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우크라이나의 진격…전쟁 2년 6개월째, 전환점 맞나?

입력 2024.08.26 (15:23) 수정 2024.08.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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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6개월째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일이죠,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주로 진격해 점령 범위를 넓히고 있는 상황인데요.

러시아는 다른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면서 쿠르스크에서 대대적인 반격을 모색하고 있는 등 교전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한 전황과 향후 전망 등을 알아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로 진격하면서 이번 전쟁의 양상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현재 상황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완충지대'를 구축했다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더이상 진격하지 않고 있고, 러시아도 본격적으로 지상군을 투입해 대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는 대신 전투기를 동원해 공중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포병과 전차 등 기갑전력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국경을 넘어 직선 방향 30~40킬로미터까지 진격한 상태고, 전체 장악면적은 쿠르스크지역 1250제곱 킬로미터에 달한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 주장입니다.

서울시 면적의 2배 정도에 해당합니다.

러시아 지상군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것 같습니다.

[앵커]

쿠르스크는 개활지가 많아서 공격하는 쪽이나 방어하는 쪽 모두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러시아가 즉각 반격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기습으로 허를 찔려 당황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2차대전 당시 독일의 기갑전력을 중심으로 한 3개 집단군, 약 80만 명에 달하는 독일군의 공격을 쿠르스크에서 저지하고 전세를 역전시킨 전략적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반격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러시아는 나폴레옹이나 나치 독일의 침공 때처럼 상대방이 자국 영토 내로 깊숙이 들어오면 포위해서 섬멸하는 전략을 써왔습니다.

지금 쿠르스크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은 후면의 자국군에 비해 돌출돼 있습니다.

러시아가 3면에서 압박해 들어가면 자칫 우크라이나 군이 포위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전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 유사시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우크라이나의 전격적인 쿠르스크 진격작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휴전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상당수 포로를 붙잡은 것도 교환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있는데요.

과연 우크라이나의 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최근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비롯해 서방세계의 무기 지원이 강화돼 공세로 전환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측에선 최소한 3가지 의도가 있었다고 봅니다.

첫째는 서방세계의 강화된 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잘 싸우고 있고 선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지속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두 번째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 5월 말로 끝나 계엄령이긴 하지만 정치권력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국민적 결속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셋째, 최대 지원국인 미국에서 대선 이후 정권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미국이 떠날 수 없도록 전선을 확대하고 추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됩니다.

[앵커]

뉴욕타임스 등 서방의 언론들은 쿠르스크의 우크라이나군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기획기사들을 내고 있는데, 향후 전쟁의 전개양상이 미국 대선과도 맞물려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주목해서 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기자]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전격 기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이제 공은 러시아에 넘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강력한 반격을 예고한 상탭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전선에서 3개 여단 약 1만 5천여 명의 정예군을 빼내 쿠르스크 기습에 투입한 만큼, 러시아는 이 공백을 이용해서 도네츠크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 군에 반격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다른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휴전협상에 진전이 있을지도 주목해서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커진다면 우크라이나로선 바이든 정부 때 휴전협상을 타결 짓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대선의 향방과 트럼프 전 대통령, 그리고 해리스 부통령의 관련 발언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 결과적으로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서수민/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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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6 15:23:01
    • 수정2024-08-26 15: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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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6개월째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일이죠,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주로 진격해 점령 범위를 넓히고 있는 상황인데요.

러시아는 다른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면서 쿠르스크에서 대대적인 반격을 모색하고 있는 등 교전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금철영 기자와 함께 자세한 전황과 향후 전망 등을 알아봅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로 진격하면서 이번 전쟁의 양상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현재 상황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완충지대'를 구축했다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더이상 진격하지 않고 있고, 러시아도 본격적으로 지상군을 투입해 대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는 대신 전투기를 동원해 공중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포병과 전차 등 기갑전력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국경을 넘어 직선 방향 30~40킬로미터까지 진격한 상태고, 전체 장악면적은 쿠르스크지역 1250제곱 킬로미터에 달한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 주장입니다.

서울시 면적의 2배 정도에 해당합니다.

러시아 지상군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것 같습니다.

[앵커]

쿠르스크는 개활지가 많아서 공격하는 쪽이나 방어하는 쪽 모두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러시아가 즉각 반격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기습으로 허를 찔려 당황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2차대전 당시 독일의 기갑전력을 중심으로 한 3개 집단군, 약 80만 명에 달하는 독일군의 공격을 쿠르스크에서 저지하고 전세를 역전시킨 전략적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반격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러시아는 나폴레옹이나 나치 독일의 침공 때처럼 상대방이 자국 영토 내로 깊숙이 들어오면 포위해서 섬멸하는 전략을 써왔습니다.

지금 쿠르스크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은 후면의 자국군에 비해 돌출돼 있습니다.

러시아가 3면에서 압박해 들어가면 자칫 우크라이나 군이 포위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전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 유사시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우크라이나의 전격적인 쿠르스크 진격작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휴전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상당수 포로를 붙잡은 것도 교환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있는데요.

과연 우크라이나의 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최근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비롯해 서방세계의 무기 지원이 강화돼 공세로 전환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측에선 최소한 3가지 의도가 있었다고 봅니다.

첫째는 서방세계의 강화된 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잘 싸우고 있고 선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지속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두 번째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 5월 말로 끝나 계엄령이긴 하지만 정치권력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국민적 결속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셋째, 최대 지원국인 미국에서 대선 이후 정권이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미국이 떠날 수 없도록 전선을 확대하고 추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됩니다.

[앵커]

뉴욕타임스 등 서방의 언론들은 쿠르스크의 우크라이나군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기획기사들을 내고 있는데, 향후 전쟁의 전개양상이 미국 대선과도 맞물려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주목해서 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기자]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전격 기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이제 공은 러시아에 넘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미 강력한 반격을 예고한 상탭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전선에서 3개 여단 약 1만 5천여 명의 정예군을 빼내 쿠르스크 기습에 투입한 만큼, 러시아는 이 공백을 이용해서 도네츠크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 군에 반격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다른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휴전협상에 진전이 있을지도 주목해서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커진다면 우크라이나로선 바이든 정부 때 휴전협상을 타결 짓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대선의 향방과 트럼프 전 대통령, 그리고 해리스 부통령의 관련 발언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고 결과적으로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서수민/영상편집:김주은 구자람/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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