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터뷰] 농촌 현실을 알리는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작가’

입력 2024.08.14 (20:16) 수정 2024.08.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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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우리의 밥상에 한 끼가 차려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여러분은 혹시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백터뷰 오늘의 주인공은 먹거리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 농촌의 현실을 꾸준히 연구하고 알리고 있는 분입니다.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농촌사회학 듣기에 따라서는 좀 생소할 수도 있는 영역인 것 같아요.

어떤 걸 연구하는 학문입니까?

[답변]

한국의 농촌 문제 농업 문제 어떻게 해야 될까 이제 이런 고민들을 하는 사회학의 한 분과라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사회학에서는 '모든 개인적인 것이 역사적인 거고 또 서사가 있다'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엄마가 농사를 짓다가 편찮으셔서 돌아가셨어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어머니지만 또 보게 되면 여성 농민이니까 한국의 여성 농민들이 왜 이렇게 아프고 힘들까 이제 그런 문제들을 저는 사회학적으로 좀 접근하고 싶었던 거죠.

[기자]

밥상에 차려져 있는 음식 하나하나의 그 스토리들에 대해서 굉장히 친근하지만 또 굉장히 또 뭔가 그 인사이트가 있게 설명을 하신다는 그런 인상을 받았어요.

이 먹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일단 음식에는 생산 같은 농업이 있고요.

그리고 만드는 저의 노동이 있고요.

또 유통하는 상인들부터 해서 그리고 최후에는 이 음식 쓰레기를 치우는 이런 미화 노동까지 해서 결국에는 관계와 관계 그러니까 사회적 관계들이 다 얽혀 있는 가장 중요한 주제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제 학생들한테 얘기하죠.

음식을 먹는다라는 것은 관계를 먹는 것이다.

[기자]

작가님께서 이제 그 개개의 모든 음식의 정치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사까지도 깃들어 있다라는 말씀을 해 주신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혹시 그렇다면 작가님에게 그런 음식이나 먹거리가 있습니까?

[답변]

충청북도는 쑥버무리라고 하거든요.

쑥버무리.

그러니까 쑥에다가 이제 밀가루 같은 거 섞어서 살짝 쪄가지고 먹는데 정말 어렸을 때 싫어했거든요.

과자도 먹고 싶고 음료수도 먹고 싶은데 자꾸 엄마가 그런 걸 간식으로 해주니까 그런데 아이를 임신을 하고 덜컥 생각나는 음식이 바로 그거 쑥버물이더라고요.

되게 조금 어이가 없었어요.

왜 이렇게 내가 정말 싫어했던 이 음식이 생각이 날까 그리고 지금 쑥버무리를 해줄 수 있는 엄마는 나한테 없는데 그때 생각했죠.

아 음식에는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게 아니다.

기억으로도 먹고 사랑으로도 먹고 분노로도 먹고 슬픔으로도 먹는구나.

[기자]

저는 이제 개인적으로 의외였던 게 '아스팔트 위에 씨앗을 뿌리다'라는 책은 이 고 백남기 농민과 관련돼 있는 그런 책으로 알고 있어요.

[답변]

저는 너무 슬프기만 한 현장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백남기 농민이 죽음을 통해서 이 비록 아스팔트지만 거기에 씨앗을 뿌려서 그리고 그 이후에 또 사람들이 만나고 울고 또 나아가는 그런 과정들을 좀 접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무래도 문장 자체가 좀 많이 진지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울고 울자 그러니까 울지만 말자 이런 의미를 좀 많이 담 듣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 책에는 사실 그 싸움을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기자]

지금 이 농업의 위기라고 하는 농민들이 느끼는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일 것 같은데 현장에 다니시면서 그런 말씀들 많이 듣고 하시죠.

[답변]

현장에서는 뭐 기후 재앙이다라고도 이야기하시고 기후재난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일단 소득 저하가 가장 큰 문제더라고요.

지난번에 이제 사과 대란도 났었는데 한 나무에서 100개 정도는 땄어야 되는데 뭐 30개밖에 건지지 못했다.

그렇게 되면 바로 소득 저하로 오고 그리고 낮에 너무 뜨거워서 노동시간이 되게 빨리 당겨진 거예요.

그래서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막 일하시거든요.

해 뜨기 전에 마무리해야 그러니까 집중력이 떨어져서 이런 어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굉장히 커서 기후위기로 지금 당장 가장 힘든 사람들을 찾자라면 바로 농업인들인 것 같아요.

