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에서 원외로…진보 정당 20년 [창+]

입력 2024.09.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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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진보연대기: 광야에서 광야로' 중에서]

정의당의 뿌리는 지난 2000년 만들어진 민주노동당입니다.

창당 첫해 열린 총선에선 국회 진출에 실패했지만,

<인터뷰> 김효종 / 당시 헌법재판소 재판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병행하여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면서도 별도의 정당 투표를 허용하지 않는 범위에서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입니다.

지역구 따로, 정당 따로 투표하는 ‘1인 2표제’가 시행된 뒤,
2002년 지방선거에서 8%가 넘는 정당 득표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냈습니다.

<인터뷰> 권영길 / 제16대 대선 민주노동당 후보 당시
국민 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IMF 극복되고 경제 엄청 좋아졌다는 데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이후 치러진 2004년 국회의원선거.

사회적 약자층을 위한 정책 정당 노선을 뚜렷하게 내세웠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정당 득표율 13.03%를 기록해 비례 대표 의원 8명이 당선됐습니다.

진보정당의 첫 원내 진출이었습니다.

<인터뷰> 단병호 / 전 민주노동당 의원
고통 받고 있을 때, 우리 노동자들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한둘만 있었어도 좋겠다 이런 얘기들을 참 많이 했습니다. 노동자, 농민, 서민들을 대변하겠다는 의원 10명이 배출됐습니다. 정말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의원이 되겠다는 각오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故 노회찬 / 전 민주노동당 의원
학교에 처음 입학해서 학교 가는 신입생 같은 기분입니다. 기대도 있고 어깨도 무겁고우리 국민들이 수십 년 동안 기다려온 서민을 위한 정치를 이번에 직접 실현해 보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이 초창기에 내놓았던 보편적 복지 정책은 이후 거대 정당들이 선거 때마다 제시하는 주요 공약이 됐습니다.

2002년 대선 당시 권영길 후보가 제안한 무상급식은 2011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차례차례 시행됐습니다.

<인터뷰> 권영길 / 전 민주노동당 대표
아무리 예산이 없다고 하더라도 결식 아동에 대한 예산마저 깎아야 되겠습니까? 밥 굶는 어린이가 없어야 되는데 밥 굶는 어린이들이 늘어나서야 되겠습니까?

이렇게 무상급식에서 시작된 무상보육에 대한 화두는 이후 우리 사회의 상식이 됐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여야 후보가 모두 ‘무상보육’을 공약으로 채택했습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을 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자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민주노동당이 최초로 제안했습니다.

<인터뷰> 강기갑 / 당시 민주노동당 대표 (2010년 2월)
실업부조 도입과 고용보험지원금의 국가 재정 투입. 고용보험의 대상을 자영업자까지 확대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 법안입니다.

우리 사회 기득권을 향한 비판과 고발.
고인이 된 노회찬 전 의원은 2005년 국회 법사위 회의에 앞서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인터뷰> 故 노회찬 / 전 민주노동당 의원
제가 몰랐다면 몰라도, 법사위원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이 일을 안 이상 이것을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드리지 않으면 안 된다, 제가 알면서도 알려드리지 않는다면 국회의원으로서 직무유기를 범하는 거다. 그래서 공개하게 됐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이후 노회찬 의원은 통신비밀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인터뷰> 故 노회찬 / 전 민주노동당 의원
폐암 환자를 수술한다더니 암 걸린 폐는 그냥 두고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 사고와 무엇이 다릅니까.

노동자들을 위한 소신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심상정 / 당시 정의당 의원
청년 고용 절벽은 박근혜 정부의 산물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책임져야죠. 저는 이 정부의 노동 적대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타협하자, 고통 분담하자. 졸라맬 허리띠도 없는 사람, 무슨 고통 분담을 합니까. 졸라맬 허리띠도 없어요. 200만 원도 못 받는 940만 노동자들. 허리띠 졸라매는 게 아니라 목 조르는 거예요. 노동자 목 조르는 노동부 장관, 자격 없어요.

