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최태원-노소영 항소심 결과와 의미는

입력 2024.05.30 (16:01) 수정 2024.05.31 (17: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방송시간 : 5월 30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이호준 / KBS 기자·손수호 / 변호사


https://youtu.be/HftiEbyhd2s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재판 분할로 요구된 금액이 현금 2조 원,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선고 결과가 조금 전 나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1조 3,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선고 내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KBS 사회부 법조팀의 이호준 기자, 손수호 변호사가 함께하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이호준 기자, 지금까지 취재를 하다가 지금 막 스튜디오에 들어왔는데, 1심 재판부는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했는데 오늘 1조 3,800억 원, 엄청나게 늘었어요.

▼이호준: 네, 그렇습니다. 방금 전 오후 2시에 선고가 내려졌는데요. 재판부는 노소영 관장에게 SK 그룹 최태원 회장이 위자료로 20억 원, 그리고 재산 분할로 1조 3,800억 원을 지급하고 이혼하라, 이렇게 판결했습니다.

◎송영석: 손수호 변호사님, 제가 이제 오늘 변호사님, 아까 이제 스튜디오 밖에서 만나서 오늘 판결 한마디로 평가를 해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한마디로 충격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 왜 이렇게 대폭 증액이 된 겁니까?

▼손수호: 일단 가장 중요한 게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게 이번 항소심에서는 인정된 게 있습니다. 바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SK 주식회사의 주식, 최태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삼을 것이냐 아니면 삼지 않을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 1심과 2심의 판단이 달라졌기 때문에 결국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재산 분할 판결이 선고된 거죠.

◎송영석: 이호준 기자가 지난주에 보도했죠?

▼이호준: 네, 그렇습니다.

◎송영석: 노태우 전 대통령 정부 당시에 SK 자금으로 비자금 일부를 보냈다, 이런 내용이었잖아요. 그 비자금이 얼마였죠, 그게?

▼이호준: 저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1990년대 노소영 관장 가족 측이 최태원 회장 가족 측에게 총 343억 원을 전달했다, 이렇게 주장을 했는데, 그 부분이 대부분 인용이 된 걸로 보입니다.

◎송영석: 그래요?

▼이호준: 선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 선친인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300억 원, 그다음에 최태원 회장에게 32억 원, 그리고 노소영 관장이 최태원 회장에게 결혼 지참금으로 준 10억 원 등입니다.

◎송영석: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의 핵심이 재산 분할 문제인데, 재산 형성, 그러니까 최태원 회장의 재산이 한 5조 원 정도 된다고 하죠, 추정치가? 재산 형성에 노 관장이 얼마나 기여했느냐, 이 여부였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노 관장 측에서 꺼내들었던 것이 이호준 기자가 보도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인데, 이게 재산 형성, 그러니까 오늘날의 SK가 있기까지 기여를 했다고 인정을 한 건가요, 그러면 재판부가?

▼이호준: 명시적으로 기여가 있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 그룹의 방패막, 보호막 역할을 했다고 아예 명시적으로 언급을 했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손수호 변호사님, 어떻게 보십니까, 이 부분?

▼손수호: 이혼 소송에서 재산 분할은 상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인데...

◎송영석: 그게 핵심이잖아요.

▼손수호: 특히 이 사건의 경우에도, 규모가 워낙 크니까요. 그런데 좀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이 인정되려면 일단 재산 분할 대상이 무엇인지를 봐야 돼요. 그래서 어느 부분은 분할 대상이고 또한 어떤 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다. 이거를 가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가장 우선이 되겠고요. 두 번째는 분할 대상 재산이 있다면 과연 어떤 비율로 나눌 것이냐. 이런 기여도에 따라서 나눠지거든요? 이런 두 단계에 걸쳐서 작업을 진행을 해야 되는데, 지난 1심에서는 물론 재산 분할 액수 665억 원이 어마어마한 액수지만...

◎송영석: 그렇죠.

▼손수호: 노소영 관장 측이 청구한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미미했거든요?

◎송영석: 처음에 청구한 금액이 얼마였죠?

▼이호준: 1조 원대 주식이었습니다.

◎송영석: 처음에는 1조 원대 주식을 달라고 청구를 했었는데 1심 판결에서 현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 이렇게 판결을 내렸다는 거군요.

▼이호준: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노소영 관장도 1심 판결 선고 후에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1.2% 정도밖에 인정 안 됐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그 후에 이번에 항소심에서는 SK 주식회사 주식까지 전부 다 분할 대상 재산으로 포함이 된 거고요. 이렇게 분할 대상 재산이라고 판단함에 있어서 양측의 격렬한 여러 가지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아직 판결문을 보지 못했습니다. 법정에서 재판장이 낭독한 판결 이유를 종합해보면 이번 소송에서는 1심과 달리 노소영 관장 측의 주장이 상당 부분 인정됐거든요? 그런데 그 내용 자체가 과연 증거가 어느 정도로 명확하게 제출돼 가지고 판사가 심증을 형성한 것인지, 이 부분을 보아야만 앞으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상고심에서의 판단도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그 부분이 어느 정도로 강력하게 증거가 있는지 여부는 약간 미지수이긴 한 것 같습니다.

