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K] 세월호 참사 10주기…광장에서 기억하다

입력 2024.04.15 (19:26) 수정 2024.04.1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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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린K' 시간입니다.

내일은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곳곳에서 추념식과 문화제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전북에서도 지난 주말 풍남문 광장에서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오늘 열린K 에서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꾸려진 전주 풍남문 광장 분향소의 지킴이 이병무씨와 함께 세월호 참사 10주기의 의미와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들어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세월호 참사가 올해로 10주기가 됐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전주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로서 어떤 마음이신지요?

[답변]

아마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갈망해온 모두가 그렇겠지만 세월호 참사 10년이 되었는데 아직 해결되 않은 상태거든요.

또 당장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마음이 무겁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신 유가족을 생각하면서 다시 신발끈을 묶는 심정으로 맞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 13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세월호 10주기 추모 음악회와 문화제가 열렸는데요,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변]

이번 10주기는 16일 안산에서 전국적으로 함께하자는 요청이 있어서 전주는 13일에 문화제를 가졌었습니다.

정말 많은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이 저희가 요청하기 전에 자원해오셔서 다채로운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1부, 2부로 나눠 아세헌 공연팀과 전북 소리숲 오케스트라가 추모공연을 해주셨고, 2부 추모문화제에서는 세월호 유가족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모시고 연주와 율동과 합창을 통해 위로하고 발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0여 개 단체들이 함께 10주기를 준비했고, 문화제에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였는데도 불구, 또한 중요행사들 이 겹친 상황인데도 많은 분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앵커]

전주 세월호 분향소,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남은 곳인데요,

그동안 철거 논란이 계속 있었죠?

지금은 어떤 상황입니까?

[답변]

전주 세월호 분향소는 한 평 남짓 작은 텐트로 마련된 공간입니다.

2014년 참사가 발생 한 뒤 시민의 뜻을 모아 처음 설치했는데요,

그동안 지역 시민사회 단체들과 힘을 합해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을 해왔습니다.

90세 가까운 원로들도 거의 매일 나오셔서 분향소를 지켰는데요,

그런데 민선 8기 들어서면서 전주시 측에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전기를 끊고 분향소를 철거하겠다며 계고장을 보내고 그랬었죠.

이런 점이 논란이 되니 전주시는 실내기억 공간 조성에 뜻이 있다 하면서 광장의 분향소 유지를 설득하려 했는데, 하지만 나중에는 전주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태도를 바꿨습니다.

이후 발생한 이태원 참사 분향소 설치로 전주시는 잠시 뒤로 물러나 있는 상태인데요,

여전히 실내 기억공간 설치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저희 분향소는 자진철거냐 강제철거냐의 선택지만 있을 뿐입니다.

[앵커]

이런 철거 논란에도 참사에 대한 기억 공간을 꼭 두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변]

세월호처럼 진상규명이 필요한 다중 사망 사건은 범사회적인 것으로 모든 시민이 상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진정한 장례는 유예되거나 지속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모두가 볼 수 있고 찾아 올 수 있고, 추모에 참여할 수 있는 광장의 시민 분향소는 꼭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부분은 유가족들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이 확실히 밝혀지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생기기 전까지는 광장의 분향소 꼭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이병무 씨는 전주 세월호 분향소에서 10년 동안 지킴이를 자처하고 계신데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답변]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남들과 똑같은 이유라고 보시면 됩니다.

말도 안되는 참사에 분노하고 진상규명을 바라는 마음..

처음에는 온 국민이 함께였잖아요.

그런데 다들 힘든 일상속에서 시간이 지났고 심지어 정권까지 바뀌면서 세월호 참사가 점점 잊혀져 가는 것 같더라고요.

더구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책임자 처벌도 안됐습니다.

유족들은 여전히 거리에 있고요.

이런 사실을 전주 시민 농성장과 분향소는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 믿었습니다.

사실을 잘 몰라 반대하는 분들도 생겨났지만, 24시간 농성은 못 해도 분향소 정도는 지킬 수 있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하다고 봐서가 아니라 누군가는 할 필요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라고 말씀드리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았죠.

광주 학동 참사 이태원과 충북 오송 참사 등 대규모 인명 피해와 사회적 손실을 가져온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요,

이런 참사가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답변]

제일 먼저 사회적 재난 참사를 예방하려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하고요.

여기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승선원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몇 차례나 말을 바꾸지 않았잖습니까.

2022년에 일어난 이태원 참사 역시 지금까지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빨리 정부가 나서서 진상을 밝혀야 하겠고요.

생명안전기본법제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국가의 책임 인정을 반드시 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편집:최승리/글·구성: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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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K] 세월호 참사 10주기…광장에서 기억하다
    • 입력 2024-04-15 19:26:42
    • 수정2024-04-15 19:48:02
    뉴스7(전주)
[앵커]

'열린K' 시간입니다.