[기자]

작가님 보셨을 때 현장에 다니시면서 대안이랄까요?

어떤 방법들을 좀 이렇게 찾아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 싶은데요.

[답변]

정부는 계속 스마트팜으로 좀 밀고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도 좋다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스마트팜도 전기로 돌리는 거잖아요.

그래서 에너지에 문제가 걸려 있고 그리고 투자비 수십억 원대의 투자비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과연 그걸 감당할 수 있는 농민들이 누구일까 그래서 그런 의문을 두고요.

현실적으로는 지금 이제 전라남도도 마찬가지인데 이주 노동자들이 떠받치는 농업이잖아요.

그렇다면 이 이주 노동자들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에 대한 고민들이 굉장히 심도 있게 나와야 되는 거죠.

[기자]

자치단체들이 어쨌든 관련 부서를 늘리고 공무원들이 그거에 전담해서 일을 하는 구조로 지금 되고 있어요.

[답변]

일단은 80년대 말부터 해서 90년대 초반까지 해서 우리가 보통 국제결혼이라고 하죠.

그 다문화 가정이라고도 하고 어떤 결혼 이주 배경을 가진 여성들이 대거 들어왔고요.

그리고 그 다문화 1세대가 그러니까 90년대생이면 지금 30대에서 30대 중반에 진입을 했을 텐데 제가 농촌에 갔을 때 그 다문화 2세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그 정책은 실패했다라고 봐야 되는 거죠.

[기자]

농촌의 재생으로 이어지지 못한 현재의 이주민 정책 그런 부분에 대한 반성과 분석이 필요하다.

[답변]

어울려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그때부터 배우고 훈련했더라면 지금 어땠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있는 거죠.

[기자]

작가님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쳐가실지 또 기대가 되는데요.

앞으로의 계획 조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열심히 글 쓰고 취재하고 그리고 농촌 현장으로 들어가서 농민들과 함께 열심히 한국의 농업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 그리고 시민들께 알리는 그런 작업 멈추지 않겠습니다.

[기자]

작가님의 왕성한 활동 기대하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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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터뷰] 농촌 현실을 알리는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작가’
    • 입력 2024-08-14 20:16:39
    • 수정2024-08-16 13:31:26
    뉴스7(광주)
[기자]

우리의 밥상에 한 끼가 차려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여러분은 혹시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백터뷰 오늘의 주인공은 먹거리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해 농촌의 현실을 꾸준히 연구하고 알리고 있는 분입니다.

농촌사회학자 정은정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농촌사회학 듣기에 따라서는 좀 생소할 수도 있는 영역인 것 같아요.

어떤 걸 연구하는 학문입니까?

[답변]

한국의 농촌 문제 농업 문제 어떻게 해야 될까 이제 이런 고민들을 하는 사회학의 한 분과라고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사회학에서는 '모든 개인적인 것이 역사적인 거고 또 서사가 있다'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엄마가 농사를 짓다가 편찮으셔서 돌아가셨어요.

그러니까 저한테는 어머니지만 또 보게 되면 여성 농민이니까 한국의 여성 농민들이 왜 이렇게 아프고 힘들까 이제 그런 문제들을 저는 사회학적으로 좀 접근하고 싶었던 거죠.

[기자]

밥상에 차려져 있는 음식 하나하나의 그 스토리들에 대해서 굉장히 친근하지만 또 굉장히 또 뭔가 그 인사이트가 있게 설명을 하신다는 그런 인상을 받았어요.

이 먹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일단 음식에는 생산 같은 농업이 있고요.

그리고 만드는 저의 노동이 있고요.

또 유통하는 상인들부터 해서 그리고 최후에는 이 음식 쓰레기를 치우는 이런 미화 노동까지 해서 결국에는 관계와 관계 그러니까 사회적 관계들이 다 얽혀 있는 가장 중요한 주제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제 학생들한테 얘기하죠.

음식을 먹는다라는 것은 관계를 먹는 것이다.

[기자]

작가님께서 이제 그 개개의 모든 음식의 정치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개인의 역사까지도 깃들어 있다라는 말씀을 해 주신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혹시 그렇다면 작가님에게 그런 음식이나 먹거리가 있습니까?

[답변]

충청북도는 쑥버무리라고 하거든요.

쑥버무리.

그러니까 쑥에다가 이제 밀가루 같은 거 섞어서 살짝 쪄가지고 먹는데 정말 어렸을 때 싫어했거든요.