◎송영석: 이호준 기자, 1심 재판 결과 665억 원 현금 지급하라는 판결은 사실상 노소영 관장 측이 패했다, 이런 평가를 받았었잖아요.

▼이호준: 사실상 패소입니다.

◎송영석: 패소죠. 그런데 그 이후에 노소영 관장이 항소를 하면서 재산 분할 금액으로 요구한 금액을 대폭 늘렸죠, 2조 원으로. 그렇게 된 거죠?

▼이호준: 그렇습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증거들과 법정 다툼을 치열하게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영석: 어떤 다툼을 한 거죠?

▼이호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증명하기 위해서 메모라든지 비자금을 전달하고 영수증 조로 받은 약속어음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거든요? 그러니까 비자금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입증은 어렵지만 관련한 간접 증거를 최대한 제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송영석: 1심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의 SK 그룹 주식, 지금 이 부분에 대해서 재산 분할이 이어지는 거죠?

▼이호준: 그렇습니다.

◎송영석: 그런데 모두 SK 선대 회장에게서 받은 특유 재산이라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1심 재판부는 판단했었는데, 주식도 분할 대상이라고 이번에는 봤단 말이에요. 왜 그런 겁니까?

▼이호준: 기여가 있었다고 포괄적으로 인정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선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 그룹이 성장을 하는 데 이동통신 사업, 지금의 SK텔레콤 사업을 영위하는 데 방패막, 보호막이 됐다고 이렇게 명시적으로 얘기를 했거든요.

◎송영석: 오늘 판결문에 그렇게 명시돼 있다는 건가요?

▼이호준: 오늘 판결에서 재판부가 직접 언급한 내용입니다.

◎송영석: 언급했다.

▼이호준: 아직 판결문은 저희가 보지 못하고 그리고 이혼 소송이기 때문에 판결문이 비공개입니다.

▼손수호: 이 재판과 관련해서 특유 재산 부분이 항상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그런데 1심 판결 당시에 재판부는 특유 재산이고 또한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봤는데요. 당시 최태원 회장의 주장은, 그 주식은, 문제의 주식은 선친으로부터 증여를 받았거나 아니면 상속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분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을 했고요. 여기에 대해서 노소영 관장 측은 설령 특유 재산이라 하더라도 재산의 형성이나 또는 유지 관리에 노소영 관장이 내조 등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기여했기 때문에 이거는 설령 특유 재산이라 하더라도 재산 분할 대상인 것이라고 주장을 했거든요? 1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최태원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이번 항소심에서는 노소영 관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는데, 또 하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은 이렇게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부부의 이혼과 관련해서 어떻게 나눠볼 것인가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평범한 소송의 경우에 이런 기여도를 정해가지고 재산을 나누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런 경우 그러한 법리와 논리를 그대로 일관한다면 액수 자체가 너무 커집니다. 그래서 주로 이런 해외의 경우에도 좀 나눠서 봐야 된다, 사업을 통해서 일군 이런 부는 좀 나눠야 되는 게 아니냐, 또는 다른 기준 적용해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주장을 하는 경우들이 있고요.

◎송영석: 그 부분도 향후에 공방이 계속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손수호: 제가 알기로는 이번 소송에서도 이미 최태원 회장 측은 그런 유사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송영석: 그러니까요.

▼손수호: 여기에 대해서는 또 노소영 관장 측이 반박을 했고 이번 항소심에서는 노소영 관장 측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죠.

◎송영석: 그러면 그 부분은 일단락됐다고 봐야 될까요, 이번 판결으로?

▼이호준: 2심 재판부는 선고한 내용 중에 부부 공동 재산으로 인정해야 된다, 이렇게 못 박았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앞으로 돌아가서, 지금 너무 오래전에 현금, 비자금이라는 게 현금이 오갔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제 어떻게 증명이 될 것인가, 그것이 쟁점이었는데, 오늘 판결문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만 이런 판결이 나왔다는 것은 그 증거 능력이 어느 정도 좀 인정됐다고 봐야 되는 것인지. 왜냐하면, 2조 원을 요구했는데 그거보다는 적은 액수잖아요. 그래서 그거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이호준: 재산 분할 비율이 좀 조정이 돼서 65% 최태원 회장 몫이고 35%가 노소영 관장 몫이었거든요. 결국, 노소영 관장이 주장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등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으나 재산 비율을 조금 조정하면서 지금 1조 3,800억이 되지 않았나, 이렇게 추산하고 있습니다.

◎송영석: 어쨌든 비자금이 인정됐다는 것, 비자금 자체가 이제 기여했다는 것은 인정이 된 것이고, 그 이후에 비자금이 들어가서 SK 그룹이 지금 오늘날까지 성장하기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 기여했느냐는 좀 더 따져볼 문제다, 이런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죠? 그 두 가지가?

