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핀란드인은 왜 행복할까?…‘불행한 미국 청년’

입력 2024.04.03 (20:46) 수정 2024.04.0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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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핀란드가 7년 연속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됐습니다.

한국은 지난해보다는 다섯 계단 오른 52위로 조사됐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스스로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평가해 매긴 행복 점수에서 핀란드가 계속 최고 순위를 차지하고 있죠? 왜 핀란드 사람들은 행복한 걸까요?

[기자]

핀란드는 우리에게는 오로라가 있는 북유럽의 선진국, 복지제도가 잘 돼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요.

맑은 공기와 자연 친화적인 환경도 행복의 비결로 꼽히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이번 세계행복보고서에서 10점 만점에 7.741점으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왜 핀란드는 그렇게 행복한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행복의 비결은 얼마나 지루한가에 있다고도 논평했는데요.

점진적인 세금과 부의 재분배 때문에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생활방식이 극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과 강력한 지원 네트워크와 통합 정책으로 이민자들도 비교적 만족하는 점이 행복 지수가 높게 나온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얀-이매뉴엘 드니브/세계행복보고서 편집장 : "(핀란드 사람들은) 서로를 믿고, 기관을 신뢰해요. 그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제도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죠."]

핀란드 국민들의 80 퍼센트 이상이 경찰과 교육, 의료 시스템을 신뢰한다는 점이 행복 지수에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미국의 행복지수가 예년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다는 점인데, 특히 젊은 층의 행복 지수가 많이 떨어졌다면서요?

[기자]

이번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미국은 23위로 2012년 보고서 발간 이후 처음으로 20위권에 들지 못했습니다.

특히, 북미와 서유럽은 젊은 세대의 행복도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미 청년들의 행복은 노인들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는데요.

미국의 경우 60세 이상 노인의 행복지수는 10위로 나타났지만, 30대 이하의 지수는 62위로 젊은 층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로이터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를 물었는데요.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들이 언급됐습니다.

[마르코 도마제/대학생 : "우리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적은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 젊은 세대들은 덜 행복해지게 되겠죠."]

[조나단 아길라/대학생 :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몇몇 일들, 특히 정치적 긴장과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우리 중 많은 사람은 미래에 대해 그다지 희망을 느끼지 못합니다."]

[앵커]

원래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부탄이 꼽혔었는데, 부탄은 순위권에 들었나요?

[기자]

부탄은 국가 정책에 심리적 행복을 포함한 국민총행복지수를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때문에 부탄은 국민들의 행복을 중시하고, 또 국민들도 행복한 나라로 알려져 왔습니다.

유엔이 바로 부탄의 총리와 함께 이 국민총행복 지수를 도입해서 만든게 세계 행복보고서인데요.

하지만, 부탄은 2018년 97위, 2019년에 95위 등 하위권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순위에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부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 대에 그쳤고 청년실업률은 높아서, 청년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지에서도 국민총행복을 우선하는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데, 유엔행복보고서에서만큼은 부탄은 행복한 나라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순위도 궁금해지는데,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인가요.

그래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우리나라의 행복 점수는 6.058점으로 52위로 집계됐습니다.

일본, 필리핀, 베트남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섯 계단씩 2년 연속 상승하고 있는데요.

분야별로 살펴봤는데, 우리나라는 건강 기대수명과 1인당 국민총생산에서는 비교적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있는지 여부와 선택의 자유, 부정부패 등이 80위 아래로 낮게 측정되면서 전체 순위를 끌어내린 겁니다.

앞서 핀란드는 기관 등에 대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난게 행복의 비결로 꼽힌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기관과 지인들을 신뢰할 수 있는지, 결정을 내릴때 주변 환경에 영향받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지 저도 한번 자문해봤는데, 행복보고서 창간 편집장은 이 보고서의 목적이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사회적으로 개선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존 헬리웰/세계행복보고서 창간 편집장 : "이 보고서의 중요한 기능은 넓은 범위에서 무엇이 더 좋은 삶을 만드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만드는 것입니다."]