과자도 먹고 싶고 음료수도 먹고 싶은데 자꾸 엄마가 그런 걸 간식으로 해주니까 그런데 아이를 임신을 하고 덜컥 생각나는 음식이 바로 그거 쑥버물이더라고요.

되게 조금 어이가 없었어요.

왜 이렇게 내가 정말 싫어했던 이 음식이 생각이 날까 그리고 지금 쑥버무리를 해줄 수 있는 엄마는 나한테 없는데 그때 생각했죠.

아 음식에는 음식은 맛으로만 먹는 게 아니다.

기억으로도 먹고 사랑으로도 먹고 분노로도 먹고 슬픔으로도 먹는구나.

[기자]

저는 이제 개인적으로 의외였던 게 '아스팔트 위에 씨앗을 뿌리다'라는 책은 이 고 백남기 농민과 관련돼 있는 그런 책으로 알고 있어요.

[답변]

저는 너무 슬프기만 한 현장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백남기 농민이 죽음을 통해서 이 비록 아스팔트지만 거기에 씨앗을 뿌려서 그리고 그 이후에 또 사람들이 만나고 울고 또 나아가는 그런 과정들을 좀 접고 싶었어요.

그래서 아무래도 문장 자체가 좀 많이 진지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울고 울자 그러니까 울지만 말자 이런 의미를 좀 많이 담 듣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 책에는 사실 그 싸움을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기자]

지금 이 농업의 위기라고 하는 농민들이 느끼는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일 것 같은데 현장에 다니시면서 그런 말씀들 많이 듣고 하시죠.

[답변]

현장에서는 뭐 기후 재앙이다라고도 이야기하시고 기후재난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일단 소득 저하가 가장 큰 문제더라고요.

지난번에 이제 사과 대란도 났었는데 한 나무에서 100개 정도는 땄어야 되는데 뭐 30개밖에 건지지 못했다.

그렇게 되면 바로 소득 저하로 오고 그리고 낮에 너무 뜨거워서 노동시간이 되게 빨리 당겨진 거예요.

그래서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막 일하시거든요.

해 뜨기 전에 마무리해야 그러니까 집중력이 떨어져서 이런 어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굉장히 커서 기후위기로 지금 당장 가장 힘든 사람들을 찾자라면 바로 농업인들인 것 같아요.

[기자]

작가님 보셨을 때 현장에 다니시면서 대안이랄까요?

어떤 방법들을 좀 이렇게 찾아본다면 어떤 게 있을까 싶은데요.

[답변]

정부는 계속 스마트팜으로 좀 밀고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도 좋다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스마트팜도 전기로 돌리는 거잖아요.

그래서 에너지에 문제가 걸려 있고 그리고 투자비 수십억 원대의 투자비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과연 그걸 감당할 수 있는 농민들이 누구일까 그래서 그런 의문을 두고요.

현실적으로는 지금 이제 전라남도도 마찬가지인데 이주 노동자들이 떠받치는 농업이잖아요.

그렇다면 이 이주 노동자들과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에 대한 고민들이 굉장히 심도 있게 나와야 되는 거죠.

[기자]

자치단체들이 어쨌든 관련 부서를 늘리고 공무원들이 그거에 전담해서 일을 하는 구조로 지금 되고 있어요.

[답변]

일단은 80년대 말부터 해서 90년대 초반까지 해서 우리가 보통 국제결혼이라고 하죠.

그 다문화 가정이라고도 하고 어떤 결혼 이주 배경을 가진 여성들이 대거 들어왔고요.

그리고 그 다문화 1세대가 그러니까 90년대생이면 지금 30대에서 30대 중반에 진입을 했을 텐데 제가 농촌에 갔을 때 그 다문화 2세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그 정책은 실패했다라고 봐야 되는 거죠.

[기자]

농촌의 재생으로 이어지지 못한 현재의 이주민 정책 그런 부분에 대한 반성과 분석이 필요하다.

[답변]

어울려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그때부터 배우고 훈련했더라면 지금 어땠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있는 거죠.

[기자]

작가님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쳐가실지 또 기대가 되는데요.

앞으로의 계획 조금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답변]

열심히 글 쓰고 취재하고 그리고 농촌 현장으로 들어가서 농민들과 함께 열심히 한국의 농업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 그리고 시민들께 알리는 그런 작업 멈추지 않겠습니다.

[기자]

작가님의 왕성한 활동 기대하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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