▼손수호: 네, 사실 오늘 판결이 곧바로 비자금 여부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판단을 했냐고 한다면 그 부분은 좀 기다려볼 필요는 있습니다. 다만 오늘 판결의 의미는 양측이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 받았는데, 적어도 노소영 관장 측이 제출한 증거가 보다 더 믿을 만하다. 최태원 회장 측이 제시한 여러 가지 반박보다는 좀 더 믿을 만하다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판결문은 봐야겠습니다만 오늘 재판장이 낭독한 판결 이유들을 보면 굉장히 다양한 쟁점들, 그리고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했던 부분들, 이 부분에 대해서 대체로 노소영 관장 측의 손을 들어줬고요. 그런데 이 부분에서 하나 중요한 것은 이번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가 스무 차례 넘게 석명을 요구했다. 이 석명이라는 게 쉽게 풀어쓰면 법령의 표현을 보면 설명을 요구하는 겁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굉장히 여러 번 설명을 요구했다는 얘기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측면도 있겠고요. 또한, 두 번째로는 이 사건이 굉장히 중요하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하자는 노력일 수도 있고요. 또 마지막으로는 상당히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송영석: 그건 뭐죠?

▼손수호: 사실 아주 오래전에 비자금 관련된 얘기들은 증거가 그렇게 뚜렷하게 남아 있지 않았을 것 같아요. 물론 주장은 할 수 있고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들은 있지만 어떤 명확한 하나의 증거로 승패를 나눌 수 없는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애매한 부분들을 좀 더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서 재판부가 노력을 한 정황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이호준 기자, 이 문제 오랫동안 취재해오셨는데, 이 사람의 이혼 소송, 처음 시작한 지 꽤 오래됐잖아요?

▼이호준: 그렇습니다. 2015년 최태원 회장이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이 관련된 소식이 처음 전해졌습니다.

◎송영석: 어떤 부분이었죠?

▼이호준: 혼외자가 있고 이혼을 원한다,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2017년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이 잘 안 됐고요. 이듬해 2018년에 최태원 회장이 소송을 제기를 했습니다. 노소영 관장은 가정의 가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이혼에 반대하다가 2019년 맞소송, 반소를 제기해서 본격적인 이혼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송영석: 최태원 회장이 2015년에 먼저 본인 스스로가 혼외자 존재를 밝히면서, 그렇죠? 노 관장하고 이혼하겠다 선언을 했고 그 이후에 이제 법정 다툼이 시작된 것인데, 이혼 소송을 제기했던 것은 2018년이었죠?

▼이호준: 네, 그렇습니다.

◎송영석: 그러고 나서 그 직후에는 노 관장이 이혼을 거부하다가 그 이듬해 2019년 12월에 재산 분할을 요구하면서 소송을 시작한 거거든요.

▼손수호: 그렇습니다. 각각의 사정이 다 있고 모든 이혼 소송이 다 다르지만 한 측이 이혼을 원하고 또 상대방이 원치 않는 경우에도 이렇게 몇 년 동안 소송이 진행되면 이혼 자체에는 동의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소가 제기된 지 1년이 좀 넘어서 노소영 관장도 역시 나도 이혼을 원한다. 하지만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으로부터 위자료를 받아야겠다라고 반소를 제기했고요. 1심에서도 인정이 됐습니다, 그 부분이. 그리고 역시 여러 가지로 개인적인 그런 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 반영해서 최태원 회장 측이 유책 배우자라는 판단이 나오게 된 것이죠.

◎송영석: 유책 배우자가 최태원 회장이다라는 것을 이번에도 인정을 하면서 그 1심 판결문에 나왔던 판결문을 쭉 재판장이 읽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게 맞습니까?

▼이호준: 내밀한 얘기가 공개가 됐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편지를 보내서 내가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이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를 낳게 했다라고 밝힌 부분을 공개적으로 재판장이...

◎송영석: 오늘 밝혔다는 거죠?

▼이호준: 그리고 이러한 충격으로 인해서 노소영 관장이 유방암 판정을 받았을 것이다. 이렇고 또 판단을 한 것도 구체적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이 동거인에 대한 존재 그리고 저간 사정, 그리고 건강 기록까지 재판부가 공개적으로, 이례적으로 언급한 것이죠.

◎송영석: 이례적으로 공개 언급을 했다고 지금 이호준 기자 얘기해줬는데, 왜 그랬을까요?

▼손수호: 이 부분 사실 약간 의아한 부분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송영석: 처음 보는 상황인가요, 이런 거는? 어때요?

