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규 전 참사 “김정은, 쿠데타 걱정해 ‘당 우선주의’ 채택”

지난해 11월 탈북해 한국에 온 이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가 김정은 위원장이 군의 쿠데타를 우려해 ‘당 우선주의’를 채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전 참사는 오늘(27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김정은 실정 평가와 북한 체제 변화 전망’ NK포럼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이 전 참사는 “김정은 정치의 ‘규율’과 ‘기강 잡기’에 비례해 전반적 민심은 김정은에 완전히 등을 돌렸다”며 “간부들 연속 경질, 좌천으로 측근 포함 엘리트 계층의 불만과 불안이 정점에 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제재와 코로나19 국경 봉쇄 등으로 민생이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도 “현재 민심은 김정은 집권 초기보다 더 나빠 보인다”며 “주민의 삶이 그야말로 피폐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내부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오랫동안 응축돼 왔던 체제 내적 문제가 거의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이것이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김정은 정권이 조기에 붕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이른바 ‘3대 악법’ 시행을 통해 북한이 주민 통제·처벌을 대폭 강화했고, 대외적으로는 미·중 패권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버티기’에 유리한 정세가 조성됐다는 겁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김정은 체제 내구성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국가 통치 체제의 변화, 국가방위의 핵심인 핵 개발 등의 목표를 상당 부분 성취한 것으로 판단하며, 김정은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 사례나 양상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이 전 참사는 오늘 자신의 이력과 발표문에 자신의 이름을 북한에서 쓰던 ‘리일규’가 아닌 한국식의 ‘이일규’로 표기하고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