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에 더 효과적 ‘비상자동제동장치’

[앵커]

65살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내는 교통사고가 날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령자의 경우 비상 자동 제동장치를 쓰면 사고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치를 설치하는 비율이 고령자는 되레 낮은 편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윤양균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리포트]

차선을 바꾸다 앞차를 발견하고 멈춰 섭니다.

좌회전한 뒤, 시야에 들어온 차량도 추돌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멈춘 게 아니라, 차 앞에 달린 비상자동제동장치가 작동한 겁니다.

110~120도 화각으로 앞에 있는 물체를 감지하고, 운전 차량과 물체의 속도를 모두 고려해 충돌 0.8초 전 자동으로 차를 멈춥니다.

[장효석/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충돌이 예측되면 인력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게 아니라 자동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시스템입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추돌사고는 4년 사이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같은 기간 20~30대가 12% 가까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입니다.

그런데 자동으로 차를 멈추게 하는 이 장치를 사용하면 전체 평균 추돌사고는 16%, 고령 운전자는 22% 정도 감소했습니다.

이런 효과로 국내에선 지난해부터 새로 출시되는 대부분 차종에 설치가 의무화됐습니다.

문제는 운전자 나이가 많을수록 이 장치가 설치됐을 확률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65세 이상 고령의 경우 설치율이 16%로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고령층은 첨단 기능이 있는 신차를 사는 경우가 비교적 적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고령자가 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면 사고 방지 기능이 있는 차로 바꾸도록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효석/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장착 차량 구매 시에는 보조금이 지급되거나, 보험료 할인율이 인상되는 등 재정 지원책이 (필요합니다)."]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은 이 장치가 있는 차량에 한해 조건부 면허증을 발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