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K] “늦더위에 폭우까지”…올 가을도 이상기후?

입력 2024.09.25 (19:24) 수정 2024.09.2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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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린K 시간입니다.

올해는 지난 여름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더니 유례없는 초가을 폭염까지 이어졌습니다.

지난 주말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죠.

당분간 일교차가 큰 가을 날씨가 계속될거라는 전망인데요,

종잡을 수 없는 날씨...

왜 이러는 것인지 또한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지 임덕빈 전주기상지청장과 함께 짚어봅니다.

어서오십시오.

지청장님 지난 여름 계속된 폭염과 주말에 내린 폭우 때문에 기상청 직원들, 얼마나 바쁘셨습니까?

그런데 이제 정말 가을이 온 것 맞죠?

[답변]

기상기록은 해마다 경신되어 왔는데, 올해는 거의 매일 경신되어 유난히 더 혹독하고 긴 여름이었습니다.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날씨를 보이고 있어 가을이 온 듯합니다.

하지만, 기상학적으로는 일 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떨어져야 가을로 간주하는데, 이 기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합니다.

최근 기온 분포를 보면 평년보다 2~3도 높은 분포를 보이는 데다, 10월에도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따라서, 가을로 접어들어도 낮 더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먼저, 주말에 내린 폭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전북 곳곳엔 한때 시간당 50mm 안팎의 집중 호우가 쏟아졌습니다.

다른 지역은 시간당 100mm까지 내린 곳도 있는데요,

이렇게 초가을까지 집중 폭우와 역대급 폭염이 계속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변]

30여 년 전만 해도 시간당 20mm 이상의 비는 흔한 경우가 아니었구요,

당시엔 이 정도 비를 언론에서 집중호우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시간당 50mm가 넘는 매우 강한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폭염은 최근 10년 내에 역대 기록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후변화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1도 올라가면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 양은 약 7% 정도 증가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최근 30년 평균기온이 과거(1940년대) 보다 약 1.6도나 상승하여 수증기 양이 많아진 상태이고, 이로 인해 폭우도 빈번해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다가, 최근 30년간 기후 통계를 살펴보면, 이미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은 아열대 기후 특성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극단적 기상현상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앵커]

특히 올해는, 추석이 아니라 하석이라고 할 정도로 연휴 내내 열대야까지 있었는데요,

올해 폭염, 어느 정도였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인지 전망해본다면?

[답변]

많은 분들이 2018년과 1994년을 더웠던 해로 기억하시는데요,

올해를 그때와 비교하면 폭염은 비슷하지만, 열대야는 압도적으로 많아, 그야말로 역대급 무더위였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991년~2020까지의 평년값과 비교해 보면 폭염 수준이 더 확연해 지는데요,

도내 14개 시군의 폭염일수(평균 32.6일)는 평년보다 3배, 열대야 일수(25.6일)는 4배 넘게 기록되었습니다.

고온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극성이었는데요,

인도, 방글라데시 등에서는 학교가 휴교하고, 미국과 멕시코에서는 에너지 사용 급증으로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와 브라질에서는 가장 따듯한 겨울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온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이고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발간한 제6차 보고서에서도 폭염은 더 빈번해지고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종잡을 수 없는 날씨 때문일까요?

기상청 직원들, 올해 특히 오락가락한 날씨 때문에 쉴 틈이 없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예보관들의 고충이 많을텐데, 올 여름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을까요?

[답변]

기상청 예보실은 24시간 365일 쉼 없이 돌아가는데요,

12시간씩 하루 2교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잦은 야근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도 문제지만, 시시각각 쏟아지는 각종 자료를 분석해서 예보를 작성하다 보면 정신적 피로도 상당합니다.

그리고 퇴근 후에는 본인이 낸 예보가 바로바로 실황과 비교되고 평가되기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편히 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상청 모든 직원은 ‘우리가 힘든 만큼 국민은 행복해진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을 수확기가 되면 항상 염려 되는 것이 태풍 소식입니다.

올 가을 전북에 영향을 줄 태풍 소식이 있는지요 또한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올해는 현재까지 전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태풍은 없었는데요.

이는 여름철 내내 우리나라 상공에 자리 잡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태풍의 북상을 막아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추석 이후 이러한 기압배치가 허물어졌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을 포함한 북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높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열대저기압이 발생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앞서 올해는 계절 변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추세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2013년과 2014년, 2019년에도 10월에 태풍의 영향을 받은 사례가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씀드립니다.

특히, 가을에 오는 태풍은 세력도 강한데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우리나라에 접근하는 만큼 수시로 기상정보에 관심을 가져 주셔야 되겠습니다.

[앵커]

앞으로 가을이 짧아질 거라는 예측도 있는데요,

일교차 큰 가을 날씨, 유의할 게 있다면 무엇인지요?

[답변]

짧은 가을이지만 유의해야 할 기상현상이 많습니다.

우선 큰 일교차로 면역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유의하셔야 되고요,

10월 초ㆍ중순이면 도내 일부 지역에 서리도 발생하고, 낮 동안 공기가 많이 데워진 상태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 우박도 발생할 수 있어 수확기 농작물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복사냉각에 의해 안개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교통안전에도 유의하셔야 됩니다.

마지막으로 대기가 건조해지니, 화재 예방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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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K] “늦더위에 폭우까지”…올 가을도 이상기후?
    • 입력 2024-09-25 19:24:14
    • 수정2024-09-25 20:03:30
    뉴스7(전주)
[앵커]

열린K 시간입니다.