▼손수호: 그렇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자들도 취재를 열심히 하는 상황에서 그런 언급을 했다는 것은 사실상 보도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그런 의사인 것 같은데, 여기에 따라서 좀 더 소송에서 힘을 얻는 측도 있고 또 반대로 굉장히 곤란해지거나 난감해지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상당히 좀 민감한 그런 부분인 것 같긴 해요. 그리고 또 하나, 최근에 이 재산 분할 판단을 함에 있어서 비공식적입니다만 누가 더 잘못을 했느냐, 이 부분을 감안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물론 공식적인 건 아니고요. 왜냐하면, 재산 분할은 누가 잘했냐 잘못했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만 따지는 것인데, 그런데 또 이 기여도 판단에 있어서 누가 유책 배우자이며 또한 어느 정도의 잘못을 했는지 등을 감안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번 항소심 재판부의 어떤 이런 여러 가지 재판 진행이라든지 또는 오늘 판결 이후 설명 등은 그러한 부분들 역시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송영석: 이호준 기자, 김희영 씨 맞죠, 김희영 씨.

▼이호준: 티앤씨재단 이사장입니다.

◎송영석: 동거녀.

▼이호준: 동거인.

◎송영석: 최태원 회장의 동거인인데, 이 부분을 상대로도 지금 노 관장이 소송을 제기해서 지금 진행 중이죠? 오늘 판결이 영향을 미칠까요, 이 소송에?

▼이호준: 글쎄요. 재판부가 다르다 보니까 판결에 영향이 있다 없다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요. 노소영 관장은 김 이사장에게도 30억 원의 위자료를 청구를 했고 변론이 종결됐고 8월에 선고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판결도 이혼 소송 이후 두 달, 세 달 이후에 나오는데, 이것도 한번 좀 주의 깊게 지켜봐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다시 재산 분할로 좀 돌아가서요. 1조 3,800억 원, 이거 현금으로 줘야 되잖아요, SK가 지금. 이거 어떻게 조달이 가능한 금액일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손수호: 일단 주식은 지금 최태원 회장이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현금을 조달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리고 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1심 소송 과정에서 노소영 관장 측이 해당 주식들에 대해서 처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해서 일부 인용됐다는 보도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 주식을 가지고 뭔가 여러 가지 교섭이라든지 조율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지금 상황은 오늘 항소심 판결만 보면 논란의 어떤 그 비자금 언급이라든지 또는 그 외에도 증권사 인수 관련해 가지고 양측의 어떤 세부적인 주장이 완벽하게 충돌하는 지점들,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어떤 조율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요. 따라서 최태원 회장 측에서 상당히 여러 가지 궁리를 해서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좀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호준: 가처분은 1심 선고 직후에 취소됐습니다.

▼손수호: 그런가요?

◎송영석: 그렇군요. 최태원 회장이 상고를 할까요? 하겠죠?

▼이호준: 상당히 상고가 예상이 되고 있고요. 이렇게 큰 금액의 재산 분할인 만큼 아마 대법원에서도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2심이 사실상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마지막 단계여서요.

◎송영석: 보통 그렇잖아요.

▼이호준: 예, 그렇습니다. 그래도 대법원까지 한번 결과를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송영석: 어떻게 봐야 될까요, 앞으로 상황? 궁금한데.

▼손수호: 저도 기자님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고요. 다만 이제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 대법원까지 올라가서 판단을 한다면 사실 오인이라든지 아니면 법리 오해라든지 그런 부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사실 관계 확정에 대해서 개입을 할 여지는 충분히 있어 보이거든요? 그리고 또한 물론 항소심 재판부가 면밀히 판단해서 가장 정확한 결론을 내놨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과연 양측의 아주 상반된, 아주 오래전 이야기에 대한 주장 중에서 누구의 말을 좀 더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 과연 어떤 증거가 있었기에 어느 한쪽의 입장을 인정한 것인지 굉장히 개인적으로도 궁금하거든요. 이런 부분들, 만약 상고심이 열린다면 대법원에서도 꼼꼼하게 들여다볼 것으로 생각됩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두 분 말씀 들어보니까 1심 판결하고 2심 판결이 워낙 다르게 나와 가지고 한마디로 충격적이라고 하셨는데, 이게 또 상고할 가능성은 거의 높아 보이고, 그렇죠?

▼이호준: 네, 그렇습니다.

◎송영석: 최태원 회장이. 그런데 이제 확정 판결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 이거는 우리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어떻습니까, 이호준 기자? 이제 항소심이 나온 대로 보통 나오잖아요, 확정 판결이. 그런데 이거는 이제 손수호 변호사 말 들어보면 이제 쟁점 사항이 좀 많은 상황이라 우리가 좀 예단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한데요.

