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숨기고, 과적하고…여전한 ‘해상 안전불감증’

입력 2024.04.16 (07:20) 수정 2024.04.1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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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는 해상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과적이나 선박 불법 증축이 끊이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은 여전합니다.

이화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칠흑 같은 바다, 어지럽게 떠 있는 상자들 사이로 해경 대원들이 구조에 나섭니다.

["줄, 줄, 놔두시고. 줄! 줄을 던져!"]

불법 조업을 한 어선이 뒤집혀 선원 4명이 숨졌습니다.

불법 조업을 숨기려고 선박 위치 발신기인 V-Pass를 고의로 꺼 구조가 더 늦어졌습니다.

스스로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이런 사례, 매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오병훈/해양경찰청 안전관리계장 : "불법 조업을 목적으로 하거나 어선 조업지나 낚시 포인트(지점) 등 위치 노출을 꺼려서 위치 발생 장치를 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속한 사고 대응 등 안전 관리를 위해서 (장치를 항상 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과적과 불법 증축도 여전합니다.

지난해 2월 5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청보호 전복 사고.

적정 무게의 배가 넘는 통발을 실은 데다 어구 적재함을 불법 증축한 탓에 선박 복원성이 약화 되면서 인명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김석훈/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과장 : "어판장까지 이동하면 시간이 더 들고 유류 비용이 들잖아요. 절약하기 위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통발을 적재를 하다 보니 과적이 되는 것으로..."]

지난해 일어난 선박 사고 4천여 건 가운데, 관리 소홀과 정비 불량, 운항 부주의 등 인재로 분류되는 사고는 70%가 넘습니다.

[공길영/한국해양대학교 항해융합학부 교수 : "해경 단속이나 이런 걸 겁을 내면 (규정 위반을) 안 할 텐데. 안전 교육 오라 그러면 자기는 안 오고 다른 사람 보내버리고. 의무 교육이 있는데도 잘 안되죠. 안전불감증이라는 게 만연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느슨한 안전 의식은 또 다른 해양 사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영상편집:정광진/영상제공:해양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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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치 숨기고, 과적하고…여전한 ‘해상 안전불감증’
    • 입력 2024-04-16 07:20:40
    • 수정2024-04-16 07: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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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는 해상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과적이나 선박 불법 증축이 끊이지 않는 등 안전불감증은 여전합니다.

이화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칠흑 같은 바다, 어지럽게 떠 있는 상자들 사이로 해경 대원들이 구조에 나섭니다.

["줄, 줄, 놔두시고. 줄! 줄을 던져!"]

불법 조업을 한 어선이 뒤집혀 선원 4명이 숨졌습니다.

불법 조업을 숨기려고 선박 위치 발신기인 V-Pass를 고의로 꺼 구조가 더 늦어졌습니다.

스스로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이런 사례, 매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오병훈/해양경찰청 안전관리계장 : "불법 조업을 목적으로 하거나 어선 조업지나 낚시 포인트(지점) 등 위치 노출을 꺼려서 위치 발생 장치를 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속한 사고 대응 등 안전 관리를 위해서 (장치를 항상 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과적과 불법 증축도 여전합니다.

지난해 2월 5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청보호 전복 사고.

적정 무게의 배가 넘는 통발을 실은 데다 어구 적재함을 불법 증축한 탓에 선박 복원성이 약화 되면서 인명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김석훈/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과장 : "어판장까지 이동하면 시간이 더 들고 유류 비용이 들잖아요. 절약하기 위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통발을 적재를 하다 보니 과적이 되는 것으로..."]

지난해 일어난 선박 사고 4천여 건 가운데, 관리 소홀과 정비 불량, 운항 부주의 등 인재로 분류되는 사고는 70%가 넘습니다.

[공길영/한국해양대학교 항해융합학부 교수 : "해경 단속이나 이런 걸 겁을 내면 (규정 위반을) 안 할 텐데. 안전 교육 오라 그러면 자기는 안 오고 다른 사람 보내버리고. 의무 교육이 있는데도 잘 안되죠. 안전불감증이라는 게 만연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느슨한 안전 의식은 또 다른 해양 사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영상편집:정광진/영상제공:해양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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