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온상 된 텔레그램, 안전하지도 않다? [뉴스in뉴스]

입력 2024.09.02 (12:28) 수정 2024.09.02 (12: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딥페이크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특히 텔레그램이라는 외국 메신저를 이용해서 범죄가 저질러졌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대화의 비밀이 지켜질 거라고 생각해서 쓰고 있지만 사실은 보안상 허점도 많다고 합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텔레그램, 이게 뭔지 잘 모르는 분들도 있는데요, 어떤 앱이죠?

[기자]

카카오톡과 비슷한 앱입니다.

카톡은 한국에서 개발 운영되는 앱이지만, 텔레그램은 러시아의 니콜라이, 파벨 두로프 형제가 11년 전에 만든 메신저입니다.

러시아판 페이스북을 창업해 엄청난 돈을 벌었는데 이후 러시아 당국의 개인정보 요구에 불응해서 독일로 망명했고요.

지금은 주로 두바이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력 때문에 각국 정부로 부터 독립돼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이용자가 9억 명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범죄의 온상이라는 악명도 자자한데 딥페이크 범죄도 텔레그램을 통해 이루어졌죠?

[기자]

텔레그램도 단톡방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곳을 통해서 딥페이크 범죄가 이루어졌습니다.

여성의 사진을 텔레그램으로 보내면 텔레그램방 참여자가 합성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음란물에 나오는 사람의 얼굴을 해당 여성으로 바꿔줍니다.

다시 이 음란물이 SNS를 통해 유포되는 방식입니다.

서버와 회사가 외국에 있기 때문에 국내 수사기관의 사각지대라는 점을 이용해서 범죄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앵커]

딥페이크 뿐 아니라 다른 범죄에도 널리 쓸 거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n번방이나 박사방 같은 성착취 영상 유포 사건은 물론, 최근에는 마약거래까지 텔레그램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불법 약물거래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프랑스에서 텔레그램 창업자가 체포됐던데요?

이런 범죄 때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범죄에 텔레그램이 이용됐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검찰이 텔레그램 창업자 형제 중 한 명인 파벨 두로프를 지난달 24일 파리 외곽 공항에서 전격 체포했습니다.

혐의 내용을 보면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 공모, 마약 판매 공모, 해킹 도구 판매 공모, 범죄단체 조직과 돈세탁 12개 혐의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범죄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것을 막을 조치를 제대로 안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입니다.

두로프가 74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긴 했지만 프랑스에서 출국이 금지됐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수사를 받으면 달라질까요?

[기자]

이게 논란이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 헌법에도 통신의 자유가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체포 이후 일론 머스크같은 사람은 프랑스 당국이 검열을 옹호한다고 주장했고, 러시아 하원의장은 "체포 뒤에 워싱턴이 있다"면서 미국 배후설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당장은 텔레그램이 영업방침을 바꿀 가능성은 낮습니다.

설령 텔레그램이 범죄 수사에 협력하더라도 제2, 제3의 텔레그램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텔레그램이 광범위한 인기를 얻은데 통신비밀이 잘 지켜질 거 같다는 이유인데 실제로 잘 지켜지나요?

[기자]

그런 기대와 달리 실제로 잘 안지켜질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텔레그램 운영방식을 보면 이용자와 이용자 사이에 오가는 메시지 내용이 중간에 있는 서버에 저장됩니다.

문제는 따로 '비밀대화'기능을 쓰지 않는 한 중간에 있는 서버에서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입니다.

텔레그램 만약 비밀리에 어느 국가나 기업의 사주를 받는다면 이 내용으로 돈벌이를 할수 있습니다.

비밀대화 선택하면 서버에서도 내용을 알 수 없다고 하는데, 이것도 텔레그램의 설명이 100%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중간에 누군가가 가로챌 수 있고 중동 국가나 러시아가 개입했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국내에서는 정치 지도자나 공직자, 심지어 군인들도 텔레그램을 많이 이용하는데 걱정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텔레그램 서버는 해외에 있고 텔레그램측이 타국 정부에 자료를 주지 않겠다고 말은 하지만 어디까지나 말일 뿐이지 진실은 알 수 없습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텔레그램으로 이른바 디지털 이민을 간 것은 국내 수사기관이 언제라도 내 대화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개인의 대화 내용을 쉽게 들여다볼 수 없도록 법제화를 엄격하게 하고 하지만 딥페이크나 성착취물,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국내 앱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정치인이나 공직자의 텔레그램 이용은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딥페이크’ 온상 된 텔레그램, 안전하지도 않다? [뉴스in뉴스]
    • 입력 2024-09-02 12:28:34
    • 수정2024-09-02 12:57:11
    뉴스 12
[앵커]

최근 딥페이크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특히 텔레그램이라는 외국 메신저를 이용해서 범죄가 저질러졌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대화의 비밀이 지켜질 거라고 생각해서 쓰고 있지만 사실은 보안상 허점도 많다고 합니다.

