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 총리, 반정부 시위 격화에 사임…군 “과도정부 구성”

입력 2024.08.05 (18:27) 수정 2024.08.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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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 집권 중인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사임했습니다.

현지 시각 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와커 우즈 자만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현지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하시나 총리가 사임했다면서 군부가 과도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와커 참모총장은 "이 나라는 고통을 많이 받아왔고 경제는 큰 영향을 받았으며 많은 국민이 살해됐다. 이제는 폭력을 중단해야 할 때"라며 "내 연설 이후 상황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방글라데시군은 2007년에도 대규모 불안 사태가 퍼지자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2년 동안 군이 지원하는 과도 정부를 세운 적이 있습니다.

하시나 총리가 인도로 도피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시나 총리는 시위대가 수도 다카의 총리 관저에 몰려 든 직후 헬기를 이용해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독립유공자 자녀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촉발됐습니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은 공직 할당제에 반대하며 지난달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방글라정부는 강경 대응으로 맞서면서 약 200명의 사망자를 낳았습니다.

이후 같은 달 21일 대법원이 독립유공자 자녀의 공직 할당 규모를 5%로 크게 완화한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시위도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가 요구한 시위 체포자 석방과 하시나 총리 사과 등이 수용되지 않자 시위대는 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총리 퇴진을 요구했으며 또다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지난 4일에만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이번 사태로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상황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대표적인 장수 여성 국가지도자로 꼽히는 하시나 총리는 5번째 총리직을 수행 중입니다.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아버지'로 여겨지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1920∼1975)의 장녀인 하시나 총리는 반독재 투쟁과 투옥 등을 거쳐 1996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집권, 2001년 7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했습니다.

이후 경제 파탄과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실각했고 절치부심 끝에 2008년 총선에서 다시 승리, 2009년 1월부터 총리를 맡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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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8-05 20: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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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에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 집권 중인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가 사임했습니다.

현지 시각 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와커 우즈 자만 육군 참모총장은 이날 현지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하시나 총리가 사임했다면서 군부가 과도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와커 참모총장은 "이 나라는 고통을 많이 받아왔고 경제는 큰 영향을 받았으며 많은 국민이 살해됐다. 이제는 폭력을 중단해야 할 때"라며 "내 연설 이후 상황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방글라데시군은 2007년에도 대규모 불안 사태가 퍼지자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2년 동안 군이 지원하는 과도 정부를 세운 적이 있습니다.

하시나 총리가 인도로 도피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시나 총리는 시위대가 수도 다카의 총리 관저에 몰려 든 직후 헬기를 이용해 피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는 방글라데시 정부가 독립유공자 자녀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촉발됐습니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은 공직 할당제에 반대하며 지난달 대규모 시위를 벌였고, 방글라정부는 강경 대응으로 맞서면서 약 200명의 사망자를 낳았습니다.

이후 같은 달 21일 대법원이 독립유공자 자녀의 공직 할당 규모를 5%로 크게 완화한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시위도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위대가 요구한 시위 체포자 석방과 하시나 총리 사과 등이 수용되지 않자 시위대는 다시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총리 퇴진을 요구했으며 또다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지난 4일에만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이번 사태로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3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상황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대표적인 장수 여성 국가지도자로 꼽히는 하시나 총리는 5번째 총리직을 수행 중입니다.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아버지'로 여겨지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1920∼1975)의 장녀인 하시나 총리는 반독재 투쟁과 투옥 등을 거쳐 1996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집권, 2001년 7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했습니다.

이후 경제 파탄과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실각했고 절치부심 끝에 2008년 총선에서 다시 승리, 2009년 1월부터 총리를 맡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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