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오죽했으면 그랬겠나”…고려아연 “묻지마 빚투·배임 의혹 밝혀야”

입력 2024.09.27 (10:21) 수정 2024.09.2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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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공개매수에 나선 영풍 측이 갈등의 결정적 계기는 고려아연이 지난 4월 영풍의 아연 생산을 막는 일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풍은 오늘(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한 공개매수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영풍은 “영풍이 1대 주주의 자리를 MBK파트너스에 양보하면서까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를 단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죽했으면’ 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올해 4월 일방적으로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한 것이 이번 공개매수의 결정적 계기라고 말했습니다.

영풍은 “황산취급대행계약은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만들어진 황산을 수출할 수 있는 항만 부두 내 황산 저장시설이 있는 온산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일부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하는 계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황산은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생산되는 부산물로,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을 더 할 수 없다”며 “이 계약을 즉시 끊겠다는 것은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어 영풍을 죽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9월 동업의 상징이었던 서린상사 이사회를 고려아연 측이 독점 장악했고, 영풍과의 원료 공동 구매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을 ‘영풍 죽이기’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것은 고려아연을 흔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풍과 고려아연이 같이 살기 위함”이라며 “고려아연은 영풍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지만,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을 망가트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풍은 최윤범 회장이 취임한 뒤 국내외 기업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또는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16%의 지분 가치를 희석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고,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 의무 위반 등 사례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는 사이 건실했던 고려아연 부채는 35배 증가했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6.8% 낮아지는 등 기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 기자간담회 시작 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의 이자와 원금 반환을 어떻게 할지 소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려아연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고 석포제련소가 60일간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영풍 경영진은 지금 적대적 M&A에 대해 허심탄회한 기자회견을 할 때가 아니”라며 “이번 M&A를 무리하게 추진하느라 적법 절차를 무시하며 더 큰 위기를 자초해 혼란에 빠진 주식회사 영풍 주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비상근 사외이사 3인으로 이뤄진 이사회에서 밀실 야합으로 결정한 이번 계약에 대해 해명도 필요하다”며 “영풍 개인 지분을 단 0.68%(공시기준) 갖고 있으면서 법적 권한도 없는 장형진 고문이 고려아연에 대해 적대적 M&A를 주도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 주식을 처분하는 행위는 사실상 중요한 영업의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라고도 했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영풍에 불리한 계약인데도 그 조건에 대한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를 공개하지도 않았는데,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을 MBK에 양도할 때 콜 옵션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도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또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도록 하기 위해 영풍이 금융기관으로부터 3,000억 원을 빌려 금융기관 차입이 2.7배 증가했다고 지적하며 “영풍은 지난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1,371억 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데 장형진 개인의 지시에 의해 배임적 성격의 결정을 한 게 아닌지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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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27 10:21:04
    • 수정2024-09-27 10: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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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공개매수에 나선 영풍 측이 갈등의 결정적 계기는 고려아연이 지난 4월 영풍의 아연 생산을 막는 일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풍은 오늘(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한 공개매수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영풍은 “영풍이 1대 주주의 자리를 MBK파트너스에 양보하면서까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이유를 단 한마디로 요약하면 ‘오죽했으면’ 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올해 4월 일방적으로 ‘황산취급대행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한 것이 이번 공개매수의 결정적 계기라고 말했습니다.

영풍은 “황산취급대행계약은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만들어진 황산을 수출할 수 있는 항만 부두 내 황산 저장시설이 있는 온산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일부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하는 계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황산은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생산되는 부산물로,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을 더 할 수 없다”며 “이 계약을 즉시 끊겠다는 것은 석포제련소의 목줄을 쥐고 흔들어 영풍을 죽이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9월 동업의 상징이었던 서린상사 이사회를 고려아연 측이 독점 장악했고, 영풍과의 원료 공동 구매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을 ‘영풍 죽이기’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영풍은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것은 고려아연을 흔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풍과 고려아연이 같이 살기 위함”이라며 “고려아연은 영풍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이지만,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을 망가트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풍은 최윤범 회장이 취임한 뒤 국내외 기업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또는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16%의 지분 가치를 희석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고, 원아시아파트너스 운용 사모펀드 투자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관여,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관련 선관주의 의무 위반 등 사례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는 사이 건실했던 고려아연 부채는 35배 증가했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2019년 12%에서 지난해 6.8% 낮아지는 등 기업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 기자간담회 시작 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단기차입금의 이자와 원금 반환을 어떻게 할지 소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려아연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고 석포제련소가 60일간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영풍 경영진은 지금 적대적 M&A에 대해 허심탄회한 기자회견을 할 때가 아니”라며 “이번 M&A를 무리하게 추진하느라 적법 절차를 무시하며 더 큰 위기를 자초해 혼란에 빠진 주식회사 영풍 주주들에게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비상근 사외이사 3인으로 이뤄진 이사회에서 밀실 야합으로 결정한 이번 계약에 대해 해명도 필요하다”며 “영풍 개인 지분을 단 0.68%(공시기준) 갖고 있으면서 법적 권한도 없는 장형진 고문이 고려아연에 대해 적대적 M&A를 주도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 주식을 처분하는 행위는 사실상 중요한 영업의 일부를 양도하거나 폐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라고도 했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영풍에 불리한 계약인데도 그 조건에 대한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를 공개하지도 않았는데,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을 MBK에 양도할 때 콜 옵션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도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또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도록 하기 위해 영풍이 금융기관으로부터 3,000억 원을 빌려 금융기관 차입이 2.7배 증가했다고 지적하며 “영풍은 지난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1,371억 원에 달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데 장형진 개인의 지시에 의해 배임적 성격의 결정을 한 게 아닌지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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