박대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텔레그램, 이게 뭔지 잘 모르는 분들도 있는데요, 어떤 앱이죠?

[기자]

카카오톡과 비슷한 앱입니다.

카톡은 한국에서 개발 운영되는 앱이지만, 텔레그램은 러시아의 니콜라이, 파벨 두로프 형제가 11년 전에 만든 메신저입니다.

러시아판 페이스북을 창업해 엄청난 돈을 벌었는데 이후 러시아 당국의 개인정보 요구에 불응해서 독일로 망명했고요.

지금은 주로 두바이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력 때문에 각국 정부로 부터 독립돼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에 이용자가 9억 명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범죄의 온상이라는 악명도 자자한데 딥페이크 범죄도 텔레그램을 통해 이루어졌죠?

[기자]

텔레그램도 단톡방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곳을 통해서 딥페이크 범죄가 이루어졌습니다.

여성의 사진을 텔레그램으로 보내면 텔레그램방 참여자가 합성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음란물에 나오는 사람의 얼굴을 해당 여성으로 바꿔줍니다.

다시 이 음란물이 SNS를 통해 유포되는 방식입니다.

서버와 회사가 외국에 있기 때문에 국내 수사기관의 사각지대라는 점을 이용해서 범죄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앵커]

딥페이크 뿐 아니라 다른 범죄에도 널리 쓸 거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n번방이나 박사방 같은 성착취 영상 유포 사건은 물론, 최근에는 마약거래까지 텔레그램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불법 약물거래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수사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프랑스에서 텔레그램 창업자가 체포됐던데요?

이런 범죄 때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범죄에 텔레그램이 이용됐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검찰이 텔레그램 창업자 형제 중 한 명인 파벨 두로프를 지난달 24일 파리 외곽 공항에서 전격 체포했습니다.

혐의 내용을 보면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 공모, 마약 판매 공모, 해킹 도구 판매 공모, 범죄단체 조직과 돈세탁 12개 혐의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범죄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것을 막을 조치를 제대로 안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입니다.

두로프가 74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긴 했지만 프랑스에서 출국이 금지됐고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수사를 받으면 달라질까요?

[기자]

이게 논란이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 헌법에도 통신의 자유가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체포 이후 일론 머스크같은 사람은 프랑스 당국이 검열을 옹호한다고 주장했고, 러시아 하원의장은 "체포 뒤에 워싱턴이 있다"면서 미국 배후설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런 여론을 등에 업고 당장은 텔레그램이 영업방침을 바꿀 가능성은 낮습니다.

설령 텔레그램이 범죄 수사에 협력하더라도 제2, 제3의 텔레그램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텔레그램이 광범위한 인기를 얻은데 통신비밀이 잘 지켜질 거 같다는 이유인데 실제로 잘 지켜지나요?

[기자]

그런 기대와 달리 실제로 잘 안지켜질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텔레그램 운영방식을 보면 이용자와 이용자 사이에 오가는 메시지 내용이 중간에 있는 서버에 저장됩니다.

문제는 따로 '비밀대화'기능을 쓰지 않는 한 중간에 있는 서버에서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입니다.

텔레그램 만약 비밀리에 어느 국가나 기업의 사주를 받는다면 이 내용으로 돈벌이를 할수 있습니다.

비밀대화 선택하면 서버에서도 내용을 알 수 없다고 하는데, 이것도 텔레그램의 설명이 100%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중간에 누군가가 가로챌 수 있고 중동 국가나 러시아가 개입했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국내에서는 정치 지도자나 공직자, 심지어 군인들도 텔레그램을 많이 이용하는데 걱정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텔레그램 서버는 해외에 있고 텔레그램측이 타국 정부에 자료를 주지 않겠다고 말은 하지만 어디까지나 말일 뿐이지 진실은 알 수 없습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텔레그램으로 이른바 디지털 이민을 간 것은 국내 수사기관이 언제라도 내 대화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개인의 대화 내용을 쉽게 들여다볼 수 없도록 법제화를 엄격하게 하고 하지만 딥페이크나 성착취물,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국내 앱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정치인이나 공직자의 텔레그램 이용은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