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귤 농번기에 교도소 수형자 일손 보탠다

입력 2024.08.1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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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귤 거점유통센터에서 선별된 감귤이 컨베이어벨트 위로 통과하고 있다.제주 감귤 거점유통센터에서 선별된 감귤이 컨베이어벨트 위로 통과하고 있다.

제주에서 교도소 수형자들이 농촌 일손 부족 '구원 투수'로 등판합니다. 올겨울 제주 감귤을 골라 포장하는 일자리를 '모범 수형자'들이 채울 예정입니다.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 농촌에서 수형자들의 지원이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제주감귤농협은 지난 16일 제주교도소와 '농촌일손 제공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용자의 사회 복귀 적응을 돕고 일자리 교육 등을 지원하려는 목적입니다.

제주교도소 측에서 제주감협에 먼저 손을 뻗었고, 감협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한 달여 만에 업무협약이 성사됐습니다.

제주 감귤 거점유통센터에서 감귤 선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속 선과장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제주 감귤 거점유통센터에서 감귤 선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속 선과장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제주 감귤 선과장에서 근무하게 될 수형자는 깐깐한 '선발 과정'을 거칩니다. 마약이나 폭력 전과가 없어야 하고, 집행 형기가 7년 미만인 경범죄, 가석방에 제한이 없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렇게 근로자로 뽑힌 수형자는 제주산 온주 감귤 수확기인 10월부터 두 달간 제주감협 제8유통센터(APC)에서 일할 예정입니다.

감귤 선과와 포장 작업을 맡게 되며,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8시간입니다. 매일 아침 교정 공무원 2~3명과 함께 교도소에서 출·퇴근합니다.

제주감협 관계자는 "18세 이상에서 65세 미만 남녀 수형자 가운데 5~10명이 선발돼 일하게 된다"며 "염려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교정 당국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근로자를 선정하고 매일 출·퇴근 시 직원이 동행하는 등 수형자 이탈 우려가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 감귤 거점유통센터에서 감귤 선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제주 감귤 거점유통센터에서 감귤 선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감귤농협과 제주교도소는 첫 두 달 시범 사업 성과를 살펴본 뒤 오는 12월과 내년에도 일손 제공 사업을 이어나갈지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인력이 감귤 선과장에서 일한 사례는 있었지만 교도소 수형자가 제주 감귤 선과장에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원도에서도 농촌 일손 돕기에 교도소 수형자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강원 영월농협과 영월교도소는 지난달 수형자 농촌 일손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일부 수형자들을 농산물 가공 작업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교도소 수형자의 외부 통근을 허용하면서 이달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수형자 5명이 영월농협 가공사업소로 출·퇴근하며 농산물 가공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수형자들의 일손 제공 사업이 일손이 부족한 다른 농촌 지역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지, 사업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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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감귤 농번기에 교도소 수형자 일손 보탠다
    • 입력 2024-08-19 18: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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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감귤 거점유통센터에서 선별된 감귤이 컨베이어벨트 위로 통과하고 있다.
제주에서 교도소 수형자들이 농촌 일손 부족 '구원 투수'로 등판합니다. 올겨울 제주 감귤을 골라 포장하는 일자리를 '모범 수형자'들이 채울 예정입니다.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 농촌에서 수형자들의 지원이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제주감귤농협은 지난 16일 제주교도소와 '농촌일손 제공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용자의 사회 복귀 적응을 돕고 일자리 교육 등을 지원하려는 목적입니다.

제주교도소 측에서 제주감협에 먼저 손을 뻗었고, 감협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한 달여 만에 업무협약이 성사됐습니다.

제주 감귤 거점유통센터에서 감귤 선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속 선과장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제주 감귤 선과장에서 근무하게 될 수형자는 깐깐한 '선발 과정'을 거칩니다. 마약이나 폭력 전과가 없어야 하고, 집행 형기가 7년 미만인 경범죄, 가석방에 제한이 없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렇게 근로자로 뽑힌 수형자는 제주산 온주 감귤 수확기인 10월부터 두 달간 제주감협 제8유통센터(APC)에서 일할 예정입니다.

감귤 선과와 포장 작업을 맡게 되며, 근무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8시간입니다. 매일 아침 교정 공무원 2~3명과 함께 교도소에서 출·퇴근합니다.

제주감협 관계자는 "18세 이상에서 65세 미만 남녀 수형자 가운데 5~10명이 선발돼 일하게 된다"며 "염려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교정 당국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근로자를 선정하고 매일 출·퇴근 시 직원이 동행하는 등 수형자 이탈 우려가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주 감귤 거점유통센터에서 감귤 선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감귤농협과 제주교도소는 첫 두 달 시범 사업 성과를 살펴본 뒤 오는 12월과 내년에도 일손 제공 사업을 이어나갈지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인력이 감귤 선과장에서 일한 사례는 있었지만 교도소 수형자가 제주 감귤 선과장에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원도에서도 농촌 일손 돕기에 교도소 수형자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강원 영월농협과 영월교도소는 지난달 수형자 농촌 일손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일부 수형자들을 농산물 가공 작업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교도소 수형자의 외부 통근을 허용하면서 이달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수형자 5명이 영월농협 가공사업소로 출·퇴근하며 농산물 가공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수형자들의 일손 제공 사업이 일손이 부족한 다른 농촌 지역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지, 사업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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