▼이호준: 반대로, 취지를 반대로 해석해서 파기환송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대법원의 판단은 한 번 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송영석: 지켜봐야겠군요. 1988년 세기의 결혼으로 만난 이 두 사람, 세기의 이혼은 누구에게 더 불행한 결혼으로 종지부를 찍게 될지, 확정 판결까지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두 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사건건] 최태원-노소영 항소심 결과와 의미는
    • 입력 2024-05-30 16:01:41
    • 수정2024-05-31 17:23:20
    사사건건
■ 방송시간 : 5월 30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송영석 기자
■ 출연 : 이호준 / KBS 기자·손수호 / 변호사


https://youtu.be/HftiEbyhd2s

◎송영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재판 분할로 요구된 금액이 현금 2조 원, 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선고 결과가 조금 전 나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1조 3,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선고 내용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KBS 사회부 법조팀의 이호준 기자, 손수호 변호사가 함께하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이호준 기자, 지금까지 취재를 하다가 지금 막 스튜디오에 들어왔는데, 1심 재판부는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했는데 오늘 1조 3,800억 원, 엄청나게 늘었어요.

▼이호준: 네, 그렇습니다. 방금 전 오후 2시에 선고가 내려졌는데요. 재판부는 노소영 관장에게 SK 그룹 최태원 회장이 위자료로 20억 원, 그리고 재산 분할로 1조 3,800억 원을 지급하고 이혼하라, 이렇게 판결했습니다.

◎송영석: 손수호 변호사님, 제가 이제 오늘 변호사님, 아까 이제 스튜디오 밖에서 만나서 오늘 판결 한마디로 평가를 해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한마디로 충격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 왜 이렇게 대폭 증액이 된 겁니까?

▼손수호: 일단 가장 중요한 게 1심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게 이번 항소심에서는 인정된 게 있습니다. 바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SK 주식회사의 주식, 최태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재산 분할 대상으로 삼을 것이냐 아니면 삼지 않을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 1심과 2심의 판단이 달라졌기 때문에 결국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재산 분할 판결이 선고된 거죠.

◎송영석: 이호준 기자가 지난주에 보도했죠?

▼이호준: 네, 그렇습니다.

◎송영석: 노태우 전 대통령 정부 당시에 SK 자금으로 비자금 일부를 보냈다, 이런 내용이었잖아요. 그 비자금이 얼마였죠, 그게?

▼이호준: 저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1990년대 노소영 관장 가족 측이 최태원 회장 가족 측에게 총 343억 원을 전달했다, 이렇게 주장을 했는데, 그 부분이 대부분 인용이 된 걸로 보입니다.

◎송영석: 그래요?

▼이호준: 선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 선친인 최종현 선대 회장에게 300억 원, 그다음에 최태원 회장에게 32억 원, 그리고 노소영 관장이 최태원 회장에게 결혼 지참금으로 준 10억 원 등입니다.

◎송영석: 그렇다면 이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의 핵심이 재산 분할 문제인데, 재산 형성, 그러니까 최태원 회장의 재산이 한 5조 원 정도 된다고 하죠, 추정치가? 재산 형성에 노 관장이 얼마나 기여했느냐, 이 여부였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노 관장 측에서 꺼내들었던 것이 이호준 기자가 보도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인데, 이게 재산 형성, 그러니까 오늘날의 SK가 있기까지 기여를 했다고 인정을 한 건가요, 그러면 재판부가?

▼이호준: 명시적으로 기여가 있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 그룹의 방패막, 보호막 역할을 했다고 아예 명시적으로 언급을 했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손수호 변호사님, 어떻게 보십니까, 이 부분?

▼손수호: 이혼 소송에서 재산 분할은 상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인데...

◎송영석: 그게 핵심이잖아요.

▼손수호: 특히 이 사건의 경우에도, 규모가 워낙 크니까요. 그런데 좀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이 인정되려면 일단 재산 분할 대상이 무엇인지를 봐야 돼요. 그래서 어느 부분은 분할 대상이고 또한 어떤 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다. 이거를 가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가장 우선이 되겠고요. 두 번째는 분할 대상 재산이 있다면 과연 어떤 비율로 나눌 것이냐. 이런 기여도에 따라서 나눠지거든요? 이런 두 단계에 걸쳐서 작업을 진행을 해야 되는데, 지난 1심에서는 물론 재산 분할 액수 665억 원이 어마어마한 액수지만...

◎송영석: 그렇죠.

▼손수호: 노소영 관장 측이 청구한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미미했거든요?

◎송영석: 처음에 청구한 금액이 얼마였죠?

▼이호준: 1조 원대 주식이었습니다.

◎송영석: 처음에는 1조 원대 주식을 달라고 청구를 했었는데 1심 판결에서 현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 이렇게 판결을 내렸다는 거군요.

▼이호준: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노소영 관장도 1심 판결 선고 후에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1.2% 정도밖에 인정 안 됐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그 후에 이번에 항소심에서는 SK 주식회사 주식까지 전부 다 분할 대상 재산으로 포함이 된 거고요. 이렇게 분할 대상 재산이라고 판단함에 있어서 양측의 격렬한 여러 가지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아직 판결문을 보지 못했습니다. 법정에서 재판장이 낭독한 판결 이유를 종합해보면 이번 소송에서는 1심과 달리 노소영 관장 측의 주장이 상당 부분 인정됐거든요? 그런데 그 내용 자체가 과연 증거가 어느 정도로 명확하게 제출돼 가지고 판사가 심증을 형성한 것인지, 이 부분을 보아야만 앞으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상고심에서의 판단도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그 부분이 어느 정도로 강력하게 증거가 있는지 여부는 약간 미지수이긴 한 것 같습니다.

