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합주 애리조나서 160년된 낙태금지법 부활

입력 2024.04.10 (08:31) 수정 2024.04.1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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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로 꼽히는 애리조나주에서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원 판결이 나와 이 지역 최대 선거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AP와 블룸버그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현지 시각 9일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 임신 중 모든 시기에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과거의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도 예외로 두지 않습니다.

해당 법은 1864년 제정된 법으로, 이후 임신 초기에 낙태를 허용하는 다른 주법들이 제정되면서 사문화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2022년 6월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 허용 여부를 각 주의 결정에 맡긴 뒤 공화당 소속이었던 애리조나주 당시 법무장관이 주 법원 판사를 설득해 1864년의 낙태금지법 집행에 대한 차단 조처를 해제하게 하면서 이 법의 시행을 둘러싼 법정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주 대법원은 이날 4대 2 판결로 "연방법이나 주법에 1864년 법령의 운영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면서 1864년 낙태금지법이 지금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법의 합헌성에 대한 추가적인 의견을 듣기 위해 이 사건을 하급 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14일간 효력을 유보했으며 추가로 45일간의 유예 기간을 뒀습니다.

이전까지 애리조나에서는 임신 첫 15주 동안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 언론은 애리조나주가 주요 경합주 중 한 곳이라며, 낙태 문제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지역의 표심을 좌우하는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듯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마자 즉각 비판 성명을 발표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온라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동영상에서 낙태 문제에 관해 "각 주가 투표나 입법에 의해 결정할 것이며, 결정된 것은 해당 주의 법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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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4-10 08: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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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로 꼽히는 애리조나주에서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법원 판결이 나와 이 지역 최대 선거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AP와 블룸버그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현지 시각 9일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 임신 중 모든 시기에 낙태를 전면 금지하는 과거의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도 예외로 두지 않습니다.

해당 법은 1864년 제정된 법으로, 이후 임신 초기에 낙태를 허용하는 다른 주법들이 제정되면서 사문화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2022년 6월 연방 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낙태 허용 여부를 각 주의 결정에 맡긴 뒤 공화당 소속이었던 애리조나주 당시 법무장관이 주 법원 판사를 설득해 1864년의 낙태금지법 집행에 대한 차단 조처를 해제하게 하면서 이 법의 시행을 둘러싼 법정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주 대법원은 이날 4대 2 판결로 "연방법이나 주법에 1864년 법령의 운영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면서 1864년 낙태금지법이 지금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법의 합헌성에 대한 추가적인 의견을 듣기 위해 이 사건을 하급 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14일간 효력을 유보했으며 추가로 45일간의 유예 기간을 뒀습니다.

이전까지 애리조나에서는 임신 첫 15주 동안 낙태 시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 언론은 애리조나주가 주요 경합주 중 한 곳이라며, 낙태 문제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지역의 표심을 좌우하는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듯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마자 즉각 비판 성명을 발표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온라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동영상에서 낙태 문제에 관해 "각 주가 투표나 입법에 의해 결정할 것이며, 결정된 것은 해당 주의 법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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