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고교생 송환기원비’ 선유도서 제막…“북한의 납치범죄 국제 논의 시작해야”

40여 년 전 북한 공작원에게 고교생 5명이 납치됐던 전북 군산시 선유도와 전남 신안군 홍도에 ‘송환 기원비’가 세워졌습니다.

통일부는 오늘(24일)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 등 납북 피해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고교생 납북자 송환기원비 제막식’을 열었습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제막식에서 “미성년 아동을 포함한 북한의 납치·억류 문제는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여러 국적의 피해자가 존재하는 국제적인 인권 문제 ”국제사회가 연대해 북한의 납치 범죄를 집중 조명하고 책임 규명을 위한 실질적 조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977년 8월 선유도 해수욕장에서 김영남 학생이, 같은 달 이민교·최승민 학생이 홍도에서 각각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습니다.

이듬해 8월에는 홍도에서 이명우·홍건표 학생이 추가로 납북됐습니다.

김 장관은 이들을 호명하며 ”유엔(UN) 아동권리협약 당사국인 북한은 협약의 정신에 입각해 이제라도 우리 고교생 5명 전원을 가족의 품으로 송환하고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호응해 오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막식에 참석한 줄리 터너 미 북한인권특사도 ”(납북자) 가족들이 제한 없이 이들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미국은 납북자, 억류자들과 송환되지 않은 전쟁포로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제막식에서 공개된 송환기원비는 희망과 꿈의 상징인 별 부표를 잡고 5명의 아이들이 바다를 헤엄쳐 돌아오는 모습을 담아냈습니다.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제막식장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건 즉각 송환이 아닌 전면 생사 확인 요구“라면서 ”납북자 모친 중 살아있는 분이 2명인데, 이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비공개라도 아들을 만나게끔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납북된 이민교 군의 어머니 김태옥 씨는 제막식장에 나와 줄리 터너 미 특사에게 ”김정은한테 아들 면회라도 시켜주라고 잘 좀 말해달라“고 호소했고, 터너 특사는 ”저도 아이가 있고, 그 고통을 느낄 수 있다“고 위로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