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비어’ 유명한 철갑상어 집단 폐사…부실 관리 논란

입력 2024.10.02 (16:38) 수정 2024.10.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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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산자원연구소에 전시한 철갑상어 (사진 출처: 부산어촌특화지원센터 블로그)부산 수산자원연구소에 전시한 철갑상어 (사진 출처: 부산어촌특화지원센터 블로그)

멸종 위기 철갑상어…부산 수산자원연구소 철갑상어 집단 폐사

고급 식품으로 유명한 캐비어. 최고급은 30g에 30만 원이 넘습니다. 주로 사용되는 재료는 철갑상어의 알입니다. 현재 철갑상어는 남획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철갑상어는 국내에서도 1996년 야생동식물 보호어종으로 지정됐습니다. 전국의 수산자원연구소 등에서 철갑상어 복원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 부화 등 양식화에 성공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부산 수산자원연구소에서 키우던 철갑상어 수십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19마리는 언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기록조차 남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록조차 없는 폐사 현황…철갑상어 부실 관리 논란

부산 수산자원연구소가 철갑상어를 들여온 건 2018년입니다. 모두 46마리였습니다.

이후 17마리는 부산 해양자연사박물관에 전달했고, 1마리는 다른 기관에 보내 어종을 교환했습니다.

또 2018년부터 2020년 8월까지 폐사했다고 자치단체에 신고된 철갑상어가 9마리입니다. 대부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19마리는 연구소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현재 연구소에는 철갑상어가 한 마리도 없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연구소 측은 19마리 중 16마리는 2020년 8월 이전, 3마리는 그 이후에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기록이 없어 추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2020년 8월까지만 해도 야생동물보호법상 철갑상어는 폐사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겁니다.

당시 일부 개체가 폐사한 이후 추가 폐사를 막기 위한 예방 대책을 강구했는지, 충분한 유지 관리가 이뤄졌는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연구소 측은 2020년 8월 말 철갑상어가 보호 대상 종에서 빠지게 되자 기록을 중단했습니다.

살아있던 철갑상어 한 마리도 지난해 다른 기관으로 양도됐다. (사진 출처: 부산어촌특화지원센터 블로그)살아있던 철갑상어 한 마리도 지난해 다른 기관으로 양도됐다. (사진 출처: 부산어촌특화지원센터 블로그)

부실 관리 책임조차 회피…부산시 감사위원회 조사서 덜미

부실 관리란 지적에 대해 연구소 측은 "당시 관리자들이 대부분 퇴직해 구체적인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시민 세금을 투입해 운영하는 연구소인데도 전시시설 등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수산자원연구소 종합감사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인데요. 수산업 육성과 수산자원 회복이라는 연구소 목표에 걸맞게, 보다 책임감 있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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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비어’ 유명한 철갑상어 집단 폐사…부실 관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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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10-02 16: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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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산자원연구소에 전시한 철갑상어 (사진 출처: 부산어촌특화지원센터 블로그)
멸종 위기 철갑상어…부산 수산자원연구소 철갑상어 집단 폐사

고급 식품으로 유명한 캐비어. 최고급은 30g에 30만 원이 넘습니다. 주로 사용되는 재료는 철갑상어의 알입니다. 현재 철갑상어는 남획 등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철갑상어는 국내에서도 1996년 야생동식물 보호어종으로 지정됐습니다. 전국의 수산자원연구소 등에서 철갑상어 복원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 부화 등 양식화에 성공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부산 수산자원연구소에서 키우던 철갑상어 수십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19마리는 언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기록조차 남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록조차 없는 폐사 현황…철갑상어 부실 관리 논란

부산 수산자원연구소가 철갑상어를 들여온 건 2018년입니다. 모두 46마리였습니다.

이후 17마리는 부산 해양자연사박물관에 전달했고, 1마리는 다른 기관에 보내 어종을 교환했습니다.

또 2018년부터 2020년 8월까지 폐사했다고 자치단체에 신고된 철갑상어가 9마리입니다. 대부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19마리는 연구소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현재 연구소에는 철갑상어가 한 마리도 없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연구소 측은 19마리 중 16마리는 2020년 8월 이전, 3마리는 그 이후에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기록이 없어 추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2020년 8월까지만 해도 야생동물보호법상 철갑상어는 폐사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었지만,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겁니다.

당시 일부 개체가 폐사한 이후 추가 폐사를 막기 위한 예방 대책을 강구했는지, 충분한 유지 관리가 이뤄졌는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연구소 측은 2020년 8월 말 철갑상어가 보호 대상 종에서 빠지게 되자 기록을 중단했습니다.

살아있던 철갑상어 한 마리도 지난해 다른 기관으로 양도됐다. (사진 출처: 부산어촌특화지원센터 블로그)
부실 관리 책임조차 회피…부산시 감사위원회 조사서 덜미

부실 관리란 지적에 대해 연구소 측은 "당시 관리자들이 대부분 퇴직해 구체적인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시민 세금을 투입해 운영하는 연구소인데도 전시시설 등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수산자원연구소 종합감사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인데요. 수산업 육성과 수산자원 회복이라는 연구소 목표에 걸맞게, 보다 책임감 있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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