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이란 “이스라엘에 보복” 거듭 확인…확전 가능성은?

입력 2024.08.12 (15:34) 수정 2024.08.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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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된 것과 관련해 이슬람권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이란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는데요.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이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게 공격 자제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확전에 대한 신중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중동정세, 국제시사매거진 PADO의 김동규 편집장과 함께 알아봅니다.

자국 내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가 암살을 당하자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보복을 천명한 상태죠.

이란 신임 대통령이 자제를 요청했단 보도도 나오는데, 이런 움직임이 긴장을 완화 시킬 수 있을까요?

[답변]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런 해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마스 최고지도자의 암살로 이란인들은 사실 피해를 크게 입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수도 테헤란이 뚫렸다는 수치심은 들겠지만, 보복심은 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보다 내부 점검에 더 관심이 많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가 말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신임 대통령이 요청하고 이를 일부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보복을 ‘자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직접적인 군사 보복이 아니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보복’은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앵커]

이스라엘은 아직 하니예 암살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7월에 하마스 군사지도자인 무함마드 데이프를 제거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스라엘이 자칫 이란과의 전면전을 각오하면서까지 여기까지 온 이유, 무엇일까요?

[답변]

뉴욕타임스가 하니예 사망 직후 있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화 회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암살이 오히려 휴전 합의를 앞당길 수 있다’며 ‘휴전 논의에 진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니예 사망이 확전으로 안 이어질 것이니 걱정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헛소리 그만하라”며 역정을 냈다고 합니다.

네타냐후는 강경 우익 세력과 정치적 동맹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스라엘 국민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워낙 낮기 때문에 하마스와의 전쟁을 유리한 방향으로 마무리 지어야만 국내에서 정치적 입지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에 돌입한다면 중동 지역은 물론 전 세계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까?

[답변]

이란과 이스라엘이 직접 전쟁에 돌입한다면 두 가지 방식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나라는 땅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지상전을 펼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는 무엇보다 전투기, 미사일 등 하늘을 이용한 방식으로 전쟁을 치를 것입니다.

그리고 지상전은 이란이 배후에서 움직일 수 있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통한 대리전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중전은, 지난번에 이스라엘과 미국의 방공망에 걸려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이 무력화되었던 것을 감안해 이번에는 방공망을 피할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임에도 불구하고 경로를 바꿀 수 있는데, 이란이 이렇게 경로수정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쏜다면 이스라엘-미국 방공망을 뚫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이 전면전으로 확대되기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외교적, 지정학적 요인들 때문입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확전은 바이든 행정부에 매우 불리해집니다.

즉,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는 이스라엘과 인접해 있는 국가들이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이라는 점입니다.

시아파인 이란이 아라비아 반도에까지 세력을 확대하는 것을 경계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경제개혁과 미국과의 새 안보협정 체결 등에 전념하고 있는 수니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견제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할 때, 이란도 어떻게든 확전을 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앵커]

이번 하니예 암살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란 내에 구축한 휴민트가 역할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모사드의 정보력, 어느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답변]

영국의 텔레그래프지는 모사드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요원들을 포섭해 하니예가 머물 혁명수비대의 안전가옥에 미리 폭탄을 설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라벤더’라는 인공지능 기반 감청기술도 이미 실전에 배치해 이스라엘 당국이 감청해낸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 수많은 통화자 중에 누가 하마스 요원인지를 90%의 확률로 찾아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작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기습해 이스라엘 국민 1,200여 명을 살해한 일에 대해서도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팔레스타인 측 책임자들을 한 명씩 암살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에 따르면 하마스 최고 지휘부 구성원 6명 중 4명이 살해되고 2명만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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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12 15:33:59
    • 수정2024-08-12 15:4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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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된 것과 관련해 이슬람권의 비난이 거세지면서, 이란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는데요.

페제시키안 이란 신임 대통령이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에게 공격 자제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확전에 대한 신중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중동정세, 국제시사매거진 PADO의 김동규 편집장과 함께 알아봅니다.

자국 내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가 암살을 당하자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는 보복을 천명한 상태죠.

이란 신임 대통령이 자제를 요청했단 보도도 나오는데, 이런 움직임이 긴장을 완화 시킬 수 있을까요?

[답변]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런 해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하마스 최고지도자의 암살로 이란인들은 사실 피해를 크게 입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수도 테헤란이 뚫렸다는 수치심은 들겠지만, 보복심은 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보다 내부 점검에 더 관심이 많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가 말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신임 대통령이 요청하고 이를 일부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보복을 ‘자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직접적인 군사 보복이 아니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보복’은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앵커]

이스라엘은 아직 하니예 암살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7월에 하마스 군사지도자인 무함마드 데이프를 제거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스라엘이 자칫 이란과의 전면전을 각오하면서까지 여기까지 온 이유, 무엇일까요?

[답변]

뉴욕타임스가 하니예 사망 직후 있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화 회담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암살이 오히려 휴전 합의를 앞당길 수 있다’며 ‘휴전 논의에 진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니예 사망이 확전으로 안 이어질 것이니 걱정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헛소리 그만하라”며 역정을 냈다고 합니다.

네타냐후는 강경 우익 세력과 정치적 동맹 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스라엘 국민들 사이에서 지지율이 워낙 낮기 때문에 하마스와의 전쟁을 유리한 방향으로 마무리 지어야만 국내에서 정치적 입지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에 돌입한다면 중동 지역은 물론 전 세계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까?

[답변]

이란과 이스라엘이 직접 전쟁에 돌입한다면 두 가지 방식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나라는 땅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지상전을 펼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두 나라는 무엇보다 전투기, 미사일 등 하늘을 이용한 방식으로 전쟁을 치를 것입니다.

그리고 지상전은 이란이 배후에서 움직일 수 있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통한 대리전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중전은, 지난번에 이스라엘과 미국의 방공망에 걸려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이 무력화되었던 것을 감안해 이번에는 방공망을 피할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임에도 불구하고 경로를 바꿀 수 있는데, 이란이 이렇게 경로수정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대량으로 쏜다면 이스라엘-미국 방공망을 뚫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이 전면전으로 확대되기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외교적, 지정학적 요인들 때문입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확전은 바이든 행정부에 매우 불리해집니다.

즉, 11월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는 이스라엘과 인접해 있는 국가들이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이라는 점입니다.

시아파인 이란이 아라비아 반도에까지 세력을 확대하는 것을 경계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경제개혁과 미국과의 새 안보협정 체결 등에 전념하고 있는 수니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견제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할 때, 이란도 어떻게든 확전을 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앵커]

이번 하니예 암살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란 내에 구축한 휴민트가 역할을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모사드의 정보력, 어느 정도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답변]

영국의 텔레그래프지는 모사드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요원들을 포섭해 하니예가 머물 혁명수비대의 안전가옥에 미리 폭탄을 설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라벤더’라는 인공지능 기반 감청기술도 이미 실전에 배치해 이스라엘 당국이 감청해낸 방대한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내 수많은 통화자 중에 누가 하마스 요원인지를 90%의 확률로 찾아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작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기습해 이스라엘 국민 1,200여 명을 살해한 일에 대해서도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은 팔레스타인 측 책임자들을 한 명씩 암살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에 따르면 하마스 최고 지휘부 구성원 6명 중 4명이 살해되고 2명만 살아남았다고 합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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