보편적 복지를 위한 정책 제안, 기득권에 대한 비판.
진보정당은 나름의 역할을 하며 제3 정당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인터뷰> 박상훈/ 전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큰 정당들이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의견들 앞에서 쉽게 내지 못했던 무상급식 의제 또는 비정규직 관련된 의제 또는 다양하게 우리 사회 약자라고 불리는 집단들의 요구를 정의당이나 진보정당들이 내세우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게 정책이 되고 제도가 되는 데는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렸을 거예요. 무상급식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당시 처음 의제가 제기됐을 때는 이게 무슨 빨갱이 이슈냐, 공산주의냐 이랬지만 지금은 아이들 급식을 개인이 책임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거. 그런 게 큰 역할을 한 거죠.

하지만 민주노동당에서 이어져 온 진보정당,
정의당의 자리는 국회에서 없어졌습니다.

<인터뷰>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기자: 진보정당 관련해서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내가 바라는 바인데
(기자: 고맙습니다. 앉으시죠 )

민주노동당을 이끌던 그에게 우리 사회가 변한 것 같냐고 물었습니다.

<인터뷰>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제가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여쭸잖아요?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행복하시지 않지 않습니까? 우리는 행복할 수가 없어요. 오히려 온갖 걱정이 머릿속에 다 차 있지 않습니까? 취직 걱정 애 낳는 걱정 애 낳으면 애 키우는 걱정 공부시키는 교육비 걱정 병원비 걱정 집값 걱정 노후 걱정 이 모든 걱정이 머리 우리 머릿속에 차 있는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기자: 그럼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사회가 질적으로 그렇게 크게 발전하지 않은 것 같으세요?)
똑같죠.


관련방송 : 2024년 9월 3일 (화) 10시 KBS 1TV

#시사기획창 #정의당#민주노동당 #국회 #국회의원 #진보 #정당#노회찬 #심상정 #권영길 #광야 #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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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창 '진보연대기: 광야에서 광야로' 중에서]

정의당의 뿌리는 지난 2000년 만들어진 민주노동당입니다.

창당 첫해 열린 총선에선 국회 진출에 실패했지만,

<인터뷰> 김효종 / 당시 헌법재판소 재판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병행하여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면서도 별도의 정당 투표를 허용하지 않는 범위에서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입니다.

지역구 따로, 정당 따로 투표하는 ‘1인 2표제’가 시행된 뒤,
2002년 지방선거에서 8%가 넘는 정당 득표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냈습니다.

<인터뷰> 권영길 / 제16대 대선 민주노동당 후보 당시
국민 여러분 지금 행복하십니까. IMF 극복되고 경제 엄청 좋아졌다는 데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

이후 치러진 2004년 국회의원선거.

사회적 약자층을 위한 정책 정당 노선을 뚜렷하게 내세웠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정당 득표율 13.03%를 기록해 비례 대표 의원 8명이 당선됐습니다.

진보정당의 첫 원내 진출이었습니다.

<인터뷰> 단병호 / 전 민주노동당 의원
고통 받고 있을 때, 우리 노동자들을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한둘만 있었어도 좋겠다 이런 얘기들을 참 많이 했습니다. 노동자, 농민, 서민들을 대변하겠다는 의원 10명이 배출됐습니다. 정말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의원이 되겠다는 각오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故 노회찬 / 전 민주노동당 의원
학교에 처음 입학해서 학교 가는 신입생 같은 기분입니다. 기대도 있고 어깨도 무겁고우리 국민들이 수십 년 동안 기다려온 서민을 위한 정치를 이번에 직접 실현해 보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이 초창기에 내놓았던 보편적 복지 정책은 이후 거대 정당들이 선거 때마다 제시하는 주요 공약이 됐습니다.

