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야 헤어졌다③ 사망 그 후, 유족의 시간은 멈췄다 [창+]

입력 2024.09.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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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죽어서야 헤어졌다' 중에서]

2심 판결 결심이 있는 날, 이은총 씨의 유가족이 법정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故 이은총 씨 사촌언니
정말 치열하게 싸워야겠다고 생각했던 시점 중에 하나가 공소장이 나왔는데 공소장에 모두 가해자의 말들로만 이루어져서 그 공소장만 보면 제 동생은 너무 나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그 기준으로만 만약에 재판이 진행된다면 가해자의 살해 목적이 왠지 타당해 보이는. 그래서 내가 대신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이고.

소송의 과정 자체가 피해자 유가족에겐 상처를 들쑤시는 고통입니다.

<인터뷰> 故 이은총 씨 사촌언니
저렇게 고고한 척하고 미안한 척하고 반성하는 척하고. 그런데 그거를 또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는 재판부가 받아들일까봐 불안해하고…

사랑해서, 정신병 때문에, 우발적으로...
주로 가해자들이 법정에서 내세우는 살인의 이유들입니다.

<인터뷰> 하남 교제살인 유가족(음성변조)
계획하고 와서 흉기를 들고 와서 그때, 그때 살해를 하고, 도주까지 한 사람이 어떻게 어떻게 심신미약이라고 할 수 있는지 말이 안 돼요.

74건의 교제살인 중 무기징역을 받은 11건을 제외하고 가해자들이 받은 형량은 평균 18.6년.

죽이려는 의도가 인정된 범행은 살인죄가 되고,
죽이긴 했지만 죽일 의도가 인정되지 않은 않으면 치사죄가 됩니다.
살인죄는 징역 21년, 치사죄는 징역 4.9년으로 크게 차이가 났습니다.

그럴 줄 몰랐다는 죽음의 죗값은 상대적으로 가벼웠습니다.

<인터뷰> 이경하/변호사, 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목을 졸라 죽이거나 머리를 쳐서 죽인 경우, 폭행을 한 시점과 사망 시점이 근접하지 않고 하루 이틀 사이의 좀 차이가 있는 경우는 대부분 치사죄로 갑니다. 그런데 사실 폭행 치사, 상해 치사죄의 경우에는 살인죄보다 법정형이나 양형 기준에서 굉장히 더 낮은 형량이고. 그리고 그 이전에 폭행 치사, 상해 치사 이전에도 계속해서 교제 폭력을 지속 반복하였다는 그런 사실이 있는데 그러한 사실들이 반영되지 않고 굉장히 그런 이례적이고 단발적인 그런 어떤 폭행의 사건으로 폭행 치사, 상해 치사가 된 것처럼 그렇게 좀 정상이 반영되는 게 있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사법부의 고려가 좀 필요하지 않을까.

전체 74건의 교제살인에서 우발성이 명시적으로 인정된 건은 21건, 계획적인 범행 17건보다 많았습니다.

우발성이 인정된 판결에서 2심 형량은 징역 14.9년으로 계획적인 범행에서의 징역 27.8년 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인터뷰> 장다혜/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감경 요소로 들어갈 수 있는 여지들이 굉장히 넓은 것이 바로 이 교제 폭력의 되게 중요한 특성이거든요. 이 사람은 한 사람만 대상으로 반복적인 범행을 했으니까 이 사람은 별로 다시, 이 사람이 죽었는데 또 다른 사람에게 범행을 저지르겠어? 라는 생각에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하지 않고 보호 관찰 명령도 하지 않는 그런 사례들이 나타나는 거죠. 형량도 훨씬 내려가고요. 사실 기본적으로 이 사법부, 양형의 태도는 이 교제 폭력을 사소한 갈등, 별로 중하지 않은 폭력 정도로 취급하는 사회 태도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4년여 전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당진 자매 살인사건.

가해자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그 언니를 모두 목졸라 살해하고, 차량과 카드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2022년 가해자에 대한 무기징역이 확정됐습니다

<녹취> 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피해자 아버지(2022년 항소심 판결 직후)
범죄자의 세상 아닙니까. 범죄자는 법에서 보호해주고, 피해자인 저희들은 누구 하나 돌봐주는 사람 누구 하나 있습니까?

자살까지 시도했던 두 딸의 아버지 나종기 씨는 최근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피해자 아버지
자식이라고 딸 둘이 있잖아요. 다 잃었어요. 그런데 제가 살 의미가, 돈 벌 목적이 없잖아요. 집에 가서 잠깐 생각나서 잠들어 버리면 그다음 날 날이 밝잖아요. 새벽에 또 나오고. 그거예요.
사는 목적이 잊기 위해서 사는 거지, 지금은. 현장에 일하는 것도 애들 잊기 위해서. 그런데 잊혀지지가 않더라고요.
생애 처음으로 현금 50만 원 하고 꽃 상자에 담아놓은 거 제가 지금도 제 차에 실려있어요. 지금도 제 차 트렁크에 현금하고 꽃 시들어진 거 갖고 있어요.