내일은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곳곳에서 추념식과 문화제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전북에서도 지난 주말 풍남문 광장에서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오늘 열린K 에서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꾸려진 전주 풍남문 광장 분향소의 지킴이 이병무씨와 함께 세월호 참사 10주기의 의미와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들어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세월호 참사가 올해로 10주기가 됐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전주 세월호 분향소 지킴이로서 어떤 마음이신지요?

[답변]

아마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갈망해온 모두가 그렇겠지만 세월호 참사 10년이 되었는데 아직 해결되 않은 상태거든요.

또 당장 해결 전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마음이 무겁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신 유가족을 생각하면서 다시 신발끈을 묶는 심정으로 맞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 13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세월호 10주기 추모 음악회와 문화제가 열렸는데요,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변]

이번 10주기는 16일 안산에서 전국적으로 함께하자는 요청이 있어서 전주는 13일에 문화제를 가졌었습니다.

정말 많은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이 저희가 요청하기 전에 자원해오셔서 다채로운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1부, 2부로 나눠 아세헌 공연팀과 전북 소리숲 오케스트라가 추모공연을 해주셨고, 2부 추모문화제에서는 세월호 유가족과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모시고 연주와 율동과 합창을 통해 위로하고 발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0여 개 단체들이 함께 10주기를 준비했고, 문화제에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였는데도 불구, 또한 중요행사들 이 겹친 상황인데도 많은 분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앵커]

전주 세월호 분향소,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남은 곳인데요,

그동안 철거 논란이 계속 있었죠?

지금은 어떤 상황입니까?

[답변]

전주 세월호 분향소는 한 평 남짓 작은 텐트로 마련된 공간입니다.

2014년 참사가 발생 한 뒤 시민의 뜻을 모아 처음 설치했는데요,

그동안 지역 시민사회 단체들과 힘을 합해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을 해왔습니다.

90세 가까운 원로들도 거의 매일 나오셔서 분향소를 지켰는데요,

그런데 민선 8기 들어서면서 전주시 측에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전기를 끊고 분향소를 철거하겠다며 계고장을 보내고 그랬었죠.

이런 점이 논란이 되니 전주시는 실내기억 공간 조성에 뜻이 있다 하면서 광장의 분향소 유지를 설득하려 했는데, 하지만 나중에는 전주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태도를 바꿨습니다.

이후 발생한 이태원 참사 분향소 설치로 전주시는 잠시 뒤로 물러나 있는 상태인데요,

여전히 실내 기억공간 설치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저희 분향소는 자진철거냐 강제철거냐의 선택지만 있을 뿐입니다.

[앵커]

이런 철거 논란에도 참사에 대한 기억 공간을 꼭 두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변]

세월호처럼 진상규명이 필요한 다중 사망 사건은 범사회적인 것으로 모든 시민이 상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진정한 장례는 유예되거나 지속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모두가 볼 수 있고 찾아 올 수 있고, 추모에 참여할 수 있는 광장의 시민 분향소는 꼭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부분은 유가족들도 공감하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이 확실히 밝혀지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생기기 전까지는 광장의 분향소 꼭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이병무 씨는 전주 세월호 분향소에서 10년 동안 지킴이를 자처하고 계신데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답변]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남들과 똑같은 이유라고 보시면 됩니다.

말도 안되는 참사에 분노하고 진상규명을 바라는 마음..

처음에는 온 국민이 함께였잖아요.

그런데 다들 힘든 일상속에서 시간이 지났고 심지어 정권까지 바뀌면서 세월호 참사가 점점 잊혀져 가는 것 같더라고요.

더구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책임자 처벌도 안됐습니다.

유족들은 여전히 거리에 있고요.

이런 사실을 전주 시민 농성장과 분향소는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 믿었습니다.

사실을 잘 몰라 반대하는 분들도 생겨났지만, 24시간 농성은 못 해도 분향소 정도는 지킬 수 있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하다고 봐서가 아니라 누군가는 할 필요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라고 말씀드리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았죠.

광주 학동 참사 이태원과 충북 오송 참사 등 대규모 인명 피해와 사회적 손실을 가져온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요,

이런 참사가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요?

[답변]

제일 먼저 사회적 재난 참사를 예방하려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하고요.

여기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는 승선원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몇 차례나 말을 바꾸지 않았잖습니까.

2022년에 일어난 이태원 참사 역시 지금까지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빨리 정부가 나서서 진상을 밝혀야 하겠고요.

생명안전기본법제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국가의 책임 인정을 반드시 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편집:최승리/글·구성: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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