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법안 처리율 21대 국회, 호화 졸업여행?

입력 2024.05.07 (22:57) 수정 2024.05.0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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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1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이 36.6%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거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외유성으로 비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일정이 줄이어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정치부 추재훈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이번 21대 국회 법안 처리율이 역대 가장 낮다는데, 몇 건이 발의됐고 몇 건이 폐기된 건가요?

[기자]

21대 국회는 2020년 5월 말에 임기를 시작했는데, 올해 5월 초를 기준으로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발의한 법안은 총 2만 5천 830건입니다.

이 중에서 처리된 게 9천 400여 건이고, 폐기될 예정인 게 만 6천 300여 건입니다.

백분율로 계산을 해 보면 법안 처리율은 36.6%입니다.

발의했던 법안 10건 가운데 6건 이상은 처리되지 못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대로라면 이번 국회의 처리율이 역대 최저가 될 거라는 건데, 지난 국회에서 법안 처리율은 어땠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대 국회 법안 처리율을 보면, 18대 국회가 54.7% 19대 44.9%, 20대 37.9% 였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21대에는 현재 36.6% 잖습니까.

그러니까 이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이번 국회도 얻게 될 상황인 겁니다.

[앵커]

36.6%, 이게 5월 초 기준이라고 하셨는데, 아직 21대 국회 임기가 남아 있지 않나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아직 21대 국회 임기가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서 36.6% 처리율이 지금 확정된 건 아닙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마지막 본회의에서 법안을 130여 건을 무더기로 처리했었고요.

여야가 5월 말에 본회의를 더 열어서 아직 통과시키지 못한 법안들, 여야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을 통과시킬 수도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처리율이 조금 더 올라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인 37.9%를 뛰어 넘으려면, 법안을 추가 발의하지 않은 상태로 법안 300건 이상을 본회의에서 더 통과시켜야 해서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의 이른바 '외유성 출장 논란'이 또 불거졌는데, 이 내용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오는 29일이니까.

이제 의원들 임기가 3주쯤 남은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상임위원회나 의원 모임을 중심으로 사실상 외유 성격의 해외 출장이 10건가량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거로 알려졌는데요.

지금 여야가 정치 공방 속에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해외 출장길에는 대거 손 잡고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니까 비판이 쏟아지는 겁니다.

[앵커]

임기 말이 되면 이렇게 대거 해외 출장 나가는 거, 이번 만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해외 출장, 특히 외유성 출장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에도 수해가 한창인 가운데 의원들이 베트남 등지에서 초청을 받아서 갔다가, 비판 여론에 조기 귀국하기도 했죠.

이번에는 총선이 끝나고 국회 임기 막판에 이런 논란이 불거지면서 '졸업여행'이냐, '말년휴가'냐, 이런 비판들까지 나옵니다.

또 22대 국회 당선인이 아닌 의원들도 대거 해외 출장을 간다는 점에서 정책 연결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요.

특히 해외 출장의 경우 지금 같은 임기 말이 아닌 때도 비판이 많은데, 출장 때문에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본회의나 상임위에 결석하는 경우가 전체 출장자의 70%에 달한다는 점이 비판 요소가 되는 겁니다.

[앵커]

이런 출장이 외유성이냐 아니냐도 논란이 되지만, 쓰이는 비용이 국민 세금이라는 점에서도 비판이 거세죠?

[기자]

네,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비용이 전부 국민 세금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비판 배경입니다.

항공편은 대부분 비즈니스석이거나 1등석이고, 숙소는 최상급 호텔인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이게 불법은 아닙니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서 특정 현안 외교는 비즈니스 클래스 기준 항공료와 숙박비 등이 지급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의원 한 명이 출장을 떠나면 통상 2천만 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지난 3월에 의원 3명 출장에 든 비용이 6천만 원 넘게 들었고요.

지난해 11월, 4명 출장엔 8천만 원 이상이 들었습니다.

[앵커]

국회의원들의 이런 해외 출장 예산, 한 해 얼마 정도나 됩니까?

[기자]

올해의 경우 202억 원 정도입니다.

19대 국회 때 마지막 해 그러니까 2016년 해외 출장 예산의 2배가 넘습니다.

[앵커]

예산 규모도 상당한데 이런 해외 출장 계획에 대한 심사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선 이 심사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없는 실정입니다.

피감기관 등의 지원으로 간 출장 경비는 공개조차 안 되고 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촬영기자:김상민 박장빈/영상편집:김선영

[알립니다] 추재훈 기자 출연 멘트 중 지난해 11월 8천만 원 이상 소요된 해외 출장 참가 의원 수를 5명이 아닌 4명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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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7 22:57:15
    • 수정2024-05-08 08: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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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1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이 36.6%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거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외유성으로 비칠 수 있는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 일정이 줄이어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정치부 추재훈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이번 21대 국회 법안 처리율이 역대 가장 낮다는데, 몇 건이 발의됐고 몇 건이 폐기된 건가요?

