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화·에코프로, 총수 2세에게 RSU 약정…경영권 승계 이용 여부 감시”

입력 2024.09.01 (12:01) 수정 2024.09.0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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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기업 7곳이 총수 일가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s)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한화와 에코프로는 회장의 자녀에게 RSU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RSU는 성과를 달성하거나 일정 기간 이상 재직한 임직원 등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장기 성과 보상제도 중 하나입니다.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총수 일가의 지분을 늘리는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늘(1일)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 88곳 가운데 14곳이 동일인·친족·임원 등과 RSU 지급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이 중 한화와 엘에스, 두산,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대신증권, 한솔 등 7곳은 동일인 또는 동일인의 친족 등 총 19명과 RSU 약정 22건을 맺었습니다. 특히 한화와 에코프로는 총수 2세에 RSU를 주기로 했습니다.

한화는 지난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 한화 주식 약 16만 주, 한화솔루션 주식 9만 6천여 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6만 5천여 주를 조건부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공정위는 주식이 실제로 지급되면, 김 부회장의 한화 지분율이 0.11%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은 각각 0.03%, 0.06%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한화생명보험으로부터 97만 7천여 주를 받는 RSU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공정위는 이 약정으로 김 사장의 한화생명보험 지분은 0.06%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재계 서열 47위의 에코프로도 지난해 이동채 회장의 자녀와 RSU 약정을 맺었습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승환 에코프로 미래전략본부장에 에코프로 주식 131주를, 장녀 이연수 에코프로파트너스 상무에 에코프로 주식 91주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 약정으로 이 본부장과 이 상무의 에코프로 지분율은 0.0001%씩 오를 것으로 공정위는 내다봤습니다.

공정위가 대기업들의 RSU 약정 내역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RSU가 총수 일가 지분 확대에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공정위는 올해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주식 지급거래 약정 내역 등을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정보름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RSU가 경영권 승계의 간접적인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는지, 총수 일가의 지분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등을 감시할 예정”이라며 “공정거래법상 사익 편취 우려는 없는지 모니터하면서 법 위반 시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에코프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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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1 12:01:35
    • 수정2024-09-01 12: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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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기업 7곳이 총수 일가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s)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한화와 에코프로는 회장의 자녀에게 RSU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RSU는 성과를 달성하거나 일정 기간 이상 재직한 임직원 등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장기 성과 보상제도 중 하나입니다.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총수 일가의 지분을 늘리는 목적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늘(1일)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 88곳 가운데 14곳이 동일인·친족·임원 등과 RSU 지급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이 중 한화와 엘에스, 두산,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대신증권, 한솔 등 7곳은 동일인 또는 동일인의 친족 등 총 19명과 RSU 약정 22건을 맺었습니다. 특히 한화와 에코프로는 총수 2세에 RSU를 주기로 했습니다.

한화는 지난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에 한화 주식 약 16만 주, 한화솔루션 주식 9만 6천여 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6만 5천여 주를 조건부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공정위는 주식이 실제로 지급되면, 김 부회장의 한화 지분율이 0.11%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은 각각 0.03%, 0.06%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한화생명보험으로부터 97만 7천여 주를 받는 RSU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공정위는 이 약정으로 김 사장의 한화생명보험 지분은 0.06%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재계 서열 47위의 에코프로도 지난해 이동채 회장의 자녀와 RSU 약정을 맺었습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승환 에코프로 미래전략본부장에 에코프로 주식 131주를, 장녀 이연수 에코프로파트너스 상무에 에코프로 주식 91주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 약정으로 이 본부장과 이 상무의 에코프로 지분율은 0.0001%씩 오를 것으로 공정위는 내다봤습니다.

공정위가 대기업들의 RSU 약정 내역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RSU가 총수 일가 지분 확대에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공정위는 올해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주식 지급거래 약정 내역 등을 공시하도록 했습니다.

정보름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RSU가 경영권 승계의 간접적인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는지, 총수 일가의 지분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등을 감시할 예정”이라며 “공정거래법상 사익 편취 우려는 없는지 모니터하면서 법 위반 시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에코프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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