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건물에서 화재로 대피 소동…학생들 “화재 경보벨·대피 방송 못 들어”

입력 2024.09.11 (18:48) 수정 2024.09.1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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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건물에서 불이 나, 수업하던 학생 등 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오늘(11일) 오후 2시 20분쯤 고려대 아산이학관 3층에 있는 한 교수 연구실 콘센트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이 나자마자 학교 관계자들은 소방 당국이 도착하기 전에 불을 신속하게 껐고, 다행히도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건물 5, 6층에 있던 학생들이 화재 당시 경보벨과 대피 방송을 전혀 듣지 못했다는 제보가 KBS에 들어왔습니다.

■일부 학생들 "경보벨·대피 방송 못 들어 불 난 사실조차 알지 못해"

당시 건물 6층에 있었던 A 씨는 "3층에 있던 친구와 연락하다 불이 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3층에서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대피하던 친구가 "너도 대피했냐"라고 말해 알게 됐다는 겁니다.

그전까지 A 씨는 어떤 대피 방송도 전혀 듣지 못했던 상황. A 씨는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다른 학생들과 함께 바로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A 씨는 "우리만 몰랐나 싶어 옆방 연구원한테도 물어보니, 옆방에서도 다 각자 실험하거나 자고 있어서 다 데리고 내려왔다"고 말했습니다.

불이 난 당시 3층의 모습. (사진 제공 : 익명)불이 난 당시 3층의 모습. (사진 제공 : 익명)
계단으로 내려가 보니 4층부터는 경보벨이 울리고 있었고, 타는 냄새도 심했습니다. A 씨는 "그때서야 심각함을 인지했다"며 "건물 밖으로 나가보니 다른 층 사람들은 이미 다 내려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건물 밖으로 학생들이 대피한 모습 (사진 제공 : 익명)건물 밖으로 학생들이 대피한 모습 (사진 제공 : 익명)

■고려대 측 "5, 6층에 화재 경보벨 울리지 않은 건 사실…대피 방송은 있었다"

A 씨가 있던 건물 6층은 왜 경보벨과 대피 방송이 들리지 않았을까요?

고려대 측은 "당시 건물 5, 6층에 화재 경보벨이 울리지 않았던 건 맞다"고 말했습니다.

시스템상 화재 경보벨이 불이 난 층과 바로 그 위층에만 울리게 돼 있다는 겁니다. 즉, 이번에는 3층에서 불이 났으니 화재 경보벨은 3층과 4층에만 울렸습니다.

다만, 고려대 측은 "건물 전 층에 대피방송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후 2시 22분 불이 났다는 사실이 감지됐고, 3분 뒤인 오후 2시 25분에 마이크를 통해 육성으로 학생들에게 대피를 알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2시 25분에는 이미 A 씨가 건물을 벗어난 뒤였습니다.

오늘 불이 난 아산이학관은 이미 지난 6월과 지난달에 학생들 수십 명이 대피했던 소동이 벌어졌던 곳입니다. 그땐 실험실에서 증기가 발생하거나 아르곤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A 씨는 "실험실이 밀집된 건물 구조상, 불이 나면 다른 건물보다 더 빨리 대피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문제점이 예전부터 반복돼 왔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아산이학관은 실험실이 많아 작은 불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학생들은 안전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화재 사고는 1분 1초 차이로 인명피해가 달라지는 만큼 고려대 측의 조치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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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11 18:48:43
    • 수정2024-09-11 18: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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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건물에서 불이 나, 수업하던 학생 등 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오늘(11일) 오후 2시 20분쯤 고려대 아산이학관 3층에 있는 한 교수 연구실 콘센트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이 나자마자 학교 관계자들은 소방 당국이 도착하기 전에 불을 신속하게 껐고, 다행히도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건물 5, 6층에 있던 학생들이 화재 당시 경보벨과 대피 방송을 전혀 듣지 못했다는 제보가 KBS에 들어왔습니다.

■일부 학생들 "경보벨·대피 방송 못 들어 불 난 사실조차 알지 못해"

당시 건물 6층에 있었던 A 씨는 "3층에 있던 친구와 연락하다 불이 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3층에서 불이 난 사실을 알고 대피하던 친구가 "너도 대피했냐"라고 말해 알게 됐다는 겁니다.

그전까지 A 씨는 어떤 대피 방송도 전혀 듣지 못했던 상황. A 씨는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다른 학생들과 함께 바로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A 씨는 "우리만 몰랐나 싶어 옆방 연구원한테도 물어보니, 옆방에서도 다 각자 실험하거나 자고 있어서 다 데리고 내려왔다"고 말했습니다.

불이 난 당시 3층의 모습. (사진 제공 : 익명)계단으로 내려가 보니 4층부터는 경보벨이 울리고 있었고, 타는 냄새도 심했습니다. A 씨는 "그때서야 심각함을 인지했다"며 "건물 밖으로 나가보니 다른 층 사람들은 이미 다 내려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건물 밖으로 학생들이 대피한 모습 (사진 제공 : 익명)
■고려대 측 "5, 6층에 화재 경보벨 울리지 않은 건 사실…대피 방송은 있었다"

A 씨가 있던 건물 6층은 왜 경보벨과 대피 방송이 들리지 않았을까요?

고려대 측은 "당시 건물 5, 6층에 화재 경보벨이 울리지 않았던 건 맞다"고 말했습니다.

시스템상 화재 경보벨이 불이 난 층과 바로 그 위층에만 울리게 돼 있다는 겁니다. 즉, 이번에는 3층에서 불이 났으니 화재 경보벨은 3층과 4층에만 울렸습니다.

다만, 고려대 측은 "건물 전 층에 대피방송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후 2시 22분 불이 났다는 사실이 감지됐고, 3분 뒤인 오후 2시 25분에 마이크를 통해 육성으로 학생들에게 대피를 알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2시 25분에는 이미 A 씨가 건물을 벗어난 뒤였습니다.

오늘 불이 난 아산이학관은 이미 지난 6월과 지난달에 학생들 수십 명이 대피했던 소동이 벌어졌던 곳입니다. 그땐 실험실에서 증기가 발생하거나 아르곤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A 씨는 "실험실이 밀집된 건물 구조상, 불이 나면 다른 건물보다 더 빨리 대피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문제점이 예전부터 반복돼 왔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아산이학관은 실험실이 많아 작은 불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학생들은 안전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화재 사고는 1분 1초 차이로 인명피해가 달라지는 만큼 고려대 측의 조치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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