나 씨는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비슷한 피해가 계속 이어지는 현실이 허망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피해자 아버지
2020년 6월 25일 날 애들이 사망을 했잖아요. 그때 당시 제가 언론에 떠들고 하니까 뭐 조금 떴다가 다시 가라앉았어요. 그리고 저는 재판 따라다니고 뭐하고 병원이고 여기저기 왔다갔다 해서 그럴 경황이 없었죠.
(기자: 법이 만들어졌을 거라고 기대 안 하셨어요?)
했었죠. 아마 이 정도 됐으니까 그냥 뭐 잘 통과 안 되겠는가, 법이 만들어질 거라고, 저는 국회에서 잘하겠지, 하고 재판에만 몰두한 거죠. 그런데 실상 보니까 여태껏 해 놓은 게 아무 것도 없어요. 하나도 변한 게 없고...관대처분

19대국회 이후 발의된 교제폭력 법안은 모두 9건,

교제살인 방치책으로 거론된 '반의사불벌 조항 폐지' 와 가해자 피해자가 즉각 분리될 수 있게 하는 '적극적 보호조치'를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인터뷰> 표창원/전 국회의원, 20대 국회 교제폭력법안 발의
우선은 젠더적 사안, 여성은 피해자로 보고 남성은 가해자로 보는 거 아이냐는 어떤 시각, 또 하나는 왜 폭행 중에서 이 교제나 관계와 관련된 폭행은 별도로 다루느냐, 폭행은 다 폭행이지,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러면 이것은 선순위 법안도 아니고 정치적 법안도 아니고 담론이 집된 것도 아닌데 쟁점이 있으니 나중에 합시다. 법안소위까지 안가는 거죠.

올해 개원한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다시 발의됐단 소식에 나 씨가 국회를 찾았습니다.

<인터뷰>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아버지
단걸음에 쫒아간거죠. 쫓아가서 어떻게라도 실타래 잡아서 조금 풀어보려고요. 저는 이미 애들을 잃었지만, 저같은 피해자가 다시 안 나와야 되잖아요. 이 나라에서…

<녹취> 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아버지
저는 늦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게 가정폭력 교제살인이라는 게 너무나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많아요. 내 동생이다, 내 누나다, 내 어머니라고 하는 바람으로 한번쯤은 돌아봐 주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녹취> ‘바리캉 사건' 피해자 구조 당일 블랙박스 영상 (2023년 7월)
얼마나 걸리냐고 방금 또 카톡왔고, 내가 지금 손이 떨려서… 오면 내 몸 확인해야 해. 내 몸 확인해야 된대. 제발 빨리 가줘. 나 무서워 죽겠어. 도와주세요.

<인터뷰> ‘바리캉 사건’ 피해자 어머니 (음성변조)
그냥 너무 무서웠죠. 살아가면서 그런 문자를 받는 부모님이 몇 분이나 계실까요? 생각지도 못해요. 그때 그날의 감정을.

<인터뷰> 예린(가명)/‘바리깡 사건’ 피해자 (음성변조)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수치심을 정말 느꼈죠. 머리가 밀리고 얼굴에 오줌과 침을 뱉으며 잘못했다고 하는 모습. 무릎 꿇고 나체로 잘못했다고 말을 하는 동영상을 (가해자가) 찍었고…

오피스텔에 감금된 채 남자친구로부터 온갖 가학적인 폭행을 당했던 예린 씨,

<인터뷰> 예린(가명)/‘바리깡 사건’ 피해자 (음성변조)
자책을 많이 했죠. 그리고 그냥 죽으려고 했었어요. 정말 많이. 제가 걔를 안 만났다면, 그랬다면 괜찮았을텐데…피해자는 꼭꼭 숨어 있기 바쁘거든요. 사실.
저도 그랬고요. 제가 지금 나와서 이거를 하는 이유는 조금이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용기를 내서 내가 피해자임을 말을 해야.
(기자: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한테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피해자분들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걱정마세요라는 말을 제일 해주고 싶어요.



