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극초음속 미사일 성공…“미사일 체계 완성”

입력 2024.04.06 (08:28) 수정 2024.04.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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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 저희 <남북의 창>에서 북한 공수부대 훈련 모습을 보여드렸죠.

고려항공 수송기를 이용하는 걸 보면서 열악한 항공 전력의 단면만 보여준 꼴이 됐다.

이렇게 소개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KBS 취재 결과, 김정은과 딸 주애가 참관한 이 훈련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합니다.

강풍으로 낙하산이 안 펴지거나 엉키면서 많은 군인들이 추락했는데, 사망자 가운데는 20대 초반 병사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기상 상황으로 봐서는 훈련이 무리였지만, 사고 위험을 알면서도 군 지휘관들이 밀어붙였다는 게 소식통의 말입니다.

4월 첫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미사일에 핵과 고체엔진을 탑재할 수 있게 됐다며 미사일 체계 완성도 선언했는데요.

여기에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드러내면서 발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 앤 한반도>는 북한 도발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가죽점퍼를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동식 발사차량을 따라 걷습니다.

탄두를 감싼 덮개가 열리고, 납작한 글라이더 모양의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이 수직으로 일어선 뒤 솟구칩니다.

[조선중앙TV/4월 3일 : "우리 공화국의 군사력을 용용히 과시하는 첨단 미사일이 발사됐습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포-16나형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이번 미사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체 2단 추진체입니다.

과거 발사차량의 바퀴는 6축이었지만, 이번에는 7축으로 늘어 미사일 길이가 더 길어진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모든 미사일의 고체연료화와 핵무기화를 실현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3일 : "신속히, 정확히, 강력히라는 당 중앙의 미사일 무력 건설의 3대 원칙을 빛나게 관철하게 되었다고 긍지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합참은 북한 발표와 달리 실제 사거리가 600㎞ 정도에 불과했고, 2차 엔진연소 중 비행 방향을 변경했다는 주장도 과장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단거리, 장거리에 이어 괌과 알래스카까지 타격 가능한 중거리급까지 고체 연료 기반이 되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증대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진아/한국외대 LD학부 교수 : "극초음속 무기는 한국이 아직까지는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비대칭적이고 우위에 설 수 있는 특별한 무기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이것은 굉장히 변칙적으로 기동을 하기도 하고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선 이것을 추적하기도 어렵고 요격하기도 좀 어려운 상황이에요."]

우리 군 당국은 정찰위성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박경수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부총국장은 올해 여러 개의 정찰위성 발사를 예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군도 오는 8일 미 플로리다 공군기지에서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할 예정인데, 북한이 이를 기점으로 또다시 정찰위성을 발사할 경우 남북 우주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4월 1일 :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의 목적과는 무관하게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어떠한 위성도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입니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만리경-1호가 궤도를 돌고 있지만 정찰을 위한 사진이나 영상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만리경-1호의 고도가 점점 떨어져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고도가 다시 높아진 것으로 봐 제어 및 추력 장치는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약 러시아가 북한에 고해상도 광학 장비를 제공하고 북한이 이를 실어 또다시 궤도에 올릴 경우 북한은 남측 일대를 더욱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단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이미 미사일 운반체, 우주발사체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계속 북한이 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이 광학장비하고 송수신 체계라고 자신들 스스로 얘기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러시아의 협조가 있지 않을까 추정할 수 있죠."]

[앵커]

UN 전문가 패널 종료…대북 감시에 구멍

이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높아지고 있지만,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감시 활동은 크게 약화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러시아가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활동 연장에 반대했기 때문인데요.

북한에게는 눈엣가시 같던 전문가 패널이 종료되면서 핵무력 증강을 용인하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8일 오전 열린 유엔안보리 전체 회의.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를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부결됐습니다.

[바실리 네벤자/주유엔 러시아 대사 : "현재 이 지역의 핵 확산을 막으려는 숭고한 의도로 안보리 결의에 채택된 제재 체제는 그 관련성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현실과 상당 부분 괴리돼 있습니다."]

이로써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안보리 핵심 기구가 오는 30일을 끝으로, 창설 15년 만에 활동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회의장에선 러시아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황준국/주유엔대사 : "이것은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CCTV를 파손한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전문가 패널은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안보리 대북 결의로 창설됐습니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까지 총 8개국 파견 전문가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은 매년 2차례 북한의 핵 동향과 유엔회원국들의 대북제재 위반 사례 등을 독립적으로 조사해 보고서를 냈습니다.

일례로 2022년에는 북한이 풍계리 핵시설의 새 갱도를 파고 기폭 장치를 시험하는 등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을 포착해 안보리에 보고했습니다.

