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난민 송환법 영국 의회 통과 직후 영국해협서 5명 익사

영국 의회가 난민을 르완다로 송환하는 법안을 통과한지 불과 몇시간 만에 영국해협에서 난민 5명이 익사하는 비극이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사고는 현지 시각 23일 오전 프랑스 칼레에서 남서쪽으로 32㎞ 떨어진 비므뢰 항구에서 출발해 영국으로 향하던 소형 선박 엔진이 고장나면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보트에는 112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사망자는 7살 소녀와 여성 1명, 남성 3명으로 파악됐습니다.

프랑스 해안경비대는 사고 직후 출동해 49명을 구조했으며 추가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나머지 승선자들은 보트에 머물다 고장난 엔진이 복구되자 다시 영국으로 향했습니다.

당국의 조사 결과 이 보트에는 승선 제한 인원을 초과한 사람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영국은 생계를 위해 소형 보트를 타고 밀려드는 난민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익사 위험에도 불구하고 소형 배 편으로 영국에 들어온 불법 이주민은 6천명이 넘습니다. 2018년 이후로는 12만명에 달합니다.

이에 영국은 난민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이들을 르완다로 송환하는 내용의 법안 마련을 추진해왔습니다.

영국 상원은 사고 몇시간 전인 22일 밤 하원에서 보낸 '르완다 망명·이주 안전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켰습니다.

찰스 3세 국왕의 최종 승인을 거치면 입법 절차는 마무리됩니다.

법안에 따르면 2022년 1월 1일 이후로 영국에 불법 입국한 이주민은 르완다로 송환되는데 이에 해당하는 인원은 5만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인권단체들은 이 정책이 비인도적라고 반발하는 한편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