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돌입’ 송영길 재판 출석도 거부…법조계 “상당히 이례적, 법원 무력화”

[앵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현 소나무당 대표가 두 번 연속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보석 기각 이후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옥중 단식까지 선언했는데요, 법조계에서는 구속 피고인의 불출석은 매우 이례적이란 반응입니다.

이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해 12월 : "검찰이 100여 회 압수수색으로 꾸며낸 증거를 법정에 제출하면 법정에서 다투겠습니다."]

옥중에 소나무당을 창당한 데 이어 '총선 포스터라도 찍게 해달라'며 보석을 신청하더니, 기각되자 재판에 불출석하고 단식을 선언했습니다.

어제(3일) 재판엔 송 전 대표는 물론 변호인 마저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재판이 엉망이 됐다"며 "변호인들도 불출석하는 상황은 상상을 못 했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불출석을 고집하면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검찰은 "보통 국민은 상상도 못 하는 특권을 맡겨놓은 물건 돌려달라는 듯 요구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구속 피고인이 재판에 나오지 않는 것도, 구속 피고인에게 다시 구인영장을 발부하는 것도 극히 이례적입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피고인에게 재판 출석은 권리"라며 "재판을 거부하는 건 사법 시스템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재판 불출석은 재판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고 법원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구치소에서 총선용 방송연설을 '옥중 녹화'하게 해달라는 송 전 대표의 요구에 법무부는 관련 법령 등을 검토해 허가했습니다.

송 전 대표의 다음 재판은 총선 이후인 오는 15일에 열립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유현우/영상편집:정광진/그래픽:여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