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프놈펜에 ‘리딩방 사기’ 본부…합숙 시설 갖추고 사기

입력 2024.08.27 (21:03) 수정 2024.08.2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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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27일 9시 뉴습니다.

최근 여러분의 휴대전화로 이런 문자 많이 받으셨을 겁니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좋은 종목을 추천한다 투자금을 갈취하려는 리딩방 사기 조직이 보내는 문자입니다.

이런 사기는 주로 동남아에 거점을 두고 운영되는 거로 알려져 있는데요.

KBS가 한국 언론 최초로 캄보디아에 있는 '리딩방 사기' 조직의 본부를 직접 취재했습니다.

첫 소식, 최인영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리포트]

인구 220만 명이 살고 있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시.

시청에서 1Km 정도 떨어진 도심 한복판에, 30층 넘는 빌딩 하나가 우뚝 솟아있습니다.

건물이 있는 곳은 가게가 늘어서 있고 사람들도 많이 다니는 번화한 거립니다.

인터넷엔 숙박시설로 등록돼 있지만 예약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의문의 고층 빌딩에 리딩방 사기 조직의 본부가 있다는 게 내부자의 증언입니다.

이 건물의 몇 개층을 쓰면서 한국인 수십 명이 중국인 총책의 지시에 따라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겁니다.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총책도 중국인이고 건물도, 자본도, 다 중국이라. 한국인들은 한국 예비 피해자분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짜 한국 사람들이 있는지 건물 앞에서 기다려봤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젊은 한국인들이 음료 꾸러미를 들고 건물로 들어갑니다.

["한국인이다!"]

취재진도 따라 들어가자, 건장한 남성들이 출입을 가로막았습니다.

장기 임대를 알아보러 왔다고 하자 안으로 들여보내줬지만.

[건물 관리 직원 : "(제가 여기 임대할 수 있을까요?) 잠시 대기하세요."]

낯선 외부인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는 풀지 않습니다.

로비엔 휴대전화 충전기로 보이는 기계들이 쌓여있고, 젊은 남성들은 출입증을 제시한 뒤에야 건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출입증을) 다 하나씩 갖고 있어야 돼요. 그걸로 엘리베이터를 찍고 외출도 사용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직원 안내를 받고 진입한 건물 내부, 방을 장기간 빌리면 건물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건물 직원 : "호텔 방을 선택하시면, 저희가 와이파이와 부대시설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식당과 매점, 운동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외부 감시를 받지 않고 사기 행각을 벌이기엔 최적의 장솝니다.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외출은 자유롭진 않았고 그냥 중국 애들 마인드는 나가지 말라는 거고 괜히 나가서 사고 치면 안 되니까."]

출입 제한 구역도 있는데.

[건물 직원 : "더 높은 층이 있지만, 저희 구역은 아닙니다."]

이곳은 '중국인 총책' 전용구역이라고 내부자는 전합니다.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VIP 카드가 따로 있는데 그런 분들(중국인 총책)만 올라갈 수 있어서..."]

경찰 감시망을 피해 지금도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행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 정준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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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프놈펜에 ‘리딩방 사기’ 본부…합숙 시설 갖추고 사기
    • 입력 2024-08-27 21:02:59
    • 수정2024-08-27 22:03:33
    뉴스 9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8월 27일 9시 뉴습니다.

최근 여러분의 휴대전화로 이런 문자 많이 받으셨을 겁니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 좋은 종목을 추천한다 투자금을 갈취하려는 리딩방 사기 조직이 보내는 문자입니다.

이런 사기는 주로 동남아에 거점을 두고 운영되는 거로 알려져 있는데요.

KBS가 한국 언론 최초로 캄보디아에 있는 '리딩방 사기' 조직의 본부를 직접 취재했습니다.

첫 소식, 최인영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리포트]

인구 220만 명이 살고 있는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시.

시청에서 1Km 정도 떨어진 도심 한복판에, 30층 넘는 빌딩 하나가 우뚝 솟아있습니다.

건물이 있는 곳은 가게가 늘어서 있고 사람들도 많이 다니는 번화한 거립니다.

인터넷엔 숙박시설로 등록돼 있지만 예약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의문의 고층 빌딩에 리딩방 사기 조직의 본부가 있다는 게 내부자의 증언입니다.

이 건물의 몇 개층을 쓰면서 한국인 수십 명이 중국인 총책의 지시에 따라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겁니다.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총책도 중국인이고 건물도, 자본도, 다 중국이라. 한국인들은 한국 예비 피해자분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짜 한국 사람들이 있는지 건물 앞에서 기다려봤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젊은 한국인들이 음료 꾸러미를 들고 건물로 들어갑니다.

["한국인이다!"]

취재진도 따라 들어가자, 건장한 남성들이 출입을 가로막았습니다.

장기 임대를 알아보러 왔다고 하자 안으로 들여보내줬지만.

[건물 관리 직원 : "(제가 여기 임대할 수 있을까요?) 잠시 대기하세요."]

낯선 외부인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는 풀지 않습니다.

로비엔 휴대전화 충전기로 보이는 기계들이 쌓여있고, 젊은 남성들은 출입증을 제시한 뒤에야 건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출입증을) 다 하나씩 갖고 있어야 돼요. 그걸로 엘리베이터를 찍고 외출도 사용하는 용도이기 때문에."]

직원 안내를 받고 진입한 건물 내부, 방을 장기간 빌리면 건물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건물 직원 : "호텔 방을 선택하시면, 저희가 와이파이와 부대시설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식당과 매점, 운동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외부 감시를 받지 않고 사기 행각을 벌이기엔 최적의 장솝니다.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외출은 자유롭진 않았고 그냥 중국 애들 마인드는 나가지 말라는 거고 괜히 나가서 사고 치면 안 되니까."]

출입 제한 구역도 있는데.

[건물 직원 : "더 높은 층이 있지만, 저희 구역은 아닙니다."]

이곳은 '중국인 총책' 전용구역이라고 내부자는 전합니다.

[조직 내부자/음성변조 : "VIP 카드가 따로 있는데 그런 분들(중국인 총책)만 올라갈 수 있어서..."]

경찰 감시망을 피해 지금도 캄보디아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행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인영입니다.

촬영기자:김경민 정준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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