방송일시 : 2024년 8월 27일 (화) 10시 KBS 1TV

#시사기획창 #교제살인 #강압적통제 #이효정 #데이트폭력 #이은총 #나종기 #교제폭력 #안전이별 #여자친구 #비치명적목졸림 #보복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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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죽어서야 헤어졌다' 중에서]

2심 판결 결심이 있는 날, 이은총 씨의 유가족이 법정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故 이은총 씨 사촌언니
정말 치열하게 싸워야겠다고 생각했던 시점 중에 하나가 공소장이 나왔는데 공소장에 모두 가해자의 말들로만 이루어져서 그 공소장만 보면 제 동생은 너무 나쁜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그 기준으로만 만약에 재판이 진행된다면 가해자의 살해 목적이 왠지 타당해 보이는. 그래서 내가 대신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이고.

소송의 과정 자체가 피해자 유가족에겐 상처를 들쑤시는 고통입니다.

<인터뷰> 故 이은총 씨 사촌언니
저렇게 고고한 척하고 미안한 척하고 반성하는 척하고. 그런데 그거를 또 피해자 가족 입장에서는 재판부가 받아들일까봐 불안해하고…

사랑해서, 정신병 때문에, 우발적으로...
주로 가해자들이 법정에서 내세우는 살인의 이유들입니다.

<인터뷰> 하남 교제살인 유가족(음성변조)
계획하고 와서 흉기를 들고 와서 그때, 그때 살해를 하고, 도주까지 한 사람이 어떻게 어떻게 심신미약이라고 할 수 있는지 말이 안 돼요.

74건의 교제살인 중 무기징역을 받은 11건을 제외하고 가해자들이 받은 형량은 평균 18.6년.

죽이려는 의도가 인정된 범행은 살인죄가 되고,
죽이긴 했지만 죽일 의도가 인정되지 않은 않으면 치사죄가 됩니다.
살인죄는 징역 21년, 치사죄는 징역 4.9년으로 크게 차이가 났습니다.

그럴 줄 몰랐다는 죽음의 죗값은 상대적으로 가벼웠습니다.

<인터뷰> 이경하/변호사, 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목을 졸라 죽이거나 머리를 쳐서 죽인 경우, 폭행을 한 시점과 사망 시점이 근접하지 않고 하루 이틀 사이의 좀 차이가 있는 경우는 대부분 치사죄로 갑니다. 그런데 사실 폭행 치사, 상해 치사죄의 경우에는 살인죄보다 법정형이나 양형 기준에서 굉장히 더 낮은 형량이고. 그리고 그 이전에 폭행 치사, 상해 치사 이전에도 계속해서 교제 폭력을 지속 반복하였다는 그런 사실이 있는데 그러한 사실들이 반영되지 않고 굉장히 그런 이례적이고 단발적인 그런 어떤 폭행의 사건으로 폭행 치사, 상해 치사가 된 것처럼 그렇게 좀 정상이 반영되는 게 있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사법부의 고려가 좀 필요하지 않을까.

전체 74건의 교제살인에서 우발성이 명시적으로 인정된 건은 21건, 계획적인 범행 17건보다 많았습니다.

우발성이 인정된 판결에서 2심 형량은 징역 14.9년으로 계획적인 범행에서의 징역 27.8년 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인터뷰> 장다혜/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감경 요소로 들어갈 수 있는 여지들이 굉장히 넓은 것이 바로 이 교제 폭력의 되게 중요한 특성이거든요. 이 사람은 한 사람만 대상으로 반복적인 범행을 했으니까 이 사람은 별로 다시, 이 사람이 죽었는데 또 다른 사람에게 범행을 저지르겠어? 라는 생각에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하지 않고 보호 관찰 명령도 하지 않는 그런 사례들이 나타나는 거죠. 형량도 훨씬 내려가고요. 사실 기본적으로 이 사법부, 양형의 태도는 이 교제 폭력을 사소한 갈등, 별로 중하지 않은 폭력 정도로 취급하는 사회 태도가 반영되어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4년여 전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당진 자매 살인사건.

가해자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그 언니를 모두 목졸라 살해하고, 차량과 카드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2022년 가해자에 대한 무기징역이 확정됐습니다

<녹취> 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피해자 아버지(2022년 항소심 판결 직후)
범죄자의 세상 아닙니까. 범죄자는 법에서 보호해주고, 피해자인 저희들은 누구 하나 돌봐주는 사람 누구 하나 있습니까?

자살까지 시도했던 두 딸의 아버지 나종기 씨는 최근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피해자 아버지
자식이라고 딸 둘이 있잖아요. 다 잃었어요. 그런데 제가 살 의미가, 돈 벌 목적이 없잖아요. 집에 가서 잠깐 생각나서 잠들어 버리면 그다음 날 날이 밝잖아요. 새벽에 또 나오고. 그거예요.
사는 목적이 잊기 위해서 사는 거지, 지금은. 현장에 일하는 것도 애들 잊기 위해서. 그런데 잊혀지지가 않더라고요.
생애 처음으로 현금 50만 원 하고 꽃 상자에 담아놓은 거 제가 지금도 제 차에 실려있어요. 지금도 제 차 트렁크에 현금하고 꽃 시들어진 거 갖고 있어요.

