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 내세워 905억 가로챈 일당 검거 [뉴스in뉴스]

입력 2024.09.27 (12:39) 수정 2024.09.27 (13: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미술품을 이용한 재테크.

이른바 '아트테크', 들어보셨나요?

이 '아트테크'에 투자하라며 9백억 원 넘는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자만 천 명이 넘습니다.

어떤 수법인지, 사회부 이수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자, 먼저 이 '아트테크'라는 게 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아트테크'는 예술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미술 작품 등을 통한 재테크를 뜻하는데요.

영상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한 갤러리의 홍보 영상입니다.

미술 작품을 사면 갤러리가 위탁 운영해 높은 수익을 올려주겠다고 말합니다.

[OO갤러리 홍보영상/음성변조 : "'아트테크'라는 걸 시작했는데, 월 1%씩 제가 계속 수익금을 갖게 되거든요."]

원금 보장은 물론 달마다 저작권료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전시회 수익이 있을 것이고 PPL(간접광고) 사용료도 있을 것이고…"]

[앵커]

언뜻 보면 그럴듯한데, 결국 가짜로 드러났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는 미술품 투자를 빙자한 '폰지 사기'였습니다.

실제 수익 활동 없이 투자금만 돌려막기를 한 건데요.

구체적인 수법은 이렇습니다.

갤러리는 전속 작가들에게 작품 가액의 1%를 지급한 뒤, 작품 촬영본을 이미지 파일로 받았습니다.

그리곤 이미지 파일을 투자자에게 보여주고 수익 활동을 하는 것처럼 속였습니다.

찾아가 보니, 갤러리가 있던 건물은 텅 비어있었는데요.

범행 당시에도 미술품 전시 등을 통한 수익 활동은 전혀 없었습니다.

[앵커]

피해액이 9백억 원이 넘는다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피해를 본겁니까?

[기자]

네, 피해자만 무려 천 명이 넘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업체는 2019년 6월부터 4년여 동안 천 명이 넘는 피해자로부터 모두 905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돈은 대부분 갤러리 대표의 개인 사업 대금이나 명품 구입 등에 사용됐습니다.

[강정석/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1계장 : "아트테크라고 하여 안심하고 투자하기보다는 미술품 실물 존재 여부와 관련 서류의 진위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경찰은 갤러리 대표 등 3명을 구속하고, 122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했습니다.

[앵커]

네, 비슷한 피해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네요.

그런데 이런 사건과는 달리 한 금 거래소 사장의 기지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일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 사건도 영상 하나 보며 설명드리겠습니다.

손에 휴대전화를 든 한 여성이 금 거래소 안으로 들어옵니다.

직원과 말이 아니라 글을 써서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잠시 뒤엔 경찰이 찾아옵니다.

이 여성,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통화 중이던 피해자였는데요.

딸을 납치했다며 풀어줄 테니 현금과 골드바 등 금품을 요구하자, 골드바를 사기 위해 금 거래소로 온 겁니다.

[앵커]

그런데 왜 바로 골드바를 사지 않고 글로 대화를 나눈거죠?

[기자]

이 여성의 모습을 보고 보이스피싱인 걸 눈치챈 직원이 '도와주겠다'고 글로 적은 건데요.

이 직원은 손님의 표정을 보고 바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얼굴이 너무 어둡고 당황스러워 보여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는 겁니다.

이 직원은 곧바로 비상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또,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휴대전화를 통해 들을 수 있도록 일부러 큰 소리로 "포장했습니다"를 말하며, 골드바가 없는 빈 상자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금 거래소 직원의 기지로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결국 붙잡혔다고요?

[기자]

출동한 경찰들이 피해자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 인근에 잠복해 있다 검거한 건데요.

먼저, 피해자는 경찰을 통해 딸이 집에 무사히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현금 420만 원과 빈 상자가 담긴 가방을 들고 약속 장소에 나갔습니다.

조직원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도망쳤지만 미행한 경찰들에게 바로 붙잡혔습니다.

[염태진/서울 중랑경찰서 형사2과장 : "시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로 범인을 검거하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지난 15일 중국 국적의 조직원을 보이스피싱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금 거래소 직원에게 감사장 등을 포상했습니다.

[앵커]

직원의 기지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양다운 이소현/화면제공:서울경찰청·서울 중랑경찰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아트테크’ 내세워 905억 가로챈 일당 검거 [뉴스in뉴스]
    • 입력 2024-09-27 12:39:36
    • 수정2024-09-27 13:03:18
    뉴스 12
[앵커]

미술품을 이용한 재테크.

