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석·일반석 뒤바뀔 수도”…저출생의 미래 [친절한 뉴스K]

입력 2024.08.29 (12:53) 수정 2024.08.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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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출생, 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일상에서 쉽게 체감되진 않는데요.

이를 지하철 경로석의 변화로 살펴봤습니다.

지하철 경로석 보여준 저출생, 고령화의 미래와 지역 소멸 현황을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반석과 경로석이 뒤바뀐 지하철의 모습입니다.

저출생을 경고하는 20년 전 공익광고인데요.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된 최저출산율과 노인인구비율 등이 언급돼 있고, 아이보다 어른이 많은 나라를 상상해 보았냐는 문구도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지하철 풍경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서울과 부산 등 지하철이 있는 6대 도시의 미래 고령화율을 예측해봤더니, 15년 안에 모두 3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1980년, 지하철에 '경로석'이 따로 마련됐습니다.

전동차 양쪽 끝, 좌석 3칸이 시작이었습니다.

지금은 노인뿐 아니라 임산부도 앉을 수 있는 '교통약자석'으로 한 차량당 12석, 좌석의 22% 수준입니다.

지하철에선 한정된 좌석을 두고 자리 다툼을 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됩니다.

[김화정/서울교통공사 영업지원처 과장 : "자리 다툼이나 잘못된 이용에 대한 관련 민원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65살 이상에게 제공되는 지하철 무임승차도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노인 인구가 4%도 되지 않던 1984년 도입 이후, 40년 가까이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천만 노인 시대를 맞은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릅니다.

[이상림/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58년 개띠가 65살 노인이 되기 시작했어요. 굉장히 큰 규모의 인구가 이제 노인으로 진입합니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일들이 많이 생길 것으로 생각이 들어요."]

국내 노인 인구는 2047년, 사상 최대 규모인 1,630만 명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전체 인구 열 명 가운데 네 명꼴입니다.

저출생, 고령화로 지역 소멸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공공과 민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 단위, 인구 2만 명에 못 미치면 지역 소멸로 접어들게 되는데요.

50년 안에 수도권에서도 지역 소멸 위기를 겪을 곳이 나온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옵니다.

섬 지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경북 영양군입니다.

면적은 서울보다 1.3배 크지만, 기차역도, 고속도로도 없습니다.

오가는 사람이 없다 보니 군 전체 신호등은 단 12개.

군내 버스 한 대당 하루 운행 수입은 2만 원도 안 됩니다.

응급실을 갖춘 병원은 단 1곳.

응급 환자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려워 원정 진료에 나서고, 심정지 환자가 80km 넘게 이송되기도 합니다.

[이상현/영양병원장 : "의원 1개, 병원 1개인데 그마저도 아주 위태위태합니다. 혼자 하기에는 벅찬 면이 많이 있어요."]

영양군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30년 뒤에는 경남 의령과 전남 강진 등 지방 소도시 39곳, 50년 뒤에는 부산 중구와 대구 남구 등 광역시는 물론 서울 용산구와 경기 광명시 등 수도권까지 모두 78곳에서 인구 2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차미숙/국토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 "229개 전체 기초지자체들의 인구 감소나 인구 구조 변화, 이런 것들을 파악하는 것, 정책 대응을 좀 더 실시간으로 할 필요가 있겠다…"]

통계청이 전망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입니다.

현실이 된다면 연간 0.7명대가 사상 처음으로 무너지게 됩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정예지/화면출처:한국정책방송원·유튜브 '빵빵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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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9 12:53:01
    • 수정2024-08-29 13: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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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출생, 고령화가 우리 사회의 문제라는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일상에서 쉽게 체감되진 않는데요.

이를 지하철 경로석의 변화로 살펴봤습니다.

지하철 경로석 보여준 저출생, 고령화의 미래와 지역 소멸 현황을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김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반석과 경로석이 뒤바뀐 지하철의 모습입니다.

저출생을 경고하는 20년 전 공익광고인데요.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된 최저출산율과 노인인구비율 등이 언급돼 있고, 아이보다 어른이 많은 나라를 상상해 보았냐는 문구도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지하철 풍경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서울과 부산 등 지하철이 있는 6대 도시의 미래 고령화율을 예측해봤더니, 15년 안에 모두 3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1980년, 지하철에 '경로석'이 따로 마련됐습니다.

전동차 양쪽 끝, 좌석 3칸이 시작이었습니다.

지금은 노인뿐 아니라 임산부도 앉을 수 있는 '교통약자석'으로 한 차량당 12석, 좌석의 22% 수준입니다.

지하철에선 한정된 좌석을 두고 자리 다툼을 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됩니다.

[김화정/서울교통공사 영업지원처 과장 : "자리 다툼이나 잘못된 이용에 대한 관련 민원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65살 이상에게 제공되는 지하철 무임승차도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노인 인구가 4%도 되지 않던 1984년 도입 이후, 40년 가까이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천만 노인 시대를 맞은 현재,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릅니다.

[이상림/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58년 개띠가 65살 노인이 되기 시작했어요. 굉장히 큰 규모의 인구가 이제 노인으로 진입합니다.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일들이 많이 생길 것으로 생각이 들어요."]

국내 노인 인구는 2047년, 사상 최대 규모인 1,630만 명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전체 인구 열 명 가운데 네 명꼴입니다.

저출생, 고령화로 지역 소멸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공공과 민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 단위, 인구 2만 명에 못 미치면 지역 소멸로 접어들게 되는데요.

50년 안에 수도권에서도 지역 소멸 위기를 겪을 곳이 나온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옵니다.

섬 지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경북 영양군입니다.

면적은 서울보다 1.3배 크지만, 기차역도, 고속도로도 없습니다.

오가는 사람이 없다 보니 군 전체 신호등은 단 12개.

군내 버스 한 대당 하루 운행 수입은 2만 원도 안 됩니다.

응급실을 갖춘 병원은 단 1곳.

응급 환자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려워 원정 진료에 나서고, 심정지 환자가 80km 넘게 이송되기도 합니다.

[이상현/영양병원장 : "의원 1개, 병원 1개인데 그마저도 아주 위태위태합니다. 혼자 하기에는 벅찬 면이 많이 있어요."]

영양군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30년 뒤에는 경남 의령과 전남 강진 등 지방 소도시 39곳, 50년 뒤에는 부산 중구와 대구 남구 등 광역시는 물론 서울 용산구와 경기 광명시 등 수도권까지 모두 78곳에서 인구 2만 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차미숙/국토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 "229개 전체 기초지자체들의 인구 감소나 인구 구조 변화, 이런 것들을 파악하는 것, 정책 대응을 좀 더 실시간으로 할 필요가 있겠다…"]

통계청이 전망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입니다.

현실이 된다면 연간 0.7명대가 사상 처음으로 무너지게 됩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정예지/화면출처:한국정책방송원·유튜브 '빵빵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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