나 씨는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비슷한 피해가 계속 이어지는 현실이 허망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피해자 아버지
2020년 6월 25일 날 애들이 사망을 했잖아요. 그때 당시 제가 언론에 떠들고 하니까 뭐 조금 떴다가 다시 가라앉았어요. 그리고 저는 재판 따라다니고 뭐하고 병원이고 여기저기 왔다갔다 해서 그럴 경황이 없었죠.
(기자: 법이 만들어졌을 거라고 기대 안 하셨어요?)
했었죠. 아마 이 정도 됐으니까 그냥 뭐 잘 통과 안 되겠는가, 법이 만들어질 거라고, 저는 국회에서 잘하겠지, 하고 재판에만 몰두한 거죠. 그런데 실상 보니까 여태껏 해 놓은 게 아무 것도 없어요. 하나도 변한 게 없고...관대처분

19대국회 이후 발의된 교제폭력 법안은 모두 9건,

교제살인 방치책으로 거론된 '반의사불벌 조항 폐지' 와 가해자 피해자가 즉각 분리될 수 있게 하는 '적극적 보호조치'를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인터뷰> 표창원/전 국회의원, 20대 국회 교제폭력법안 발의
우선은 젠더적 사안, 여성은 피해자로 보고 남성은 가해자로 보는 거 아이냐는 어떤 시각, 또 하나는 왜 폭행 중에서 이 교제나 관계와 관련된 폭행은 별도로 다루느냐, 폭행은 다 폭행이지, 형평성에 어긋난다, 그러면 이것은 선순위 법안도 아니고 정치적 법안도 아니고 담론이 집된 것도 아닌데 쟁점이 있으니 나중에 합시다. 법안소위까지 안가는 거죠.

올해 개원한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다시 발의됐단 소식에 나 씨가 국회를 찾았습니다.

<인터뷰>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아버지
단걸음에 쫒아간거죠. 쫓아가서 어떻게라도 실타래 잡아서 조금 풀어보려고요. 저는 이미 애들을 잃었지만, 저같은 피해자가 다시 안 나와야 되잖아요. 이 나라에서…

<녹취> 나종기/당진 자매 살인사건 아버지
저는 늦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게 가정폭력 교제살인이라는 게 너무나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많아요. 내 동생이다, 내 누나다, 내 어머니라고 하는 바람으로 한번쯤은 돌아봐 주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녹취> ‘바리캉 사건' 피해자 구조 당일 블랙박스 영상 (2023년 7월)
얼마나 걸리냐고 방금 또 카톡왔고, 내가 지금 손이 떨려서… 오면 내 몸 확인해야 해. 내 몸 확인해야 된대. 제발 빨리 가줘. 나 무서워 죽겠어. 도와주세요.

<인터뷰> ‘바리캉 사건’ 피해자 어머니 (음성변조)
그냥 너무 무서웠죠. 살아가면서 그런 문자를 받는 부모님이 몇 분이나 계실까요? 생각지도 못해요. 그때 그날의 감정을.

<인터뷰> 예린(가명)/‘바리깡 사건’ 피해자 (음성변조)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수치심을 정말 느꼈죠. 머리가 밀리고 얼굴에 오줌과 침을 뱉으며 잘못했다고 하는 모습. 무릎 꿇고 나체로 잘못했다고 말을 하는 동영상을 (가해자가) 찍었고…

오피스텔에 감금된 채 남자친구로부터 온갖 가학적인 폭행을 당했던 예린 씨,

<인터뷰> 예린(가명)/‘바리깡 사건’ 피해자 (음성변조)
자책을 많이 했죠. 그리고 그냥 죽으려고 했었어요. 정말 많이. 제가 걔를 안 만났다면, 그랬다면 괜찮았을텐데…피해자는 꼭꼭 숨어 있기 바쁘거든요. 사실.
저도 그랬고요. 제가 지금 나와서 이거를 하는 이유는 조금이나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용기를 내서 내가 피해자임을 말을 해야.
(기자: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분들한테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피해자분들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걱정마세요라는 말을 제일 해주고 싶어요.



방송일시 : 2024년 8월 27일 (화) 10시 KBS 1TV

#시사기획창 #교제살인 #강압적통제 #이효정 #데이트폭력 #이은총 #나종기 #교제폭력 #안전이별 #여자친구 #비치명적목졸림 #보복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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