이른바 '아트테크', 들어보셨나요?

이 '아트테크'에 투자하라며 9백억 원 넘는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자만 천 명이 넘습니다.

어떤 수법인지, 사회부 이수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자, 먼저 이 '아트테크'라는 게 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아트테크'는 예술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미술 작품 등을 통한 재테크를 뜻하는데요.

영상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한 갤러리의 홍보 영상입니다.

미술 작품을 사면 갤러리가 위탁 운영해 높은 수익을 올려주겠다고 말합니다.

[OO갤러리 홍보영상/음성변조 : "'아트테크'라는 걸 시작했는데, 월 1%씩 제가 계속 수익금을 갖게 되거든요."]

원금 보장은 물론 달마다 저작권료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전시회 수익이 있을 것이고 PPL(간접광고) 사용료도 있을 것이고…"]

[앵커]

언뜻 보면 그럴듯한데, 결국 가짜로 드러났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는 미술품 투자를 빙자한 '폰지 사기'였습니다.

실제 수익 활동 없이 투자금만 돌려막기를 한 건데요.

구체적인 수법은 이렇습니다.

갤러리는 전속 작가들에게 작품 가액의 1%를 지급한 뒤, 작품 촬영본을 이미지 파일로 받았습니다.

그리곤 이미지 파일을 투자자에게 보여주고 수익 활동을 하는 것처럼 속였습니다.

찾아가 보니, 갤러리가 있던 건물은 텅 비어있었는데요.

범행 당시에도 미술품 전시 등을 통한 수익 활동은 전혀 없었습니다.

[앵커]

피해액이 9백억 원이 넘는다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피해를 본겁니까?

[기자]

네, 피해자만 무려 천 명이 넘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업체는 2019년 6월부터 4년여 동안 천 명이 넘는 피해자로부터 모두 905억 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돈은 대부분 갤러리 대표의 개인 사업 대금이나 명품 구입 등에 사용됐습니다.

[강정석/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1계장 : "아트테크라고 하여 안심하고 투자하기보다는 미술품 실물 존재 여부와 관련 서류의 진위 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경찰은 갤러리 대표 등 3명을 구속하고, 122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했습니다.

[앵커]

네, 비슷한 피해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네요.

그런데 이런 사건과는 달리 한 금 거래소 사장의 기지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일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이 사건도 영상 하나 보며 설명드리겠습니다.

손에 휴대전화를 든 한 여성이 금 거래소 안으로 들어옵니다.

직원과 말이 아니라 글을 써서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잠시 뒤엔 경찰이 찾아옵니다.

이 여성,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통화 중이던 피해자였는데요.

딸을 납치했다며 풀어줄 테니 현금과 골드바 등 금품을 요구하자, 골드바를 사기 위해 금 거래소로 온 겁니다.

[앵커]

그런데 왜 바로 골드바를 사지 않고 글로 대화를 나눈거죠?

[기자]

이 여성의 모습을 보고 보이스피싱인 걸 눈치챈 직원이 '도와주겠다'고 글로 적은 건데요.

이 직원은 손님의 표정을 보고 바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얼굴이 너무 어둡고 당황스러워 보여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는 겁니다.

이 직원은 곧바로 비상벨을 눌러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또,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휴대전화를 통해 들을 수 있도록 일부러 큰 소리로 "포장했습니다"를 말하며, 골드바가 없는 빈 상자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금 거래소 직원의 기지로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결국 붙잡혔다고요?

[기자]

출동한 경찰들이 피해자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 인근에 잠복해 있다 검거한 건데요.

먼저, 피해자는 경찰을 통해 딸이 집에 무사히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현금 420만 원과 빈 상자가 담긴 가방을 들고 약속 장소에 나갔습니다.

조직원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도망쳤지만 미행한 경찰들에게 바로 붙잡혔습니다.

[염태진/서울 중랑경찰서 형사2과장 : "시민의 적극적인 신고와 협조로 범인을 검거하고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지난 15일 중국 국적의 조직원을 보이스피싱 사기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금 거래소 직원에게 감사장 등을 포상했습니다.

[앵커]

직원의 기지 덕분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네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양다운 이소현/화면제공:서울경찰청·서울 중랑경찰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