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1점 궁사’ 마다예 선수 인터뷰 “유튜브로 한국 양궁 보고 연습했죠”

입력 2024.08.02 (10:00) 수정 2024.08.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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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SNS로 많은 메시지를 받고 있어요. 대한민국이 응원 댓글을 달아주는 거의 유일한 국가입니다.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지난달 30일,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64강에서 '1점'이라는 파격(?)적인 점수로 화제를 모았던 이스라엘 마다예(36) 선수. 아프리카 최빈국 차드 출신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양궁을 독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요. 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다예 선수를 1일(현지시각) KBS가 만났습니다.

― 김우진 선수와 맞붙었을 때 두 번째 세트 마지막 화살에서 1점이 나왔습니다. 당시 기분이 어떠셨나요?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았습니다.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설령 0점을 쐈다고 해도 만족했을 겁니다."

― 19살에 양궁을 시작했고, 몇 년 전에는 생업도 포기하고 사실상 독학으로 양궁에 매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쉽지 않았을 텐데요.
"힘들었죠. 2008년에 양궁을 처음 시작했어요. 우연히 활을 쏘는 사람들을 보고 이렇게 현대적인 스포츠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죠. 양궁이 뭔지도 몰라서 뭘 하는 거냐고 물어봐야 했어요. 필요한 장비를 직접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5명의 남녀 선수가 있었지만 곧 3명이 관뒀습니다. 훈련 비용을 벌기 위해 종이 만드는 회사 등 온갖 곳에서 일했어요. 기술도 없고, 활도, 과녁도 없는 차드에서 연습하는 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힘들었지만, '오케이, 가자'고 (자신에게) 말했죠."

한국에 감사의 뜻을 전한 마다예 선수의 SNS. 한국인들의 응원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SNS 갈무리.한국에 감사의 뜻을 전한 마다예 선수의 SNS. 한국인들의 응원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SNS 갈무리.

― 혼자 연습하실 때 한국 대표팀의 영상을 보셨다고요?
"한국 양궁 선수들 영상이 유튜브에 많아요. 외국 선수들의 것도 봤지만, 김제덕 선수의 경기 장면을 봤을 땐 너무 잘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말 훌륭해요."

― 특히 좋아하는 선수나 롤 모델이 있는지요?
"김제덕, 김우진 선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선수가 훌륭합니다. 차드의 양궁 선수들은 모두 한국 대표팀의 팬이에요. 한국 사람들이 양궁을 특히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어제도 호텔에서 양궁 과녁 장난감 여러 개를 든 아이를 봤어요. 한국 분들께서 저를 응원해 주시는 것도 그래서인 것 같네요."

―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요?
"스폰서가 없어서 장비를 모두 제 돈으로 사고 있습니다. 가장 부족한 건 과녁과 화살이에요. 장비가 없다는 게 가장 힘들죠. 차드에서는 특히 물건을 구하기가 힘들어요. 심지어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화살도 찾기 어렵습니다."

― 이번 일로 차드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됐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한국인들에게 고국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으신가요?
"차드는 모두의 친구인 나라입니다. 한국이든, 다른 나라든 간에 모두의 친구입니다."

KBS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는 마다예 선수의 모습.KBS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는 마다예 선수의 모습.

― 선수님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양궁은 제가 사랑하는 스포츠예요. 화살을 겨누면 마음이 차분해지고요. 당연히 다음 목표는 2028년 LA 올림픽 출전입니다. 차드의 양궁을 발전시키는 게 제 꿈입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양궁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 이번 경기가 끝나면 고국으로 돌아가시나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끝나면 바로 차드로 갑니다. 물품도 없고 음식도 없는 어린 선수들에게 제가 가진 장비를 물려줘야 해요. 차드엔 양궁 선수도 많고 양궁에 관심 있는 아이들도 많아요. 올림픽에서 제가 겪고 배운 것들을 들려 줘야죠."

