억 원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순이익의 30%인 법정적립금(4,087억 원) 등을 뺀 나머지 9,221억 원은 정부 세입으로 처리됐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은의 총자산 규모는 536조 4,019억 원으로, 2022년 말보다 46조 4,242억 원 줄었습니다.

한은은 "코로나 19 관련 한시적 지원조치 종료에 따른 금융중개지원대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어음대출 규모가 많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부채도 56조 47억 원 줄었습니다.

한은이 보유한 외화자산 가운데 현금성 자산은 7.2%로, 나머지는 모두 투자자산이었습니다.

통화별로는 미 달러화가 70.9%, 기타 통화가 29.1%를 차지했습니다.

달러화 비중은 1년 전보다 1.1%p 줄었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기조 전환과 위험회피심리 완화 등의 영향으로 11월 이후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하며 비중이 줄었습니다.

상품별로는 1년 사이 정부채와 자산유동화채가 각각 5.4%p, 0.2%p씩 늘고, 주식과 회사채 등이 각각 0.5%p, 0.2%p씩 줄었습니다.

한은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높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신중한 운용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정부채 비중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