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뇌물 혐의’ 업체 싹쓸이, 비밀은 ‘구매요구서’?

입력 2024.07.27 (21:14) 수정 2024.07.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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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육군의 훈련 장비인 마일즈의 개발과 도입에 관여한 현직 육군 원사가 뇌물 수수 혐의로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군 검찰은 이 원사가 작성한 구매 요구서의 성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덕훈 기자의 단독보돕니다.

[리포트]

군의 마일즈 장비는 기본적으로 '제조'방식으로 조달합니다.

군이 연구개발로 '규격화'를 마친 장비의 도면·기술자료 등을 낙찰업체가 받아 그대로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김 모 원사의 영국 휴가 경비를 대납한 혐의를 받는 업체가 참여한 사업들을 보면, 별도의 '구매요구서'가 붙어있습니다.

모두 김 원사가 입찰 과정에서 작성한 문서입니다.

특정 마일즈 통신장비를 낙찰자가 '제조'하는 것이 아닌 특정 사양으로 '구매'하도록 한 겁니다.

'구매'는 군이 아직 규격화를 못한, 다시 말해 '제조'할 수 없는 물품에 한정합니다.

문제는 해당 통신장비가 이미 2018년 군이 규격화를 끝낸 물품이라는 겁니다.

심지어 당시 군 규격화 작업 때 개발에 참여한 곳은 대납업체였습니다.

김 원사는 해당 대납업체의 통신장비 성능에 맞는 구매요구서를 끼워 넣어, 특정 업체가 독식하는 불공정한 입찰 구조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독점이 화근인 것 같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000(대납 혐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물건을 받아가지고 (원청에) 납품을 했지요."]

최근 5년간 김 원사가 관여한 사업 10건 중 대납업체는 5건을 낙찰받았고, 탈락한 사업 등에서도 4건은 장비 납품에 성공해 수익을 거뒀습니다.

사업 규모는 7백억 원이 넘었습니다.

군 검찰은 현재 김 원사의 구매요구서가 사실상 대납업체 수익 보장용이 아닌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김 원사와 대납업체는 모두 대답을 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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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뇌물 혐의’ 업체 싹쓸이, 비밀은 ‘구매요구서’?
    • 입력 2024-07-27 21:14:47
    • 수정2024-07-27 21: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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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육군의 훈련 장비인 마일즈의 개발과 도입에 관여한 현직 육군 원사가 뇌물 수수 혐의로 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군 검찰은 이 원사가 작성한 구매 요구서의 성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덕훈 기자의 단독보돕니다.

[리포트]

군의 마일즈 장비는 기본적으로 '제조'방식으로 조달합니다.

군이 연구개발로 '규격화'를 마친 장비의 도면·기술자료 등을 낙찰업체가 받아 그대로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김 모 원사의 영국 휴가 경비를 대납한 혐의를 받는 업체가 참여한 사업들을 보면, 별도의 '구매요구서'가 붙어있습니다.

모두 김 원사가 입찰 과정에서 작성한 문서입니다.

특정 마일즈 통신장비를 낙찰자가 '제조'하는 것이 아닌 특정 사양으로 '구매'하도록 한 겁니다.

'구매'는 군이 아직 규격화를 못한, 다시 말해 '제조'할 수 없는 물품에 한정합니다.

문제는 해당 통신장비가 이미 2018년 군이 규격화를 끝낸 물품이라는 겁니다.

심지어 당시 군 규격화 작업 때 개발에 참여한 곳은 대납업체였습니다.

김 원사는 해당 대납업체의 통신장비 성능에 맞는 구매요구서를 끼워 넣어, 특정 업체가 독식하는 불공정한 입찰 구조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독점이 화근인 것 같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000(대납 혐의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물건을 받아가지고 (원청에) 납품을 했지요."]

최근 5년간 김 원사가 관여한 사업 10건 중 대납업체는 5건을 낙찰받았고, 탈락한 사업 등에서도 4건은 장비 납품에 성공해 수익을 거뒀습니다.

사업 규모는 7백억 원이 넘었습니다.

군 검찰은 현재 김 원사의 구매요구서가 사실상 대납업체 수익 보장용이 아닌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김 원사와 대납업체는 모두 대답을 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김한빈/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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