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되찾은 이름

입력 2005.11.2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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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제강점기 강제 창씨개명으로 일본식 이름을 써야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60년 만에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한 초등학교가 노인들에게 한글 이름이 적힌 졸업장을 선사한 것입니다.

류성호 기잡니다.

<리포트>
백발이 다 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습니다.

일제때 창씨개명한 이름으로 졸업장을 받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시골 한 초등학교가 한글 이름으로 된 졸업장을 다시 만들어 준 것입니다.

<인터뷰>원평 국민학교 졸업생: "졸업장을 다시 받게 되니까 고맙고 감개가 무량하지요."

송기홍 할아버지, 하지만 일제때 다닌 학교에서 할아버지 이름은 '이시야마 기코'였습니다.

해방되던 해에 일본이 준 당시 국민학교 졸업장에도 '송.기.홍'이란 이름은 없습니다.

<인터뷰>송기홍(1945년 원평국민학교 졸업): "집에 가면 한국사람 학교 오면 일본 사람. 일본말만 쓰게 했어. 집에 가면 기홍이고 여기(학교) 오면 '이시야마 기코'."

일제가 강제로 창씨를 개명했던 사실은 당시 학생명부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모두 일본식 이름입니다.

이름까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뼈아픈 추억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나라 잃은 설움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인터뷰>손정희(1942년 원평국민학교 졸업): "그렇게 강조를 했어요. 우리 조선사람이 조선말 한마디만 하면 청소시킨다고 그날. 한 마디만 선생들한테 들켰다 하면 아주 말도 못했어요 그때는."

6십 년 만에 되찾은 이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픈 어린 시절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은 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류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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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 만에 되찾은 이름
    • 입력 2005-11-26 07: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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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제강점기 강제 창씨개명으로 일본식 이름을 써야했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60년 만에 이름을 되찾았습니다. 한 초등학교가 노인들에게 한글 이름이 적힌 졸업장을 선사한 것입니다. 류성호 기잡니다. <리포트> 백발이 다 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습니다. 일제때 창씨개명한 이름으로 졸업장을 받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시골 한 초등학교가 한글 이름으로 된 졸업장을 다시 만들어 준 것입니다. <인터뷰>원평 국민학교 졸업생: "졸업장을 다시 받게 되니까 고맙고 감개가 무량하지요." 송기홍 할아버지, 하지만 일제때 다닌 학교에서 할아버지 이름은 '이시야마 기코'였습니다. 해방되던 해에 일본이 준 당시 국민학교 졸업장에도 '송.기.홍'이란 이름은 없습니다. <인터뷰>송기홍(1945년 원평국민학교 졸업): "집에 가면 한국사람 학교 오면 일본 사람. 일본말만 쓰게 했어. 집에 가면 기홍이고 여기(학교) 오면 '이시야마 기코'." 일제가 강제로 창씨를 개명했던 사실은 당시 학생명부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모두 일본식 이름입니다. 이름까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뼈아픈 추억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나라 잃은 설움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인터뷰>손정희(1942년 원평국민학교 졸업): "그렇게 강조를 했어요. 우리 조선사람이 조선말 한마디만 하면 청소시킨다고 그날. 한 마디만 선생들한테 들켰다 하면 아주 말도 못했어요 그때는." 6십 년 만에 되찾은 이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픈 어린 시절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은 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류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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