올해는 지난 여름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더니 유례없는 초가을 폭염까지 이어졌습니다.

지난 주말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죠.

당분간 일교차가 큰 가을 날씨가 계속될거라는 전망인데요,

종잡을 수 없는 날씨...

왜 이러는 것인지 또한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지 임덕빈 전주기상지청장과 함께 짚어봅니다.

어서오십시오.

지청장님 지난 여름 계속된 폭염과 주말에 내린 폭우 때문에 기상청 직원들, 얼마나 바쁘셨습니까?

그런데 이제 정말 가을이 온 것 맞죠?

[답변]

기상기록은 해마다 경신되어 왔는데, 올해는 거의 매일 경신되어 유난히 더 혹독하고 긴 여름이었습니다.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날씨를 보이고 있어 가을이 온 듯합니다.

하지만, 기상학적으로는 일 평균기온이 20도 미만으로 떨어져야 가을로 간주하는데, 이 기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합니다.

최근 기온 분포를 보면 평년보다 2~3도 높은 분포를 보이는 데다, 10월에도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따라서, 가을로 접어들어도 낮 더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먼저, 주말에 내린 폭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전북 곳곳엔 한때 시간당 50mm 안팎의 집중 호우가 쏟아졌습니다.

다른 지역은 시간당 100mm까지 내린 곳도 있는데요,

이렇게 초가을까지 집중 폭우와 역대급 폭염이 계속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변]

30여 년 전만 해도 시간당 20mm 이상의 비는 흔한 경우가 아니었구요,

당시엔 이 정도 비를 언론에서 집중호우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시간당 50mm가 넘는 매우 강한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폭염은 최근 10년 내에 역대 기록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기후변화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온이 1도 올라가면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 양은 약 7% 정도 증가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최근 30년 평균기온이 과거(1940년대) 보다 약 1.6도나 상승하여 수증기 양이 많아진 상태이고, 이로 인해 폭우도 빈번해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게다가, 최근 30년간 기후 통계를 살펴보면, 이미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은 아열대 기후 특성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극단적 기상현상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앵커]

특히 올해는, 추석이 아니라 하석이라고 할 정도로 연휴 내내 열대야까지 있었는데요,

올해 폭염, 어느 정도였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인지 전망해본다면?

[답변]

많은 분들이 2018년과 1994년을 더웠던 해로 기억하시는데요,

올해를 그때와 비교하면 폭염은 비슷하지만, 열대야는 압도적으로 많아, 그야말로 역대급 무더위였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991년~2020까지의 평년값과 비교해 보면 폭염 수준이 더 확연해 지는데요,

도내 14개 시군의 폭염일수(평균 32.6일)는 평년보다 3배, 열대야 일수(25.6일)는 4배 넘게 기록되었습니다.

고온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극성이었는데요,

인도, 방글라데시 등에서는 학교가 휴교하고, 미국과 멕시코에서는 에너지 사용 급증으로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와 브라질에서는 가장 따듯한 겨울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온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이고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발간한 제6차 보고서에서도 폭염은 더 빈번해지고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종잡을 수 없는 날씨 때문일까요?

기상청 직원들, 올해 특히 오락가락한 날씨 때문에 쉴 틈이 없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예보관들의 고충이 많을텐데, 올 여름 어떤 에피소드들이 있을까요?

[답변]

기상청 예보실은 24시간 365일 쉼 없이 돌아가는데요,

12시간씩 하루 2교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잦은 야근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도 문제지만, 시시각각 쏟아지는 각종 자료를 분석해서 예보를 작성하다 보면 정신적 피로도 상당합니다.

그리고 퇴근 후에는 본인이 낸 예보가 바로바로 실황과 비교되고 평가되기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편히 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상청 모든 직원은 ‘우리가 힘든 만큼 국민은 행복해진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을 수확기가 되면 항상 염려 되는 것이 태풍 소식입니다.

올 가을 전북에 영향을 줄 태풍 소식이 있는지요 또한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올해는 현재까지 전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태풍은 없었는데요.

이는 여름철 내내 우리나라 상공에 자리 잡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태풍의 북상을 막아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추석 이후 이러한 기압배치가 허물어졌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을 포함한 북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높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열대저기압이 발생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앞서 올해는 계절 변화가 더디게 진행되는 추세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2013년과 2014년, 2019년에도 10월에 태풍의 영향을 받은 사례가 있어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씀드립니다.

특히, 가을에 오는 태풍은 세력도 강한데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우리나라에 접근하는 만큼 수시로 기상정보에 관심을 가져 주셔야 되겠습니다.

[앵커]

앞으로 가을이 짧아질 거라는 예측도 있는데요,

일교차 큰 가을 날씨, 유의할 게 있다면 무엇인지요?

[답변]

짧은 가을이지만 유의해야 할 기상현상이 많습니다.

우선 큰 일교차로 면역력이 약해지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유의하셔야 되고요,

10월 초ㆍ중순이면 도내 일부 지역에 서리도 발생하고, 낮 동안 공기가 많이 데워진 상태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 우박도 발생할 수 있어 수확기 농작물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복사냉각에 의해 안개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교통안전에도 유의하셔야 됩니다.

마지막으로 대기가 건조해지니, 화재 예방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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