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백화점이 중소기업 상표권 도용

입력 2005.11.21 (22:1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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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소기업이 애써 개발한 신제품을, 대형업체들이 은근 슬쩍 도용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 기자입니다.

<리포트>

골프에서 퍼팅할 공의 위치를 표시할 때 사용하는 '볼마커'입니다.

이 볼마커를 새로 개발한 한 중소업체는 자신들의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자 매출 증대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대도 잠시 한 대형 백화점 법인 사업팀이 중소 제조업체에 이 제품을 베끼도록 주문해 유통시킨 것입니다.

모조품은 이미 상표 등록까지 마친 중소기업의 제품과 어디 하나 다르지 않습니다.

제품의 모양과 크기는 물론 포장상자의 규격까지 똑같습니다.

백화점 측이 납품받아 유통시킨 볼마커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이 모두 5,000여 개, 2천여만 원어치.

신제품 개발에 수개월을 투자한 중소업체로서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권순범(제이아이프로모션 사장) : "밤새워 만든 제품인데 그 노력 하나를 대기업 이라는 이름 하나로 손쉽게 복제한다는 것은 살인 행위입니다."

백화점 측은 상표권을 도용당한 업체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계속해오다 뒤늦게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녹취> 백화점 판매 관계자 : "고의성은 없었지만 문제는 있으니까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기업 홍보용으로 인기가 있는 휴대폰 액정 닦개도 모조품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중소업체들은 이같은 모조품 생산을 대기업이 부추기거나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민경훈(민코레이션 부장) : "대기업에서 많이 무시를 하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피해 업체가 꽤 있습니다. 억울하지만 다음을 위해서 좋게 타협을 하고 넘어가는 게 현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베끼기 풍토가 풀뿌리 기술의 산실인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의욕을 꺾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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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백화점이 중소기업 상표권 도용
    • 입력 2005-11-21 21:21:54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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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소기업이 애써 개발한 신제품을, 대형업체들이 은근 슬쩍 도용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 기자입니다. <리포트> 골프에서 퍼팅할 공의 위치를 표시할 때 사용하는 '볼마커'입니다. 이 볼마커를 새로 개발한 한 중소업체는 자신들의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자 매출 증대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대도 잠시 한 대형 백화점 법인 사업팀이 중소 제조업체에 이 제품을 베끼도록 주문해 유통시킨 것입니다. 모조품은 이미 상표 등록까지 마친 중소기업의 제품과 어디 하나 다르지 않습니다. 제품의 모양과 크기는 물론 포장상자의 규격까지 똑같습니다. 백화점 측이 납품받아 유통시킨 볼마커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이 모두 5,000여 개, 2천여만 원어치. 신제품 개발에 수개월을 투자한 중소업체로서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권순범(제이아이프로모션 사장) : "밤새워 만든 제품인데 그 노력 하나를 대기업 이라는 이름 하나로 손쉽게 복제한다는 것은 살인 행위입니다." 백화점 측은 상표권을 도용당한 업체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계속해오다 뒤늦게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녹취> 백화점 판매 관계자 : "고의성은 없었지만 문제는 있으니까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기업 홍보용으로 인기가 있는 휴대폰 액정 닦개도 모조품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중소업체들은 이같은 모조품 생산을 대기업이 부추기거나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민경훈(민코레이션 부장) : "대기업에서 많이 무시를 하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피해 업체가 꽤 있습니다. 억울하지만 다음을 위해서 좋게 타협을 하고 넘어가는 게 현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베끼기 풍토가 풀뿌리 기술의 산실인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의욕을 꺾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홍찬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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