2002년 대선 당시 권영길 후보가 제안한 무상급식은 2011년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차례차례 시행됐습니다.

<인터뷰> 권영길 / 전 민주노동당 대표
아무리 예산이 없다고 하더라도 결식 아동에 대한 예산마저 깎아야 되겠습니까? 밥 굶는 어린이가 없어야 되는데 밥 굶는 어린이들이 늘어나서야 되겠습니까?

이렇게 무상급식에서 시작된 무상보육에 대한 화두는 이후 우리 사회의 상식이 됐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여야 후보가 모두 ‘무상보육’을 공약으로 채택했습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들을 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자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민주노동당이 최초로 제안했습니다.

<인터뷰> 강기갑 / 당시 민주노동당 대표 (2010년 2월)
실업부조 도입과 고용보험지원금의 국가 재정 투입. 고용보험의 대상을 자영업자까지 확대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 법안입니다.

우리 사회 기득권을 향한 비판과 고발.
고인이 된 노회찬 전 의원은 2005년 국회 법사위 회의에 앞서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인터뷰> 故 노회찬 / 전 민주노동당 의원
제가 몰랐다면 몰라도, 법사위원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이 일을 안 이상 이것을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드리지 않으면 안 된다, 제가 알면서도 알려드리지 않는다면 국회의원으로서 직무유기를 범하는 거다. 그래서 공개하게 됐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이후 노회찬 의원은 통신비밀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인터뷰> 故 노회찬 / 전 민주노동당 의원
폐암 환자를 수술한다더니 암 걸린 폐는 그냥 두고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 사고와 무엇이 다릅니까.

노동자들을 위한 소신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심상정 / 당시 정의당 의원
청년 고용 절벽은 박근혜 정부의 산물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책임져야죠. 저는 이 정부의 노동 적대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타협하자, 고통 분담하자. 졸라맬 허리띠도 없는 사람, 무슨 고통 분담을 합니까. 졸라맬 허리띠도 없어요. 200만 원도 못 받는 940만 노동자들. 허리띠 졸라매는 게 아니라 목 조르는 거예요. 노동자 목 조르는 노동부 장관, 자격 없어요.

보편적 복지를 위한 정책 제안, 기득권에 대한 비판.
진보정당은 나름의 역할을 하며 제3 정당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인터뷰> 박상훈/ 전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큰 정당들이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의견들 앞에서 쉽게 내지 못했던 무상급식 의제 또는 비정규직 관련된 의제 또는 다양하게 우리 사회 약자라고 불리는 집단들의 요구를 정의당이나 진보정당들이 내세우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게 정책이 되고 제도가 되는 데는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렸을 거예요. 무상급식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당시 처음 의제가 제기됐을 때는 이게 무슨 빨갱이 이슈냐, 공산주의냐 이랬지만 지금은 아이들 급식을 개인이 책임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거. 그런 게 큰 역할을 한 거죠.

하지만 민주노동당에서 이어져 온 진보정당,
정의당의 자리는 국회에서 없어졌습니다.

<인터뷰>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기자: 진보정당 관련해서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내가 바라는 바인데
(기자: 고맙습니다. 앉으시죠 )

민주노동당을 이끌던 그에게 우리 사회가 변한 것 같냐고 물었습니다.

<인터뷰>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제가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여쭸잖아요?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행복하시지 않지 않습니까? 우리는 행복할 수가 없어요. 오히려 온갖 걱정이 머릿속에 다 차 있지 않습니까? 취직 걱정 애 낳는 걱정 애 낳으면 애 키우는 걱정 공부시키는 교육비 걱정 병원비 걱정 집값 걱정 노후 걱정 이 모든 걱정이 머리 우리 머릿속에 차 있는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습니까?
(기자: 그럼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사회가 질적으로 그렇게 크게 발전하지 않은 것 같으세요?)
똑같죠.


관련방송 : 2024년 9월 3일 (화)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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