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8% “정치 성향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 의향 없다”…사회갈등 인식 상승

입력 2024.08.04 (16:14) 수정 2024.08.0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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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평가한 우리 사회의 통합 수준이 최근 2년간 대폭 낮아진 가운데, 국민 10명 중 6명가량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나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9~75세 남녀 3천9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 연구보고서를 보면, 응답자들은 사회 통합도에 대해 10점 만점에 평균 4.2점을 매겼습니다.

보사연은 2014년부터 해마다 관련 조사를 진행해왔는데, 사회통합도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4.17점이었다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1년 4.59점까지 높아진 뒤 2022년 4.31점으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더 떨어진 것입니다.

사회통합도 평가는 낮아진 반면, 우리 사회의 갈등이 얼마나 심각하다고 인식하는지 평가하는 ‘사회갈등도’는 더 높아졌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사회 갈등도는 4점 만점을 기준에 2.93점으로, 2018년 2.88점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응답자들은 여러 갈등 유형 중 진보와 보수 사이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92.3%가 진보-보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8년 조사 때의 87.0%보다 5.3%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 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 갈등(71.5%)이 심각하다는 답변도 많았습니다.

진보-보수 사이 갈등의 심각성은 친구 관계나 연애, 결혼 등 일상의 교제 성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8.2%는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런 응답은 남성(53.90%)보다 여성(60.9%)에서, 청년(51.8%)보다 중장년(56.6%), 노년(68.6%)에서 더 많았습니다.

학력의 경우 중졸 이하(71.45%)에서 같은 응답이 가장 많았고, 고졸 (55.60%) 대졸 이상 (54.49%) 순이었습니다.

연애나 결혼 외에도 친구 관계나 사회단체 활동 참여에도 정치 성향 일치 여부가 고려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지인과의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33.0%였고, 71.4%는 정치 성향이 다르면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정치 성향이 다른 이와 술자리뿐만 아니라, 연애 및 결혼,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같이할 의향이 없다고 답하는 등, 여러 지점에서 소통 단절이 목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면 갈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구성원 간의 갈등과 대립, 긴장과 반목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과 조우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을 온·오프라인에서 조성해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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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58% “정치 성향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 의향 없다”…사회갈등 인식 상승
    • 입력 2024-08-04 16:14:23
    • 수정2024-08-04 16:40:53
    사회
국민들이 평가한 우리 사회의 통합 수준이 최근 2년간 대폭 낮아진 가운데, 국민 10명 중 6명가량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나 결혼을 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9~75세 남녀 3천9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Ⅹ)-공정성과 갈등 인식’ 연구보고서를 보면, 응답자들은 사회 통합도에 대해 10점 만점에 평균 4.2점을 매겼습니다.

보사연은 2014년부터 해마다 관련 조사를 진행해왔는데, 사회통합도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4.17점이었다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1년 4.59점까지 높아진 뒤 2022년 4.31점으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더 떨어진 것입니다.

사회통합도 평가는 낮아진 반면, 우리 사회의 갈등이 얼마나 심각하다고 인식하는지 평가하는 ‘사회갈등도’는 더 높아졌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사회 갈등도는 4점 만점을 기준에 2.93점으로, 2018년 2.88점보다 소폭 상승했습니다.

응답자들은 여러 갈등 유형 중 진보와 보수 사이의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92.3%가 진보-보수 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8년 조사 때의 87.0%보다 5.3%포인트 상승한 것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갈등(82.2%), 노사갈등(79.1%), 빈부 갈등(78.0%),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갈등(71.8%), 지역 갈등(71.5%)이 심각하다는 답변도 많았습니다.

진보-보수 사이 갈등의 심각성은 친구 관계나 연애, 결혼 등 일상의 교제 성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8.2%는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을 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런 응답은 남성(53.90%)보다 여성(60.9%)에서, 청년(51.8%)보다 중장년(56.6%), 노년(68.6%)에서 더 많았습니다.

학력의 경우 중졸 이하(71.45%)에서 같은 응답이 가장 많았고, 고졸 (55.60%) 대졸 이상 (54.49%) 순이었습니다.

연애나 결혼 외에도 친구 관계나 사회단체 활동 참여에도 정치 성향 일치 여부가 고려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정치 성향이 다르면 친구·지인과의 술자리를 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33.0%였고, 71.4%는 정치 성향이 다르면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함께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정치 성향이 다른 이와 술자리뿐만 아니라, 연애 및 결혼,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같이할 의향이 없다고 답하는 등, 여러 지점에서 소통 단절이 목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면 갈등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면서, “구성원 간의 갈등과 대립, 긴장과 반목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과 조우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론장을 온·오프라인에서 조성해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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