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뉴진스 차별대우” vs “민희진, 뉴진스 벌어온 돈만 관심”

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의 해임 여부’를 판가름할 본격적인 법적 공방에 돌입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오늘(17일)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열었습니다.

어도어는 이번 달 31일 임시주총을 열고 ‘민 대표 해임안’을 논의하는데, 이때 모회사 하이브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민 대표 측이 지난 7일 가처분을 신청한 바 있습니다.

앞서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 의혹’을 들어 민 대표 등 현 어도어 경영진 교체를 추진해왔고, 가처분이 기각된다면 민 대표의 해임은 확실시됩니다.

오늘 법정에서는 민 대표와 하이브의 대리인이 참석해 30분간 준비해 온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고, 민 대표는 심문에 직접 출석하지는 않았습니다.

민 대표의 대리인은 “민 대표 해임은 본인뿐 아니라 뉴진스, 어도어, 하이브에까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가처분 신청 인용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주주 간 계약상 하이브는 민 대표가 5년간 어도어의 대표이사·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도어 주총에서 보유주식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고 명확히 규정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하이브 측 대리인은 “본질은 주주권 핵심인 의결권 행사를 가처분으로 사전 억지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임무 위배와 위법 행위를 자행한 민 대표가 어도어 대표이사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라며 “가처분 신청은 기각돼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주주 간 계약은 민 대표가 어도어에 10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히거나 배임·횡령 등의 위법행위를 한 경우 등에 사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해임 사유가 존재하는 한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할 계약상 의무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 “뉴진스 차별대우” vs “뉴진스가 벌어온 돈에만 관심”

양측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벌였던 원색적인 감정싸움도 오늘 법정에서 재현했습니다.

민 대표 측은 “첫 걸그룹을 만들자며 민희진을 영입한 하이브가 약속을 어기고 르세라핌을 (먼저) 데뷔시켰고, 홍보에서도 차별했다”며 “방시혁 의장이 뉴진스 멤버의 인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하이브가 제출한 증거는 카카오톡 짜깁기가 전부”라면서 “4월 16일 이후 하이브 측에서 뉴진스의 긴 휴가를 언급해, 뉴진스 멤버와 부모들이 공포에 떨기도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먼저 데뷔 순서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무속인과 5만 8천 건의 대화를 나누면서 ‘방시혁 걸그룹이 다 망하고 우리는 주인공처럼 마지막에 등장하자’며 뉴진스의 데뷔 시기를 정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민 대표가 엄마와 같은 심정이라고 하지만 오로지 뉴진스가 벌어오는 돈에만 관심이 있다”며 “‘아티스트로 뉴진스를 대우 해주는 게 어렵고 뒷바라지하는 게 끔찍하다’, ‘역겹지만 참고 있다’며 측근들에게 뉴진스 멤버들을 비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화 내용과 관련해 민 대표 측은 “어도어 설립 전 사용한 노트북을 포렌식해서 확보한 지인과의 대화 내용을 통해 비난한 것은 심각한 개인 비밀 침해”라고 주장했고, 하이브 측은 “회사 자산인 회사 서버에 보관되어 있던 이메일 내용이고, 모니터링에 동의한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재판부는 “31일 주총 전까지 결정이 나야 할 것”이라며 “양측은 24일까지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면 그 내용을 보고 31일 전에는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며 재판을 마쳤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어도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