◎송영석: 이호준 기자, 1심 재판 결과 665억 원 현금 지급하라는 판결은 사실상 노소영 관장 측이 패했다, 이런 평가를 받았었잖아요.

▼이호준: 사실상 패소입니다.

◎송영석: 패소죠. 그런데 그 이후에 노소영 관장이 항소를 하면서 재산 분할 금액으로 요구한 금액을 대폭 늘렸죠, 2조 원으로. 그렇게 된 거죠?

▼이호준: 그렇습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증거들과 법정 다툼을 치열하게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영석: 어떤 다툼을 한 거죠?

▼이호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증명하기 위해서 메모라든지 비자금을 전달하고 영수증 조로 받은 약속어음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거든요? 그러니까 비자금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입증은 어렵지만 관련한 간접 증거를 최대한 제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송영석: 1심 재판부는 최태원 회장의 SK 그룹 주식, 지금 이 부분에 대해서 재산 분할이 이어지는 거죠?

▼이호준: 그렇습니다.

◎송영석: 그런데 모두 SK 선대 회장에게서 받은 특유 재산이라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1심 재판부는 판단했었는데, 주식도 분할 대상이라고 이번에는 봤단 말이에요. 왜 그런 겁니까?

▼이호준: 기여가 있었다고 포괄적으로 인정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선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SK 그룹이 성장을 하는 데 이동통신 사업, 지금의 SK텔레콤 사업을 영위하는 데 방패막, 보호막이 됐다고 이렇게 명시적으로 얘기를 했거든요.

◎송영석: 오늘 판결문에 그렇게 명시돼 있다는 건가요?

▼이호준: 오늘 판결에서 재판부가 직접 언급한 내용입니다.

◎송영석: 언급했다.

▼이호준: 아직 판결문은 저희가 보지 못하고 그리고 이혼 소송이기 때문에 판결문이 비공개입니다.

▼손수호: 이 재판과 관련해서 특유 재산 부분이 항상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그런데 1심 판결 당시에 재판부는 특유 재산이고 또한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봤는데요. 당시 최태원 회장의 주장은, 그 주식은, 문제의 주식은 선친으로부터 증여를 받았거나 아니면 상속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분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을 했고요. 여기에 대해서 노소영 관장 측은 설령 특유 재산이라 하더라도 재산의 형성이나 또는 유지 관리에 노소영 관장이 내조 등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기여했기 때문에 이거는 설령 특유 재산이라 하더라도 재산 분할 대상인 것이라고 주장을 했거든요? 1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최태원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이번 항소심에서는 노소영 관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는데, 또 하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은 이렇게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부부의 이혼과 관련해서 어떻게 나눠볼 것인가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평범한 소송의 경우에 이런 기여도를 정해가지고 재산을 나누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런 경우 그러한 법리와 논리를 그대로 일관한다면 액수 자체가 너무 커집니다. 그래서 주로 이런 해외의 경우에도 좀 나눠서 봐야 된다, 사업을 통해서 일군 이런 부는 좀 나눠야 되는 게 아니냐, 또는 다른 기준 적용해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주장을 하는 경우들이 있고요.

◎송영석: 그 부분도 향후에 공방이 계속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손수호: 제가 알기로는 이번 소송에서도 이미 최태원 회장 측은 그런 유사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송영석: 그러니까요.

▼손수호: 여기에 대해서는 또 노소영 관장 측이 반박을 했고 이번 항소심에서는 노소영 관장 측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죠.

◎송영석: 그러면 그 부분은 일단락됐다고 봐야 될까요, 이번 판결으로?

▼이호준: 2심 재판부는 선고한 내용 중에 부부 공동 재산으로 인정해야 된다, 이렇게 못 박았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앞으로 돌아가서, 지금 너무 오래전에 현금, 비자금이라는 게 현금이 오갔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제 어떻게 증명이 될 것인가, 그것이 쟁점이었는데, 오늘 판결문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만 이런 판결이 나왔다는 것은 그 증거 능력이 어느 정도 좀 인정됐다고 봐야 되는 것인지. 왜냐하면, 2조 원을 요구했는데 그거보다는 적은 액수잖아요. 그래서 그거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이호준: 재산 분할 비율이 좀 조정이 돼서 65% 최태원 회장 몫이고 35%가 노소영 관장 몫이었거든요. 결국, 노소영 관장이 주장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등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으나 재산 비율을 조금 조정하면서 지금 1조 3,800억이 되지 않았나, 이렇게 추산하고 있습니다.

◎송영석: 어쨌든 비자금이 인정됐다는 것, 비자금 자체가 이제 기여했다는 것은 인정이 된 것이고, 그 이후에 비자금이 들어가서 SK 그룹이 지금 오늘날까지 성장하기에 이르기까지 어느 정도 기여했느냐는 좀 더 따져볼 문제다, 이런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죠? 그 두 가지가?

