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시작됐는데…사유지라 방치된 급경사지

입력 2024.07.03 (07:42) 수정 2024.07.03 (08: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 같은 장마철이면, 산비탈이나 옹벽 등 급경사지에서 낙석이나 붕괴 사고가 우려되는데요.

하지만 사유지의 경우 땅 주인에게 관리 책임이 있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보도에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뒤편에 있는 길이 78m, 높이 8.5m의 급경사지.

42년 전 만들어진 이 시설물은 옹벽 위에 석축과 콘크리트 구조물, 주택 담장이 붙어있는 구조입니다.

옹벽은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로로 길게 금이 갔고, 주택 담장은 기울어 일부 철거됐습니다.

[조광래/인근 주민 : "(담장 균열이) 1cm 정도 벌어지다가 올해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보니까 거의 한 10cm가량 벌어졌어요."]

이 시설물은 5년 전 안전진단에서 곳곳이 뒤틀려 보수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금방이라도 터질 듯 옹벽의 '배부름 현상'이 심한데요.

그러나 이곳은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또, 사유지여서 아파트와 주택 주민들이 보강 공사비 1억 원을 모두 부담해야 해, 사실상 보수를 포기했습니다.

[창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소유자들께서 주기적으로 점검해서 (시설물에 대한) 보수·보강을 시행하셔야 합니다."]

경남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폭우에 아파트로 토사가 흘러내리거나 산사태가 공장을 덮치는 등 급경사지 붕괴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모두 붕괴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데다, 사유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재해 예방을 위해서라도 사실상 방치되고 누락된 급경사지, 특히, 사유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집을 짓거나 아파트 같은 것의 인허가를 해줬잖아요. 그러니까 정부가 책임이 있는 것이죠. 지금 방치되고 있다고요. (급경사지의) 95%가."]

경남의 급경사지는 4천여 곳, 이 가운데 땅 주인이 관리 책임을 지는 사유지는 450여 곳입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백진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장마 시작됐는데…사유지라 방치된 급경사지
    • 입력 2024-07-03 07:42:23
    • 수정2024-07-03 08:44:07
    뉴스광장(창원)
[앵커]

요즘 같은 장마철이면, 산비탈이나 옹벽 등 급경사지에서 낙석이나 붕괴 사고가 우려되는데요.

하지만 사유지의 경우 땅 주인에게 관리 책임이 있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보도에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뒤편에 있는 길이 78m, 높이 8.5m의 급경사지.

42년 전 만들어진 이 시설물은 옹벽 위에 석축과 콘크리트 구조물, 주택 담장이 붙어있는 구조입니다.

옹벽은 무게를 견디지 못해 가로로 길게 금이 갔고, 주택 담장은 기울어 일부 철거됐습니다.

[조광래/인근 주민 : "(담장 균열이) 1cm 정도 벌어지다가 올해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보니까 거의 한 10cm가량 벌어졌어요."]

이 시설물은 5년 전 안전진단에서 곳곳이 뒤틀려 보수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금방이라도 터질 듯 옹벽의 '배부름 현상'이 심한데요.

그러나 이곳은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습니다.

또, 사유지여서 아파트와 주택 주민들이 보강 공사비 1억 원을 모두 부담해야 해, 사실상 보수를 포기했습니다.

[창원시 관계자/음성변조 : "소유자들께서 주기적으로 점검해서 (시설물에 대한) 보수·보강을 시행하셔야 합니다."]

경남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폭우에 아파트로 토사가 흘러내리거나 산사태가 공장을 덮치는 등 급경사지 붕괴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모두 붕괴 위험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데다, 사유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재해 예방을 위해서라도 사실상 방치되고 누락된 급경사지, 특히, 사유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집을 짓거나 아파트 같은 것의 인허가를 해줬잖아요. 그러니까 정부가 책임이 있는 것이죠. 지금 방치되고 있다고요. (급경사지의) 95%가."]

경남의 급경사지는 4천여 곳, 이 가운데 땅 주인이 관리 책임을 지는 사유지는 450여 곳입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백진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