석유나 김정은 위원장의 외제차량 등 제재 대상 품목 밀반입 등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전문가 패널은 미국 국적의 전문가도 있고 다양한 유럽 국가도 있고 한데 재미있는 건 중국과 러시아 국적의 전문가들이 많았어요, 초기에는. 2009년에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만들어질 때만 해도 유엔 상임이사국 5개국이 아주 똘똘 뭉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또 불법 무기 거래를 포함해서 각종 불법 거래 행위를 감시를 계속 해왔어요."]

그동안 나름 안보리의 틀을 잘 유지해 왔던 러시아가 대북제재 감시망을 허문 이유는 복잡한 국내외 정세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질서가 진영화 되자, 안보리 내에서도 서방과 중러의 분열이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제재 위반 조사에 참여하는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정면으로 어기는 모순적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전문가 패널 정례 보고서에도 북러 간 군사협력 관련 정황이 집중적으로 담긴 바 있습니다.

[김진아/한국외대 LD학부 교수 : "3월 7일에 제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패널들이 작성한 것이고요. 그것이 공개가 되던 시점에 얼마나 많이 러시아가 지목을 당했느냐 477번이나 지목을 당했거든요. 6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양인데 굉장히 많은 내용들이 러시아와 관련한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이 되고 패널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 조사를 협조해달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아무래도 이제는 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요."]

유엔은 대북제제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활동을 종료하더라도 대북제재위는 지속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러시아 군수 물자 운송과 북한 노동자 수출에 관여한 러시아 기업과 개인을 독자 제재하는 등 제재 회피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유엔 차원의 공감대가 하루아침에 허물어진 셈이어서 파장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제재를 우회해 더 대담한 불법 활동을 벌일 거란 우려도 더 커졌습니다.

[김진아/한국외대 LD학부 교수 : "북한을 제재하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국가들은 억지로라도 제재에 동참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줘야 됐었는데 이제 그걸 굳이 안 해도 되는 상황이 돼버렸다. 그런 부분들을 북한은 굉장히 안심할 것이라는 거고요."]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 입장에선 지금까지 러시아하고 정상회담을 했지만, 많은 합의를 했지만 이게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었는데 이번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이 무산됨으로 인해서 '이제 보다 본격적으로 러시아하고 합의한 전방위적인 합의들이 보다 효과성을 갖고 진행될 수 있겠구나' 그런 기대감을 갖게 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되는 거죠."]

정부는 미국, 일본, EU 등 동맹, 우호국들과 연합해 대북 제재의 이행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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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극초음속 미사일 성공…“미사일 체계 완성”
    • 입력 2024-04-06 08:28:04
    • 수정2024-04-06 09: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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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 저희 <남북의 창>에서 북한 공수부대 훈련 모습을 보여드렸죠.

고려항공 수송기를 이용하는 걸 보면서 열악한 항공 전력의 단면만 보여준 꼴이 됐다.

이렇게 소개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KBS 취재 결과, 김정은과 딸 주애가 참관한 이 훈련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합니다.

강풍으로 낙하산이 안 펴지거나 엉키면서 많은 군인들이 추락했는데, 사망자 가운데는 20대 초반 병사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기상 상황으로 봐서는 훈련이 무리였지만, 사고 위험을 알면서도 군 지휘관들이 밀어붙였다는 게 소식통의 말입니다.

4월 첫째 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미사일에 핵과 고체엔진을 탑재할 수 있게 됐다며 미사일 체계 완성도 선언했는데요.

여기에 정찰위성을 추가 발사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드러내면서 발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 앤 한반도>는 북한 도발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리포트]

가죽점퍼를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동식 발사차량을 따라 걷습니다.

탄두를 감싼 덮개가 열리고, 납작한 글라이더 모양의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이 수직으로 일어선 뒤 솟구칩니다.

[조선중앙TV/4월 3일 : "우리 공화국의 군사력을 용용히 과시하는 첨단 미사일이 발사됐습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미사일, 화성포-16나형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이번 미사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체 2단 추진체입니다.

과거 발사차량의 바퀴는 6축이었지만, 이번에는 7축으로 늘어 미사일 길이가 더 길어진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모든 미사일의 고체연료화와 핵무기화를 실현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조선중앙TV/4월 3일 : "신속히, 정확히, 강력히라는 당 중앙의 미사일 무력 건설의 3대 원칙을 빛나게 관철하게 되었다고 긍지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합참은 북한 발표와 달리 실제 사거리가 600㎞ 정도에 불과했고, 2차 엔진연소 중 비행 방향을 변경했다는 주장도 과장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단거리, 장거리에 이어 괌과 알래스카까지 타격 가능한 중거리급까지 고체 연료 기반이 되면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증대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진아/한국외대 LD학부 교수 : "극초음속 무기는 한국이 아직까지는 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비대칭적이고 우위에 설 수 있는 특별한 무기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이것은 굉장히 변칙적으로 기동을 하기도 하고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선 이것을 추적하기도 어렵고 요격하기도 좀 어려운 상황이에요."]