[기자]

21대 국회는 2020년 5월 말에 임기를 시작했는데, 올해 5월 초를 기준으로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발의한 법안은 총 2만 5천 830건입니다.

이 중에서 처리된 게 9천 400여 건이고, 폐기될 예정인 게 만 6천 300여 건입니다.

백분율로 계산을 해 보면 법안 처리율은 36.6%입니다.

발의했던 법안 10건 가운데 6건 이상은 처리되지 못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대로라면 이번 국회의 처리율이 역대 최저가 될 거라는 건데, 지난 국회에서 법안 처리율은 어땠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역대 국회 법안 처리율을 보면, 18대 국회가 54.7% 19대 44.9%, 20대 37.9% 였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번 21대에는 현재 36.6% 잖습니까.

그러니까 이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이번 국회도 얻게 될 상황인 겁니다.

[앵커]

36.6%, 이게 5월 초 기준이라고 하셨는데, 아직 21대 국회 임기가 남아 있지 않나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아직 21대 국회 임기가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서 36.6% 처리율이 지금 확정된 건 아닙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마지막 본회의에서 법안을 130여 건을 무더기로 처리했었고요.

여야가 5월 말에 본회의를 더 열어서 아직 통과시키지 못한 법안들, 여야 이견이 크지 않은 법안을 통과시킬 수도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처리율이 조금 더 올라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대 국회 법안 처리율인 37.9%를 뛰어 넘으려면, 법안을 추가 발의하지 않은 상태로 법안 300건 이상을 본회의에서 더 통과시켜야 해서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의 이른바 '외유성 출장 논란'이 또 불거졌는데, 이 내용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오는 29일이니까.

이제 의원들 임기가 3주쯤 남은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상임위원회나 의원 모임을 중심으로 사실상 외유 성격의 해외 출장이 10건가량 진행 중이거나 계획된 거로 알려졌는데요.

지금 여야가 정치 공방 속에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해외 출장길에는 대거 손 잡고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니까 비판이 쏟아지는 겁니다.

[앵커]

임기 말이 되면 이렇게 대거 해외 출장 나가는 거, 이번 만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해외 출장, 특히 외유성 출장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에도 수해가 한창인 가운데 의원들이 베트남 등지에서 초청을 받아서 갔다가, 비판 여론에 조기 귀국하기도 했죠.

이번에는 총선이 끝나고 국회 임기 막판에 이런 논란이 불거지면서 '졸업여행'이냐, '말년휴가'냐, 이런 비판들까지 나옵니다.

또 22대 국회 당선인이 아닌 의원들도 대거 해외 출장을 간다는 점에서 정책 연결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요.

특히 해외 출장의 경우 지금 같은 임기 말이 아닌 때도 비판이 많은데, 출장 때문에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인 본회의나 상임위에 결석하는 경우가 전체 출장자의 70%에 달한다는 점이 비판 요소가 되는 겁니다.

[앵커]

이런 출장이 외유성이냐 아니냐도 논란이 되지만, 쓰이는 비용이 국민 세금이라는 점에서도 비판이 거세죠?

[기자]

네, 국회의원의 해외 출장 비용이 전부 국민 세금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비판 배경입니다.

항공편은 대부분 비즈니스석이거나 1등석이고, 숙소는 최상급 호텔인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이게 불법은 아닙니다.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서 특정 현안 외교는 비즈니스 클래스 기준 항공료와 숙박비 등이 지급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의원 한 명이 출장을 떠나면 통상 2천만 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지난 3월에 의원 3명 출장에 든 비용이 6천만 원 넘게 들었고요.

지난해 11월, 4명 출장엔 8천만 원 이상이 들었습니다.

[앵커]

국회의원들의 이런 해외 출장 예산, 한 해 얼마 정도나 됩니까?

[기자]

올해의 경우 202억 원 정도입니다.

19대 국회 때 마지막 해 그러니까 2016년 해외 출장 예산의 2배가 넘습니다.

[앵커]

예산 규모도 상당한데 이런 해외 출장 계획에 대한 심사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선 이 심사의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없는 실정입니다.

피감기관 등의 지원으로 간 출장 경비는 공개조차 안 되고 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촬영기자:김상민 박장빈/영상편집:김선영

[알립니다] 추재훈 기자 출연 멘트 중 지난해 11월 8천만 원 이상 소요된 해외 출장 참가 의원 수를 5명이 아닌 4명으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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