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동일인’ 법인으로 하려면 ‘요건’ 충족해야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주체인 '동일인'을 사람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할 때의 요건이 앞으로 더욱 까다로워집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늘(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소유주가 아닌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때 충족해야 할 5가지 요건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법인을 동일인으로 판단하더라도, 계열사의 개수와 범위가 소유주를 동일인으로 지정했을 때와 달라서는 안 됩니다.

둘째로, 총수와 그 일가가 부당하게 계열사 경영 등에 참여하거나 사익을 편취할 우려가 없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소유주가 기업집단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 이외의 계열사에 출자하지 않을 것, ▲소유주의 친족이 계열사에 출자하지 않을 것, ▲소유주의 친족이 임원으로 오르는 등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 ▲소유주·친족과 국내 계열사 사이에 채무보증과 자금 대차가 없을 것 등의 조건을 달았습니다.

공정위는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기업이 이후에 예외 요건들을 어기게 되면, 동일인을 소유주로 바꿔 지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런 기준이 국적에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통과한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쿠팡의 경우 김범석 의장이 동일인 지정을 피하려면 쿠팡의 동일인을 '주식회사 쿠팡'으로 볼 때와 '김범석 의장'으로 볼 때 쿠팡의 계열사 수가 같아야 하는 등 5가지 예외 요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공정위는 "이번 시행령 개정에 따른 동일인 지정 기준은 곧 있을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에도 적용되어 대기업집단 지정의 객관성·합리성 및 예측 가능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기준으로 상호출자 제한 등 각종 규제를 적용받는 대기업집단에 포함될 회사를 정합니다. 동일인과 총수 일가가 특정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사익편취 행위도 규제 대상인데, 동일인이 사람일 때에 한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