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로 간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축구협회 행정, 안타깝다”

입력 2024.07.12 (15:22) 수정 2024.07.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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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인들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서로 힘을 모아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 축구가 국가대표 감독 선임 문제로 2024년 상반기를 유례없는 논란 속에 흘려보낸 가운데, 대표적인 축구 원로의 한 사람인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허 감독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 축구는 어느 때보다 국민적인 기대가 큰 상황에 놓여 있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축구인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서로의 탓만 하는 지금 상황이 안타깝다."며 갈등과 반목에 빠진 축구계의 현실을 질타했다.

허정무 감독과의 전화 인터뷰는 현재 국내가 아닌 캄보디아에서 이뤄졌다. 캄보디아의 두 번째 도시 격인 시아누크빌에 있는 축구 선교사의 초대로 그곳에 머물며 축구에 관한 전반적인 조언을 건네고 있다. 허 감독은 "예전부터 잘 아는 선교사분이 있는데 이곳에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교 시설을 지었고, 프로 축구팀 라이뿌FC 의 구단주까지 맡고 있는 분이다. 이번에 2부 리그서 우승해 1부 승격이 된 걸 기념해 초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지난 8일 캄보디아 현지에 도착해 약 1주일 일정으로 머물고 있다. 출국 비행기를 탈 때부터 맘이 편치 않았다. 한국 축구가 어느 때보다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대한축구협회가 행정 난맥상을 보인 점은, 축구협회 부회장 출신인 허 감독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대목이다.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홍명보 당시 감독(왼쪽)과 허정무 부회장은 동반 사퇴했다.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홍명보 당시 감독(왼쪽)과 허정무 부회장은 동반 사퇴했다.

허 감독은 "축구협회의 최근 행정을 보면 아쉽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협회도 문제이지만, 이렇게 어려울 때 좋은 방향으로 모색해야 할 축구인들이 서로 탓하기 바쁜 현실이 더 참담하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협회 부회장 재직 시절, 홍명보 감독과 인연이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홍 감독이 1무 2패로 탈락하며 거센 후폭풍이 일자 협회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아픈 기억이다.

다만 모든 축구 난맥상의 원인을 협회 탓만 하는 건 곤란하다는 소신도 밝혔다. 허 감독은 "축구지도자협회 등 다양한 축구인 단체나 모임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협회가 그동안 애쓴 부분도 있다는 것도 있다. 무조건 매도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면서 "정몽규 협회장의 4선 연임에 대해 비판이 많지만, 비판만 하기 전 어떤 대안을 먼저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신중한 접근을 했다.

지난해 프로축구 대전 이사장 직에서 물러난 허정무 감독은 최근 고향에서 열린 흉상 제막식에 참가했다.지난해 프로축구 대전 이사장 직에서 물러난 허정무 감독은 최근 고향에서 열린 흉상 제막식에 참가했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허정무 감독이 차기 축구협회장에 도전할 뜻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글쎄, 아직 내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고민해보지 못했다"며 협회장 도전 루머에 대해 일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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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12 15:22:26
    • 수정2024-07-12 15:23:57
    스포츠K

"축구인들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서로 힘을 모아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 축구가 국가대표 감독 선임 문제로 2024년 상반기를 유례없는 논란 속에 흘려보낸 가운데, 대표적인 축구 원로의 한 사람인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허 감독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 축구는 어느 때보다 국민적인 기대가 큰 상황에 놓여 있지만,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축구인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서로의 탓만 하는 지금 상황이 안타깝다."며 갈등과 반목에 빠진 축구계의 현실을 질타했다.

허정무 감독과의 전화 인터뷰는 현재 국내가 아닌 캄보디아에서 이뤄졌다. 캄보디아의 두 번째 도시 격인 시아누크빌에 있는 축구 선교사의 초대로 그곳에 머물며 축구에 관한 전반적인 조언을 건네고 있다. 허 감독은 "예전부터 잘 아는 선교사분이 있는데 이곳에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교 시설을 지었고, 프로 축구팀 라이뿌FC 의 구단주까지 맡고 있는 분이다. 이번에 2부 리그서 우승해 1부 승격이 된 걸 기념해 초대를 받았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지난 8일 캄보디아 현지에 도착해 약 1주일 일정으로 머물고 있다. 출국 비행기를 탈 때부터 맘이 편치 않았다. 한국 축구가 어느 때보다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대한축구협회가 행정 난맥상을 보인 점은, 축구협회 부회장 출신인 허 감독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대목이다.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홍명보 당시 감독(왼쪽)과 허정무 부회장은 동반 사퇴했다.
허 감독은 "축구협회의 최근 행정을 보면 아쉽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협회도 문제이지만, 이렇게 어려울 때 좋은 방향으로 모색해야 할 축구인들이 서로 탓하기 바쁜 현실이 더 참담하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협회 부회장 재직 시절, 홍명보 감독과 인연이 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홍 감독이 1무 2패로 탈락하며 거센 후폭풍이 일자 협회 부회장직에서 물러난 아픈 기억이다.

다만 모든 축구 난맥상의 원인을 협회 탓만 하는 건 곤란하다는 소신도 밝혔다. 허 감독은 "축구지도자협회 등 다양한 축구인 단체나 모임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협회가 그동안 애쓴 부분도 있다는 것도 있다. 무조건 매도만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면서 "정몽규 협회장의 4선 연임에 대해 비판이 많지만, 비판만 하기 전 어떤 대안을 먼저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신중한 접근을 했다.

지난해 프로축구 대전 이사장 직에서 물러난 허정무 감독은 최근 고향에서 열린 흉상 제막식에 참가했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허정무 감독이 차기 축구협회장에 도전할 뜻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글쎄, 아직 내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고민해보지 못했다"며 협회장 도전 루머에 대해 일단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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