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이란과 협력 강화 방침…미국 “제재 받을 가능성”

이란과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파키스탄에 미국이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현지 시각 25일 인도 매체 등에 따르면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23일 워싱턴DC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이란과 거래를 고려하는 나라에 제재를 받을 가능성에 대해 조언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파키스탄은 지난 22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자국을 방문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경제, 대테러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양국은 특히 현재 20억 달러(약 2조7,000억 원)인 무역 규모를 5년 안에 5배로 늘리기로 합의했고 양국 간 가스관 건설, 전력 수출 등 에너지 부문 협력에도 힘쓰기로 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이란과 파키스탄이 지난 1월 테러 근거지를 공격한다는 명분으로 상대국 접경지역을 서로 공습한 뒤 화해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미국 측은 핵 개발 시도로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이란과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파키스탄에 경고하고 나선 것입니다.

파텔 부대변인은 경고 메시지를 날리면서도 구체적인 제재 대상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국제사회 제재 등으로 약 10년간 중단된 이란과 파키스탄 간 가스관 건설사업이 라이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재개될 경우 파키스탄을 겨냥한 미국 측 제재가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파키스탄은 미국 측 경고에도 이란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파키스탄은 라이시 대통령의 방문 마지막 날인 24일 공동성명을 내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파키스탄은 냉전 시대에는 친미 성향을 보였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은 미국과 사이가 멀어졌고, 오히려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중국과 급속도로 가까워졌습니다.

다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한 대외 부채 문제에 시달리다가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대홍수 등이 이어지면서 국가경제가 수렁에 빠진 상태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파키스탄 일간 돈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