우리 군 당국은 정찰위성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박경수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부총국장은 올해 여러 개의 정찰위성 발사를 예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군도 오는 8일 미 플로리다 공군기지에서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할 예정인데, 북한이 이를 기점으로 또다시 정찰위성을 발사할 경우 남북 우주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병삼/통일부 대변인/4월 1일 :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의 목적과는 무관하게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어떠한 위성도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입니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만리경-1호가 궤도를 돌고 있지만 정찰을 위한 사진이나 영상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만리경-1호의 고도가 점점 떨어져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고도가 다시 높아진 것으로 봐 제어 및 추력 장치는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약 러시아가 북한에 고해상도 광학 장비를 제공하고 북한이 이를 실어 또다시 궤도에 올릴 경우 북한은 남측 일대를 더욱 정밀하게 들여다볼 수단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이미 미사일 운반체, 우주발사체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계속 북한이 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이 광학장비하고 송수신 체계라고 자신들 스스로 얘기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는 러시아의 협조가 있지 않을까 추정할 수 있죠."]

[앵커]

UN 전문가 패널 종료…대북 감시에 구멍

이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높아지고 있지만,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감시 활동은 크게 약화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러시아가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활동 연장에 반대했기 때문인데요.

북한에게는 눈엣가시 같던 전문가 패널이 종료되면서 핵무력 증강을 용인하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8일 오전 열린 유엔안보리 전체 회의.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를 1년 연장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부결됐습니다.

[바실리 네벤자/주유엔 러시아 대사 : "현재 이 지역의 핵 확산을 막으려는 숭고한 의도로 안보리 결의에 채택된 제재 체제는 그 관련성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현실과 상당 부분 괴리돼 있습니다."]

이로써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안보리 핵심 기구가 오는 30일을 끝으로, 창설 15년 만에 활동을 중단하게 됐습니다.

회의장에선 러시아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황준국/주유엔대사 : "이것은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CCTV를 파손한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전문가 패널은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안보리 대북 결의로 창설됐습니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까지 총 8개국 파견 전문가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들은 매년 2차례 북한의 핵 동향과 유엔회원국들의 대북제재 위반 사례 등을 독립적으로 조사해 보고서를 냈습니다.

일례로 2022년에는 북한이 풍계리 핵시설의 새 갱도를 파고 기폭 장치를 시험하는 등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을 포착해 안보리에 보고했습니다.

석유나 김정은 위원장의 외제차량 등 제재 대상 품목 밀반입 등을 적나라하게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전문가 패널은 미국 국적의 전문가도 있고 다양한 유럽 국가도 있고 한데 재미있는 건 중국과 러시아 국적의 전문가들이 많았어요, 초기에는. 2009년에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만들어질 때만 해도 유엔 상임이사국 5개국이 아주 똘똘 뭉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감시하고 또 불법 무기 거래를 포함해서 각종 불법 거래 행위를 감시를 계속 해왔어요."]

그동안 나름 안보리의 틀을 잘 유지해 왔던 러시아가 대북제재 감시망을 허문 이유는 복잡한 국내외 정세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질서가 진영화 되자, 안보리 내에서도 서방과 중러의 분열이 심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제재 위반 조사에 참여하는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정면으로 어기는 모순적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전문가 패널 정례 보고서에도 북러 간 군사협력 관련 정황이 집중적으로 담긴 바 있습니다.

[김진아/한국외대 LD학부 교수 : "3월 7일에 제재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패널들이 작성한 것이고요. 그것이 공개가 되던 시점에 얼마나 많이 러시아가 지목을 당했느냐 477번이나 지목을 당했거든요. 6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양인데 굉장히 많은 내용들이 러시아와 관련한 것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이 되고 패널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 조사를 협조해달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아무래도 이제는 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고요."]

유엔은 대북제제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이 활동을 종료하더라도 대북제재위는 지속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 정부 역시 러시아 군수 물자 운송과 북한 노동자 수출에 관여한 러시아 기업과 개인을 독자 제재하는 등 제재 회피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유엔 차원의 공감대가 하루아침에 허물어진 셈이어서 파장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제재를 우회해 더 대담한 불법 활동을 벌일 거란 우려도 더 커졌습니다.

[김진아/한국외대 LD학부 교수 : "북한을 제재하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국가들은 억지로라도 제재에 동참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줘야 됐었는데 이제 그걸 굳이 안 해도 되는 상황이 돼버렸다. 그런 부분들을 북한은 굉장히 안심할 것이라는 거고요."]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 입장에선 지금까지 러시아하고 정상회담을 했지만, 많은 합의를 했지만 이게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었는데 이번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이 무산됨으로 인해서 '이제 보다 본격적으로 러시아하고 합의한 전방위적인 합의들이 보다 효과성을 갖고 진행될 수 있겠구나' 그런 기대감을 갖게 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되는 거죠."]

정부는 미국, 일본, EU 등 동맹, 우호국들과 연합해 대북 제재의 이행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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