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증축·과적 여전…해상 안전 ‘빨간불’

입력 2024.04.21 (07:18) 수정 2024.04.2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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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사고가 난 지 10년이 지났죠.

그런데 해상 안전에 대한 불감증은 여전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바다 위 안전 점검해 봤습니다.

윤양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칠흑 같은 바다, 어지럽게 떠 있는 상자들 사이로 해경 대원들이 구조에 나섭니다.

["줄, 줄, 놔두시고. 줄! 줄을 던져!"]

불법으로 조업한 어선이 뒤집혀 선원 4명이 숨졌습니다.

불법 조업을 숨기려고 선박 위치 발신기인 V-Pass를 일부러 꺼놓은 바람에 구조가 더 늦어졌습니다.

스스로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이런 발신기 두절 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오병훈/해양경찰청 안전관리계장 : "불법 조업을 목적으로 하거나 어선 조업지나 낚시 포인트(지점) 등 위치 노출을 꺼려서 위치 발생 장치를 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속한 사고 대응 등 안전 관리를 위해서 (장치를 항상 켜야 합니다)."]

무리한 과적과 불법 증축도 여전합니다.

지난해 2월.

5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청보호 전복 사고, 적정 무게의 배가 넘는 통발을 실은 데다 어구 적재함을 불법 증축한 탓에 선박 복원성이 약해졌고 인명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김석훈/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과장 : "어판장까지 이동하면 시간이 더 들고 유류 비용이 들잖아요. 절약하기 위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통발을 적재를 하다 보니 과적이 되는 것으로..."]

과적하거나 증축하면 무게 중심이 높아져 파도에 취약해지고 어선의 안전성이 떨어집니다.

지난해 일어난 선박 사고 4천여 건 가운데, 관리 소홀과 정비 불량, 운항 부주의 등 인재로 분류되는 사고는 70%가 넘습니다.

[공길영/한국해양대학교 항해융합학부 교수 : "해경 단속이나 이런 걸 겁을 내면 (규정 위반을) 안 할 텐데. 안전 교육 오라 그러면 자기는 안 오고 다른 사람 보내버리고. 의무 교육이 있는데도 잘 안되죠. 안전불감증이라는 게 만연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해상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빨간불'이라고 경고합니다.

느슨한 안전 의식은 또 다른 해양 사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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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증축·과적 여전…해상 안전 ‘빨간불’
    • 입력 2024-04-21 07:18:51
    • 수정2024-04-21 07: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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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사고가 난 지 10년이 지났죠.

그런데 해상 안전에 대한 불감증은 여전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바다 위 안전 점검해 봤습니다.

윤양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칠흑 같은 바다, 어지럽게 떠 있는 상자들 사이로 해경 대원들이 구조에 나섭니다.

["줄, 줄, 놔두시고. 줄! 줄을 던져!"]

불법으로 조업한 어선이 뒤집혀 선원 4명이 숨졌습니다.

불법 조업을 숨기려고 선박 위치 발신기인 V-Pass를 일부러 꺼놓은 바람에 구조가 더 늦어졌습니다.

스스로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이런 발신기 두절 사례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오병훈/해양경찰청 안전관리계장 : "불법 조업을 목적으로 하거나 어선 조업지나 낚시 포인트(지점) 등 위치 노출을 꺼려서 위치 발생 장치를 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신속한 사고 대응 등 안전 관리를 위해서 (장치를 항상 켜야 합니다)."]

무리한 과적과 불법 증축도 여전합니다.

지난해 2월.

5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된 청보호 전복 사고, 적정 무게의 배가 넘는 통발을 실은 데다 어구 적재함을 불법 증축한 탓에 선박 복원성이 약해졌고 인명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김석훈/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 과장 : "어판장까지 이동하면 시간이 더 들고 유류 비용이 들잖아요. 절약하기 위해서 한꺼번에 많은 양의 통발을 적재를 하다 보니 과적이 되는 것으로..."]

과적하거나 증축하면 무게 중심이 높아져 파도에 취약해지고 어선의 안전성이 떨어집니다.

지난해 일어난 선박 사고 4천여 건 가운데, 관리 소홀과 정비 불량, 운항 부주의 등 인재로 분류되는 사고는 70%가 넘습니다.

[공길영/한국해양대학교 항해융합학부 교수 : "해경 단속이나 이런 걸 겁을 내면 (규정 위반을) 안 할 텐데. 안전 교육 오라 그러면 자기는 안 오고 다른 사람 보내버리고. 의무 교육이 있는데도 잘 안되죠. 안전불감증이라는 게 만연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해상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빨간불'이라고 경고합니다.

느슨한 안전 의식은 또 다른 해양 사고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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