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팬데믹 이후 외로움 만성화…민주주의까지 해쳐”

입력 2024.05.30 (22:40) 수정 2024.05.31 (01: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독일 정부가 외로움을 팬데믹 장기 후유증이자 민주주의를 해치는 요인으로 규정하고 경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독일 가족부는 현지시각 30일 독일경제연구소 산하 사회경제패널(SOEP)의 설문조사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외로움 지표’를 발표하고 외로움 극복 방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로움을 느낀다는 비율은 2017년 7.6%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28.2%로 증가했습니다.

이듬해는 11.3%로 떨어졌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외로움을 느끼는 18∼29세 청년층 비율이 2013년 6.4%로 가장 낮았지만 2020년에는 31.8%로 가장 높았습니다.

75세 이상 노년층은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같은 기간 11.4%에서 22.8%로 증가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외로움을 ‘자신의 사회적 관계가 양적 또는 질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불편한 경험’으로 정의했습니다.

가족부는 외로움이 클수록 경찰·정당·정치인·사법제도·의회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외로움이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족부와 별도로 팬데믹과 외로움의 관계를 연구한 연방인구연구소(BiB)의 자비네 디아바테 박사는 “팬데믹 이후 많은 청년이 혼자 살지 않아도 외로움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외로움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만성화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리자 파우스 가족장관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에 눈 감아서는 안 된다”며 “외로움 문제를 더이상 금기시하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2월 ‘함께 외로움에서 탈출’ 행동주간 등 100여 가지 외로움 줄이기 대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독일과 인구학적 특성이 비슷한 나라 가운데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전담 부처를 신설했고 일본은 2021년 고독·고립 담당 장관직을 만들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독일 “팬데믹 이후 외로움 만성화…민주주의까지 해쳐”
    • 입력 2024-05-30 22:40:47
    • 수정2024-05-31 01:04:13
    국제
독일 정부가 외로움을 팬데믹 장기 후유증이자 민주주의를 해치는 요인으로 규정하고 경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독일 가족부는 현지시각 30일 독일경제연구소 산하 사회경제패널(SOEP)의 설문조사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외로움 지표’를 발표하고 외로움 극복 방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로움을 느낀다는 비율은 2017년 7.6%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 28.2%로 증가했습니다.

이듬해는 11.3%로 떨어졌지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외로움을 느끼는 18∼29세 청년층 비율이 2013년 6.4%로 가장 낮았지만 2020년에는 31.8%로 가장 높았습니다.

75세 이상 노년층은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같은 기간 11.4%에서 22.8%로 증가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외로움을 ‘자신의 사회적 관계가 양적 또는 질적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불편한 경험’으로 정의했습니다.

가족부는 외로움이 클수록 경찰·정당·정치인·사법제도·의회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외로움이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족부와 별도로 팬데믹과 외로움의 관계를 연구한 연방인구연구소(BiB)의 자비네 디아바테 박사는 “팬데믹 이후 많은 청년이 혼자 살지 않아도 외로움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외로움이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만성화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리자 파우스 가족장관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에 눈 감아서는 안 된다”며 “외로움 문제를 더이상 금기시하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2월 ‘함께 외로움에서 탈출’ 행동주간 등 100여 가지 외로움 줄이기 대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독일과 인구학적 특성이 비슷한 나라 가운데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전담 부처를 신설했고 일본은 2021년 고독·고립 담당 장관직을 만들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