한편, 행복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의 행복도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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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핀란드인은 왜 행복할까?…‘불행한 미국 청년’
    • 입력 2024-04-03 20:46:17
    • 수정2024-04-03 20: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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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핀란드가 7년 연속 가장 행복한 나라로 선정됐습니다.

한국은 지난해보다는 다섯 계단 오른 52위로 조사됐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스스로 삶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평가해 매긴 행복 점수에서 핀란드가 계속 최고 순위를 차지하고 있죠? 왜 핀란드 사람들은 행복한 걸까요?

[기자]

핀란드는 우리에게는 오로라가 있는 북유럽의 선진국, 복지제도가 잘 돼 있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요.

맑은 공기와 자연 친화적인 환경도 행복의 비결로 꼽히고 있습니다.

핀란드는 이번 세계행복보고서에서 10점 만점에 7.741점으로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왜 핀란드는 그렇게 행복한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행복의 비결은 얼마나 지루한가에 있다고도 논평했는데요.

점진적인 세금과 부의 재분배 때문에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의 생활방식이 극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과 강력한 지원 네트워크와 통합 정책으로 이민자들도 비교적 만족하는 점이 행복 지수가 높게 나온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얀-이매뉴엘 드니브/세계행복보고서 편집장 : "(핀란드 사람들은) 서로를 믿고, 기관을 신뢰해요. 그들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 제도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죠."]

핀란드 국민들의 80 퍼센트 이상이 경찰과 교육, 의료 시스템을 신뢰한다는 점이 행복 지수에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미국의 행복지수가 예년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다는 점인데, 특히 젊은 층의 행복 지수가 많이 떨어졌다면서요?

[기자]

이번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미국은 23위로 2012년 보고서 발간 이후 처음으로 20위권에 들지 못했습니다.

특히, 북미와 서유럽은 젊은 세대의 행복도가 급격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북미 청년들의 행복은 노인들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는데요.

미국의 경우 60세 이상 노인의 행복지수는 10위로 나타났지만, 30대 이하의 지수는 62위로 젊은 층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로이터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를 물었는데요.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들이 언급됐습니다.

[마르코 도마제/대학생 : "우리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적은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 젊은 세대들은 덜 행복해지게 되겠죠."]

[조나단 아길라/대학생 :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몇몇 일들, 특히 정치적 긴장과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우리 중 많은 사람은 미래에 대해 그다지 희망을 느끼지 못합니다."]

[앵커]

원래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부탄이 꼽혔었는데, 부탄은 순위권에 들었나요?

[기자]

부탄은 국가 정책에 심리적 행복을 포함한 국민총행복지수를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때문에 부탄은 국민들의 행복을 중시하고, 또 국민들도 행복한 나라로 알려져 왔습니다.

유엔이 바로 부탄의 총리와 함께 이 국민총행복 지수를 도입해서 만든게 세계 행복보고서인데요.

하지만, 부탄은 2018년 97위, 2019년에 95위 등 하위권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순위에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부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 대에 그쳤고 청년실업률은 높아서, 청년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지에서도 국민총행복을 우선하는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데, 유엔행복보고서에서만큼은 부탄은 행복한 나라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순위도 궁금해지는데,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인가요.

그래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우리나라의 행복 점수는 6.058점으로 52위로 집계됐습니다.

일본, 필리핀, 베트남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섯 계단씩 2년 연속 상승하고 있는데요.

분야별로 살펴봤는데, 우리나라는 건강 기대수명과 1인당 국민총생산에서는 비교적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있는지 여부와 선택의 자유, 부정부패 등이 80위 아래로 낮게 측정되면서 전체 순위를 끌어내린 겁니다.

앞서 핀란드는 기관 등에 대한 신뢰도가 높게 나타난게 행복의 비결로 꼽힌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기관과 지인들을 신뢰할 수 있는지, 결정을 내릴때 주변 환경에 영향받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지 저도 한번 자문해봤는데, 행복보고서 창간 편집장은 이 보고서의 목적이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사회적으로 개선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존 헬리웰/세계행복보고서 창간 편집장 : "이 보고서의 중요한 기능은 넓은 범위에서 무엇이 더 좋은 삶을 만드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만드는 것입니다."]

한편, 행복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의 행복도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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