▼손수호: 네, 사실 오늘 판결이 곧바로 비자금 여부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판단을 했냐고 한다면 그 부분은 좀 기다려볼 필요는 있습니다. 다만 오늘 판결의 의미는 양측이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 받았는데, 적어도 노소영 관장 측이 제출한 증거가 보다 더 믿을 만하다. 최태원 회장 측이 제시한 여러 가지 반박보다는 좀 더 믿을 만하다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판결문은 봐야겠습니다만 오늘 재판장이 낭독한 판결 이유들을 보면 굉장히 다양한 쟁점들, 그리고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했던 부분들, 이 부분에 대해서 대체로 노소영 관장 측의 손을 들어줬고요. 그런데 이 부분에서 하나 중요한 것은 이번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가 스무 차례 넘게 석명을 요구했다. 이 석명이라는 게 쉽게 풀어쓰면 법령의 표현을 보면 설명을 요구하는 겁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굉장히 여러 번 설명을 요구했다는 얘기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측면도 있겠고요. 또한, 두 번째로는 이 사건이 굉장히 중요하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하자는 노력일 수도 있고요. 또 마지막으로는 상당히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송영석: 그건 뭐죠?

▼손수호: 사실 아주 오래전에 비자금 관련된 얘기들은 증거가 그렇게 뚜렷하게 남아 있지 않았을 것 같아요. 물론 주장은 할 수 있고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들은 있지만 어떤 명확한 하나의 증거로 승패를 나눌 수 없는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런 애매한 부분들을 좀 더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서 재판부가 노력을 한 정황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이호준 기자, 이 문제 오랫동안 취재해오셨는데, 이 사람의 이혼 소송, 처음 시작한 지 꽤 오래됐잖아요?

▼이호준: 그렇습니다. 2015년 최태원 회장이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이 관련된 소식이 처음 전해졌습니다.

◎송영석: 어떤 부분이었죠?

▼이호준: 혼외자가 있고 이혼을 원한다,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2017년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이 잘 안 됐고요. 이듬해 2018년에 최태원 회장이 소송을 제기를 했습니다. 노소영 관장은 가정의 가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이혼에 반대하다가 2019년 맞소송, 반소를 제기해서 본격적인 이혼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송영석: 최태원 회장이 2015년에 먼저 본인 스스로가 혼외자 존재를 밝히면서, 그렇죠? 노 관장하고 이혼하겠다 선언을 했고 그 이후에 이제 법정 다툼이 시작된 것인데, 이혼 소송을 제기했던 것은 2018년이었죠?

▼이호준: 네, 그렇습니다.

◎송영석: 그러고 나서 그 직후에는 노 관장이 이혼을 거부하다가 그 이듬해 2019년 12월에 재산 분할을 요구하면서 소송을 시작한 거거든요.

▼손수호: 그렇습니다. 각각의 사정이 다 있고 모든 이혼 소송이 다 다르지만 한 측이 이혼을 원하고 또 상대방이 원치 않는 경우에도 이렇게 몇 년 동안 소송이 진행되면 이혼 자체에는 동의하게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소가 제기된 지 1년이 좀 넘어서 노소영 관장도 역시 나도 이혼을 원한다. 하지만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으로부터 위자료를 받아야겠다라고 반소를 제기했고요. 1심에서도 인정이 됐습니다, 그 부분이. 그리고 역시 여러 가지로 개인적인 그런 사정이 있기 때문에 그런 반영해서 최태원 회장 측이 유책 배우자라는 판단이 나오게 된 것이죠.

◎송영석: 유책 배우자가 최태원 회장이다라는 것을 이번에도 인정을 하면서 그 1심 판결문에 나왔던 판결문을 쭉 재판장이 읽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게 맞습니까?

▼이호준: 내밀한 얘기가 공개가 됐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편지를 보내서 내가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이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를 낳게 했다라고 밝힌 부분을 공개적으로 재판장이...

◎송영석: 오늘 밝혔다는 거죠?

▼이호준: 그리고 이러한 충격으로 인해서 노소영 관장이 유방암 판정을 받았을 것이다. 이렇고 또 판단을 한 것도 구체적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이 동거인에 대한 존재 그리고 저간 사정, 그리고 건강 기록까지 재판부가 공개적으로, 이례적으로 언급한 것이죠.

◎송영석: 이례적으로 공개 언급을 했다고 지금 이호준 기자 얘기해줬는데, 왜 그랬을까요?

▼손수호: 이 부분 사실 약간 의아한 부분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송영석: 처음 보는 상황인가요, 이런 거는? 어때요?

