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세상 등진 전세사기 피해자…“대책 마련해야”

입력 2024.05.09 (10:17) 수정 2024.05.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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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던 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국적으로 벌써 여덟 번째 희생자가 나온 건데요.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국가에 의한 '사회적 재난'이라며, 특별법 개정안 통과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은 옷을 입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빈 영정 앞에서 묵념합니다.

지난 1일 전세사기 피해 구제가 안 되는 걸 비관하다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을 추모합니다.

전세 사기로 세상을 등진 여덟 번째 희생자입니다.

고인은 유서에서 자신도 잘살고 싶었지만, 이를 도와주지 않는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고 호소했습니다.

[정태운/대구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 대표 : "'저는 어디 나라에 사는 건지. 돈 많은 시민만 살 수 있는 나라입니까.' 평범한 국민이 (유서에) 이러한 메시지를 적는다는 것을 절대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2019년 전세보증금 8천4백만 원을 내고 한 다가구주택에 입주한 이 여성, 지난 2월 건물에 9억 원의 근저당이 설정된 사실을 알았습니다.

정부에 전세 사기 피해를 신고했지만 경매가 아직 개시되지 않아 공식 피해자 인정이 늦어졌습니다.

숨진 당일에야 피해자로 인정됐지만, 후순위 세입자인 데다 소액 임차인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최우선 변제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단체는 고인의 죽음이 국가의 방치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피해자를 먼저 구제한 뒤 보증금을 회수하는 내용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했습니다.

[안상미/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 "오랜 기간 지속된 제도적인 결함과 관리 감독의 소홀로 인한 사회적 재난이 분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집계된 전세 사기 피해자는 약 만 5천 명, 내년까지 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연봉석/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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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세상 등진 전세사기 피해자…“대책 마련해야”
    • 입력 2024-05-09 10:17:54
    • 수정2024-05-09 11:09:39
    930뉴스(대구)
[앵커]

최근 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던 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국적으로 벌써 여덟 번째 희생자가 나온 건데요.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국가에 의한 '사회적 재난'이라며, 특별법 개정안 통과 등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은 옷을 입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빈 영정 앞에서 묵념합니다.

지난 1일 전세사기 피해 구제가 안 되는 걸 비관하다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을 추모합니다.

전세 사기로 세상을 등진 여덟 번째 희생자입니다.

고인은 유서에서 자신도 잘살고 싶었지만, 이를 도와주지 않는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고 호소했습니다.

[정태운/대구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 대표 : "'저는 어디 나라에 사는 건지. 돈 많은 시민만 살 수 있는 나라입니까.' 평범한 국민이 (유서에) 이러한 메시지를 적는다는 것을 절대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2019년 전세보증금 8천4백만 원을 내고 한 다가구주택에 입주한 이 여성, 지난 2월 건물에 9억 원의 근저당이 설정된 사실을 알았습니다.

정부에 전세 사기 피해를 신고했지만 경매가 아직 개시되지 않아 공식 피해자 인정이 늦어졌습니다.

숨진 당일에야 피해자로 인정됐지만, 후순위 세입자인 데다 소액 임차인 기준에 해당하지 않아 최우선 변제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단체는 고인의 죽음이 국가의 방치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피해자를 먼저 구제한 뒤 보증금을 회수하는 내용의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했습니다.

[안상미/전세사기 피해자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 : "오랜 기간 지속된 제도적인 결함과 관리 감독의 소홀로 인한 사회적 재난이 분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집계된 전세 사기 피해자는 약 만 5천 명, 내년까지 3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연봉석/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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