―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무슨 말씀을 전하시고 싶나요.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 댓글이 달려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대한민국 양궁을 존경합니다. 모두에게 큰 입맞춤(인사와 감사의 표시)을 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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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02 10:00:16
    • 수정2024-08-02 10:00:22
    올림픽 영상

"그날 이후 SNS로 많은 메시지를 받고 있어요. 대한민국이 응원 댓글을 달아주는 거의 유일한 국가입니다.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지난달 30일,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64강에서 '1점'이라는 파격(?)적인 점수로 화제를 모았던 이스라엘 마다예(36) 선수. 아프리카 최빈국 차드 출신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양궁을 독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요. 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다예 선수를 1일(현지시각) KBS가 만났습니다.

― 김우진 선수와 맞붙었을 때 두 번째 세트 마지막 화살에서 1점이 나왔습니다. 당시 기분이 어떠셨나요?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았습니다.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설령 0점을 쐈다고 해도 만족했을 겁니다."

― 19살에 양궁을 시작했고, 몇 년 전에는 생업도 포기하고 사실상 독학으로 양궁에 매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쉽지 않았을 텐데요.
"힘들었죠. 2008년에 양궁을 처음 시작했어요. 우연히 활을 쏘는 사람들을 보고 이렇게 현대적인 스포츠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죠. 양궁이 뭔지도 몰라서 뭘 하는 거냐고 물어봐야 했어요. 필요한 장비를 직접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5명의 남녀 선수가 있었지만 곧 3명이 관뒀습니다. 훈련 비용을 벌기 위해 종이 만드는 회사 등 온갖 곳에서 일했어요. 기술도 없고, 활도, 과녁도 없는 차드에서 연습하는 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힘들었지만, '오케이, 가자'고 (자신에게) 말했죠."

한국에 감사의 뜻을 전한 마다예 선수의 SNS. 한국인들의 응원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SNS 갈무리.
― 혼자 연습하실 때 한국 대표팀의 영상을 보셨다고요?
"한국 양궁 선수들 영상이 유튜브에 많아요. 외국 선수들의 것도 봤지만, 김제덕 선수의 경기 장면을 봤을 땐 너무 잘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말 훌륭해요."

― 특히 좋아하는 선수나 롤 모델이 있는지요?
"김제덕, 김우진 선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선수가 훌륭합니다. 차드의 양궁 선수들은 모두 한국 대표팀의 팬이에요. 한국 사람들이 양궁을 특히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어제도 호텔에서 양궁 과녁 장난감 여러 개를 든 아이를 봤어요. 한국 분들께서 저를 응원해 주시는 것도 그래서인 것 같네요."

―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요?
"스폰서가 없어서 장비를 모두 제 돈으로 사고 있습니다. 가장 부족한 건 과녁과 화살이에요. 장비가 없다는 게 가장 힘들죠. 차드에서는 특히 물건을 구하기가 힘들어요. 심지어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화살도 찾기 어렵습니다."

― 이번 일로 차드라는 나라를 처음 알게 됐다는 반응도 많습니다. 한국인들에게 고국을 어떻게 소개하고 싶으신가요?
"차드는 모두의 친구인 나라입니다. 한국이든, 다른 나라든 간에 모두의 친구입니다."

KBS 취재진과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는 마다예 선수의 모습.
― 선수님이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줬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양궁은 제가 사랑하는 스포츠예요. 화살을 겨누면 마음이 차분해지고요. 당연히 다음 목표는 2028년 LA 올림픽 출전입니다. 차드의 양궁을 발전시키는 게 제 꿈입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양궁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 이번 경기가 끝나면 고국으로 돌아가시나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끝나면 바로 차드로 갑니다. 물품도 없고 음식도 없는 어린 선수들에게 제가 가진 장비를 물려줘야 해요. 차드엔 양궁 선수도 많고 양궁에 관심 있는 아이들도 많아요. 올림픽에서 제가 겪고 배운 것들을 들려 줘야죠."

―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무슨 말씀을 전하시고 싶나요.
"오늘 아침까지도 계속 댓글이 달려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스스로가 자랑스럽고, 대한민국 양궁을 존경합니다. 모두에게 큰 입맞춤(인사와 감사의 표시)을 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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