▼손수호: 그렇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자들도 취재를 열심히 하는 상황에서 그런 언급을 했다는 것은 사실상 보도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그런 의사인 것 같은데, 여기에 따라서 좀 더 소송에서 힘을 얻는 측도 있고 또 반대로 굉장히 곤란해지거나 난감해지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상당히 좀 민감한 그런 부분인 것 같긴 해요. 그리고 또 하나, 최근에 이 재산 분할 판단을 함에 있어서 비공식적입니다만 누가 더 잘못을 했느냐, 이 부분을 감안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물론 공식적인 건 아니고요. 왜냐하면, 재산 분할은 누가 잘했냐 잘못했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기여도만 따지는 것인데, 그런데 또 이 기여도 판단에 있어서 누가 유책 배우자이며 또한 어느 정도의 잘못을 했는지 등을 감안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이번 항소심 재판부의 어떤 이런 여러 가지 재판 진행이라든지 또는 오늘 판결 이후 설명 등은 그러한 부분들 역시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송영석: 이호준 기자, 김희영 씨 맞죠, 김희영 씨.

▼이호준: 티앤씨재단 이사장입니다.

◎송영석: 동거녀.

▼이호준: 동거인.

◎송영석: 최태원 회장의 동거인인데, 이 부분을 상대로도 지금 노 관장이 소송을 제기해서 지금 진행 중이죠? 오늘 판결이 영향을 미칠까요, 이 소송에?

▼이호준: 글쎄요. 재판부가 다르다 보니까 판결에 영향이 있다 없다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요. 노소영 관장은 김 이사장에게도 30억 원의 위자료를 청구를 했고 변론이 종결됐고 8월에 선고가 예정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판결도 이혼 소송 이후 두 달, 세 달 이후에 나오는데, 이것도 한번 좀 주의 깊게 지켜봐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다시 재산 분할로 좀 돌아가서요. 1조 3,800억 원, 이거 현금으로 줘야 되잖아요, SK가 지금. 이거 어떻게 조달이 가능한 금액일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손수호: 일단 주식은 지금 최태원 회장이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현금을 조달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리고 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미 1심 소송 과정에서 노소영 관장 측이 해당 주식들에 대해서 처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해서 일부 인용됐다는 보도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 주식을 가지고 뭔가 여러 가지 교섭이라든지 조율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지금 상황은 오늘 항소심 판결만 보면 논란의 어떤 그 비자금 언급이라든지 또는 그 외에도 증권사 인수 관련해 가지고 양측의 어떤 세부적인 주장이 완벽하게 충돌하는 지점들,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어떤 조율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요. 따라서 최태원 회장 측에서 상당히 여러 가지 궁리를 해서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좀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호준: 가처분은 1심 선고 직후에 취소됐습니다.

▼손수호: 그런가요?

◎송영석: 그렇군요. 최태원 회장이 상고를 할까요? 하겠죠?

▼이호준: 상당히 상고가 예상이 되고 있고요. 이렇게 큰 금액의 재산 분할인 만큼 아마 대법원에서도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2심이 사실상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마지막 단계여서요.

◎송영석: 보통 그렇잖아요.

▼이호준: 예, 그렇습니다. 그래도 대법원까지 한번 결과를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송영석: 어떻게 봐야 될까요, 앞으로 상황? 궁금한데.

▼손수호: 저도 기자님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고요. 다만 이제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 대법원까지 올라가서 판단을 한다면 사실 오인이라든지 아니면 법리 오해라든지 그런 부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사실 관계 확정에 대해서 개입을 할 여지는 충분히 있어 보이거든요? 그리고 또한 물론 항소심 재판부가 면밀히 판단해서 가장 정확한 결론을 내놨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과연 양측의 아주 상반된, 아주 오래전 이야기에 대한 주장 중에서 누구의 말을 좀 더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 과연 어떤 증거가 있었기에 어느 한쪽의 입장을 인정한 것인지 굉장히 개인적으로도 궁금하거든요. 이런 부분들, 만약 상고심이 열린다면 대법원에서도 꼼꼼하게 들여다볼 것으로 생각됩니다.

◎송영석: 그렇군요. 두 분 말씀 들어보니까 1심 판결하고 2심 판결이 워낙 다르게 나와 가지고 한마디로 충격적이라고 하셨는데, 이게 또 상고할 가능성은 거의 높아 보이고, 그렇죠?

▼이호준: 네, 그렇습니다.

◎송영석: 최태원 회장이. 그런데 이제 확정 판결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 이거는 우리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어떻습니까, 이호준 기자? 이제 항소심이 나온 대로 보통 나오잖아요, 확정 판결이. 그런데 이거는 이제 손수호 변호사 말 들어보면 이제 쟁점 사항이 좀 많은 상황이라 우리가 좀 예단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한데요.

▼이호준: 반대로, 취지를 반대로 해석해서 파기환송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대법원의 판단은 한 번 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송영석: 지켜봐야겠군요. 1988년 세기의 결혼으로 만난 이 두 사람, 세기의 이혼은 누구에게 더 불행한 결혼으로 종지부를 찍게 될지, 확정 판결까지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두 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